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이는 철봉이 남자 선수만 겨루는 종목이라는 걸 알고 관심을 갖고 있었다. 지금이 철봉에 대해 알고 있던 것을 정신이 앞에서 뽐낼 기회였다.
“정신아, 철봉이 인류 역사에서 자연스럽게 시작되었다는 거 알고 있니?”
“음, 원시 시대에 나무 열매를 따거나 맹수를 피하고자 나무에 매달리는 동작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오, 역시 너는 스포츠에 관해서는 모르는 게 없나 보구나. 그런데 이건 몰랐을걸? 예전에 철봉은 6cm 정도 되는 통나무와 같은 목봉이었대. 1850년에 이르러서야 부러지지 않는 철봉으로 대체하게 되었고. 그 뒤로 더욱 다양한 기술을 할 수 있게 된 거지.”
“아하, 처음에는 철이 아니라 나무였구나. 금도끼 은도끼도 아니고, 목봉이 철봉으로 바뀌었다니. 크크크.”
“근데 철봉에는 또 어떤 수학이 숨어 있는지 말해 줄래?”
체력이가 물었다.
“체력아, 일단 네가 철봉에 매달려 봐. 그런 다음 철봉 위로 몸을 올려. 그래, 체력이 힘세네.”
정신이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체력이가 철봉에 매달려 지시에 따랐다.

 

“방금 너는 x 축의 아래에서 x 축 위로, 그러니까 y 축의 양의 방향으로 진입한 거야.”
“대체 무슨 소리야? 좀 어려운데?”
정신이는 바닥에 좌표 평면을 나타내는 그림을 그렸다.

 

“이제 약간 감이 오지? y 축의 양수 지역, 음수 지역은 앞에서 공부했으니 오늘은 x 축 대칭에 대해 공부해 보자.”
“x 축 대칭?”
“뭐, 별로 어렵지 않아. 도형으로 말하자면, x축을 접어서 만나는 도형을 x축 대칭 도형이라고 해.”

 

“자, 이제 y 축의 양수 지역에 가서 지금 매달린 자세의 x 축 대칭인 상태를 만들어 봐.”
“아, 그건 너무 힘들어.”
그때 한계 삼촌이 나타났다.
“나는 체력이가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삼촌! 낯간지럽게 웬 응원이에요.”
체력이는 어쩔 수 없이 x 축 대칭인 상태를 만들었다. 
“으라차차차!”
“체력아, 그렇게 5초간 버텨야 인정해 준다.”
“하나, 둘, 세엣, 네엣, 다아섯.”
쿵!
그렇게 체력이는 힘들게 x 축 대칭을 완성하였다.

 

“체력아, 아무리 힘들어도 그렇지, 착지에서 실수를 하면 어떡하니? 금메달을 놓치고 말았잖아. 하하하.”
“뭐야, 난 팔이 떨어져라 매달렸는데.” 
“오, 괜찮니? 미안해. 근데 체력아, 혹시 체조에서 찾을 수 있는 과학 이야기는 없니?”
체력이는 과학이라는 말에 얼굴이 밝아졌다.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하는 가장 기본적인 훈련은 물구나무서기잖아. 균형 감각은 물론, 선수들의 몸 자체도 균형을 잡아 주지. 물구나무 자세를 하고 있는 체조 선수를 열화상 카메라로 찍어 보면 좌우의 열이 균등하게 퍼져 나가고 있음을 볼 수 있대. 또 몸에서 좌우 근육의 양과 강도가 균형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대. 인간이 육체로 표현하는 일의 한계에 도전하는 체조 동작은 과학적 원리가 뒷받침하고 있어. 또한 체계적이고 꾸준한 훈련을 통해서 더 완벽한 연기로 표현할 수 있고. 과학이 체조의 기술을 한 차원 높게 끌어올리는 셈이지.”
“이 삼촌도 늘 한계에 도전하지!”
한계 삼촌의 엉뚱함에 모두가 즐겁게 웃으며 공부를 마쳤다. 수학과 과학으로 스포츠를 보니 스포츠 속 명장면이 당연하게만 보이지 않았다. 또 스포츠로 수학과 과학을 배우니 교과서 속 공식과 원리가 흥미롭게 느껴졌다. 정신이와 체력이는 앞으로도 수학과 과학, 그리고 스포츠를 더 열심히 즐기기로 했다.

 

/자료 제공= ‘이기는 스포츠, 수학ㆍ과학으로 답을 찾아라!’(글 김승태ㆍ그림 이창우, 자음과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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