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염으로 활동 반경 더 넓어져

이달 초 군포의 한 초등학교 통학로에서 등교하던 초등생 9명이 벌에 쏘이는 사고가 났다. 이로 인해 남학생 6명과 여학생 3명 등 총 9명이 다쳐 인근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최근 추석(17일)을 앞두고 벌초와 성묘 중 벌 쏘임 안전사고도 잇따르고 있어 소방 당국이 주의를 당부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벌 쏘임이 올해 40%나 증가했다. 그 이유는 뭘까? 벌에 쏘였을 때 증상과 예방법은? 꿀벌의 신기한 집 짓기에 대해서도 들려준다.

△벌 쏘임 올해 40% 증가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1~7월 발생한 벌 쏘임 사고는 2815건이다. 이는 최근 3년의 같은 기간 평균(2011건)보다 40% 증가한 수치다. 벌 쏘임 사고로 인한 심정지 환자는 2020년 7명, 2021년 11명, 2022년 11명, 지난해 11명이다. 올해는 지난 달 18일 기준 8명이나 벌 쏘임으로 숨졌다. 
벌의 생육과 활동성은 기온이 높을수록 왕성해진다. 올 여름에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벌의 활동 반경이 더 넓어지고, 산란 가능한 시기가 되면서 개체 수가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에 벌 쏘임 사고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추석연휴를 맞아 성묘 및 벌초를 하거나 등산 등 야외활동을 할 때는 땅벌을 포함한 벌에 쏘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벌 침의 독성

 

벌 독에 의한 사망 사고는 79%가 벌에 쏘인 뒤 1시간 안에 발생한다. 먼저 일벌을 포함한 꿀벌은 건드리지 않으면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 한 번 쏘면 독침도 빠진다. 땅 밑에 집짓는 땅벌은 얘기가 다르다. 사람의 발걸음에도 반응하므로 성묘에 앞서 산소 주위에 둥지가 있는 지 확인해야 한다. 장수말벌을 포함한 말벌도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하면 자극받아 공격하는 특성을 지닌다. 특히 8~9월 번식기에는 공격성이 더 강해진다. 말벌이 무서운 것은 꿀벌과 달리 침을 연속해 쏜다는 점이다. 주입되는 독의 양이 많고 집단공격하는 습성이 있어 더 위험하다. 침의 독성도 꿀벌보다 1.3배 이상 강하다. 특히 등검은말벌은 도심의 가로수, 아파트 및 개인 주택 지붕 등에 집을 짓기 때문에 더 위협적이다. 

△벌집 건드렸을 때 요령
벌의 공격 부위는 머리(정수리) 부분이 가장 많다. 벌이 팔과 다리 등을 공격하려고 할 경우 종류에 따라 대응하는 방법이 달라야 한다. 꿀벌의 경우 엎드리거나 가만히 숨죽여 있으면 어느 정도 공격을 피할 수 있다. 말벌은 다르다. 공격 전 경계비행시에는 가만히 머리를 숙이고 뒤로 빠져야 한다. 벌집을 건드렸거나 쏘였을 경우 집단 공격을 피하기 위해 머리 부위를 감싸고 빠르게 20~30m 이상 벌집으로부터 멀어져야 한다. 그런 다음 벌 전문가 또는 소방서에 연락해 벌집을 제거할 수 있게 한다.

△벌 쏘임 증상과 예방
벌 쏘임을 예방하려면 검은색이나 갈색 등 어두운 계열의 옷보다는 흰색 등 밝은색 긴소매 옷으로 팔과 다리의 노출을 최소화하는 게 좋다. 벌을 자극할 수 있는 화장품 사용도 자제한다. 
벌에 쏘이면 주변이 붓고 통증이 생긴다. 어지럼증이나 구역질이 나타나고, 호흡곤란에 이를 수 있다. 심한 경우 1시간 안에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빠른 처치와 치료가 필요하다. 
벌에 쏘인 부위는 냉찜질로 통증을 줄일 수 있다. 꿀벌에 쏘인 경우 얇고 단단한 물건을 이용해 벌침을 제거할 수 있다. 말벌의 경우 독침이 없을 확률이 훨씬 높다. 따라서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119를 통해 응급실로 가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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