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모두가 감시자··· 누가 보든 안 보든 법규 꼭 지켜야

 

스위스로 출발
스위스는 국토의 3분의 2가 알프스산맥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산악 국가예요. 여러 가지 수식어가 붙기도 해요. 세계에서 가장 살고 싶은 나라, 가장 아름다운 나라, 가장 성공한 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높은 나라, 국제기구가 많이 있는 나라, 시계를 잘 만드는 나라 등으로 불리지요. 하지만 스위스는 처음부터 잘사는 나라가 아니었어요. 오히려 매우 힘든 환경을 오로지 노력으로 극복한 경우라 할 수 있지요. 스위스의 국토는 우리나라의 반밖에 안 되고, 인구도 서울보다 적어요. 게다가 국토의 3분의 2가 알프스산맥으로 되어 있어 매우 열악한 자연환경을 지닌 나라였어요. 이러한 악조건을 스위스 사람들은 기술을 개발하고, 서비스와 관광 산업을 육성하여 헤쳐 나갔어요. 긴 겨울을 이용하여 가정에서 시계와 정밀기계를 만들고, 알프스산맥을 개발하여 관광객들이 찾도록 한 거지요. 특히 스위스는 은행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는데, 스위스 은행이 이런 명성을 얻은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때예요. 당시 독일의 히틀러는 유대인을 학살하면서 유대인이 스위스 은행에 예금한 돈을 몰수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스위스는 그에 응하지 않았고, 유대인의 재산은 그대로 보전되었어요. 
일반 은행이 예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는 데 반해, 스위스 은행은 오히려 보관 수수료를 받아요. 대신 예금주에 대한 정보를 비밀로 하고, 예금주의 허락 없이는 아무도 돈을 인출해 갈 수가 없어요. 스위스 사람들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부지런한 사람들이에요. 외국에 나가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부지런하다는 소리를 듣지만 스위스 사람들은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열심히 일하기를 좋아하는 민족이에요. 그런 부지런함이 오늘날의 스위스를 만든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지요. 

개인적인 질문은 사절
사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없겠지만 스위스 사람들은 사생활을 특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스위스에서는 저녁 8시 이후에는 전화를 하거나, 집 안에서 악기를 연주해도 안 돼요. 공공장소에서는 다른 사람을 언짢게 할 만큼 큰 소리로 대화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어요. 또 밤 11시 이후에는 어떤 소음도 내지 말아야 해요. 이웃 사람들의 잠을 방해하면 안 되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서로의 사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하므로 개인적인 질문도 자제해야 해요. 예를 들어 자녀 문제, 부부 문제 등은 꺼내서는 안 돼요. 조금 친하게 된 경우에도 개인적인 질문은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밤 12시가 넘어도 교통 신호는 지킨다
스위스 사람들은 준법정신이 아주 뛰어나요. 이런 준법정신 때문에 교통법규는 물론 아파트 등의 공동생활에서도 자율적으로 법질서가 유지되는 나라예요.
스위스 사람들은 밤 12시에도 누가 보든 안 보든, 경찰이 있든 없든 간에 교통신호는 꼭 지켜요. 이렇게 법질서나 규범을 잘 지키기 때문에 그들 앞에서 규범을 지키지 않으면 따가운 눈총을 받기 쉬워요. 스위스 사람들은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자동차나 사람을 보면 경찰이 나서기 전에 모두가 목격자나 감시자가 되어 경찰에 신고한다고 해요. 

 

우리나라는 자동차가 없거나 경찰이 보지 않을 때 교통법규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스위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스위스에서는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교통법규를 어기면 어디선가 신고를 받고 경찰차가 달려올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스위스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교통법규는 꼭 지켜야 해요.

스위스에서는 농담도 못 해
스위스 사람들은 농담에 익숙하지 않아요. 그래서 스위스 사람들에게 농담을 건넬 때는 매우 주의해야 해요. 농담은 가끔 어색하거나 긴장된 분위기를 풀어 주고, 생활의 활력소 같은 역할을 하는데, 스위스에서는 농담 한마디 잘못 했다가 분위기를 오히려 더 썰렁하게 만들 수도 있어요. 스위스 사람들이 농담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때와 장소를 가려서 농담을 해야 하기 때문에 조심할 수밖에 없어요. 스위스 사람들 자체가 농담에 익숙하지 않고, 진지한 태도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에요. 

노인들의 천국

 

스위스는 노인을 위한 복지 제도가 세계 최고라고 할 만큼 잘 이루어진 나라 중 하나예요. 그래서인지 장수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일반 국민들도 노인들에 대한 경로 우대 정신이 매우 철저한 편이에요. 스위스에서는 버스를 타거나 내리는 노인이 있으면 얼른 나서서 부축해 주는 것이 예의예요. 과학의 발달로 사람들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각 나라마다 노인 문제가 많은데, 스위스 사람들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요.

/자료 제공=‘구석구석 세계의 에티켓 여행’(박동석 지음ㆍ송진욱 그림ㆍ봄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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