“뭐니 뭐니 해도 스포츠와 수학의 완성은 체조야.”
정신이가 아무리 수학을 좋아한다지만,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체력이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했다.
“자, 내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체조 경기장으로 가서 가르쳐 주지. 날 따라오라고!”
“체조는 독일어로 김나스틱인데, 이 말은 고대 그리스의 ‘김노스’, 즉 나체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대. 벌거벗고 경기를 벌였다는 걸 알 수 있지.”
체조 경기장에 도착하자마자 정신이가 체조에 관한 지식을 뽐내었다.

마루 운동 경기장
마루 운동 경기장

 

“여기는 마루 운동을 하는 체조 경기장이야. 마루 운동은 남녀 체조 경기 종목의 하나로 올림픽 정식 종목이지.”
체력이도 시원하게 탁 트인 경기장을 보며 상식을 뽐내었다. 스포츠에 관한 상식이라면 정신이도 만만치 않았지만, 정신이는 수학으로 맞받아쳤다.
“마루 운동 경기장은 가로 12m, 세로 12m래. 그러니까 전체 면적은 144㎡이지. 다시 말해 이 경기장은 도형의 기본인 정사각형을 나타내고 있는 거야. 그리고 144는 12의 제곱수이지. 체력아, 근데 너 그거 아니?”
“뭐?”
“제곱수와 정사각형 넓이의 관계 말이야.” 
정신이가 다음과 같이 그림을 그려 이해시켜 주었다.

 

“아, 제곱수를 구한다는 것은 가로세로 길이가 같은 정사각형의 넓이를 구하는 것과 같구나.”
이때, 한 남자가 마루 운동을 연습하는지 물구나무서기와 앞 구르기를 반복하면서 사라졌다. 한계 삼촌이었다. 
“이야, 너도 봤겠지? 한계 삼촌은 우리한테 역수 개념을 가르쳐 주면서 나가신 거야.”
정신이가 말했다.
“그건 또 뭔 소리야?”
“너 역수 몰라?”
“알지. 분수에서 분모와 분자의 자리가 바뀌는 거잖아.”
“한계 삼촌이 아까 물구나무서기를 했잖아. 그게 바로 수학에서 말하는 역수지 뭐겠니. 크크크.”

 

“과연! 한계 삼촌이 역수를 몸소 보여 주신 거구나. 그럼 한계 삼촌이 한 구르기 동작은 원의 둘레를 나타내는 원주를 보여 주기 위한 동작이겠네?”
“그렇지. 한계 삼촌은 사실 수학의 숨은 고수였는지도 몰라.”
정신이와 체력이는 맞장구치며 서로 마주 보고 웃었다.

 

“체력아, 너는 ‘원’ 하면 떠오르는 게 뭐야?”
“당연히 3.14인 원주율이지.”
“그래, 맞아. 원주율은 실제 소수로 나타내면 3.1415926535…… 와 같이 끝없이 써야 해. 그럼 원주율이 무엇을 나타내는 지도 알겠네?”
“응? 그건…….”
“하하, 원주와 지름의 관계를 생각하면 돼. 원의 크기와 관계없이 원주와 지름의 비는 항상 일정해. 그리고 이 비의 값을 원주율이라고 부르는 거야.” 
“그렇구나. 그럼 이제 다른 기계 체조 종목의 하나인 철봉이 있는 곳으로 가자.”

/자료 제공= ‘이기는 스포츠, 수학ㆍ과학으로 답을 찾아라!’(글 김승태ㆍ그림 이창우, 자음과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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