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관념 철저… 약속 2~3분늦어도 모욕으로 느껴

 

 

독일로 출발
우리에게 독일은 부러운 나라 중 하나예요.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동독과 서독으로 갈라졌지만 1990년 베를린 장벽을 허물고 통일을 이루었기 때문이지요.
독일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학살한 히틀러의 나치즘이 탄생한 나라이기도 하지만 음악과 문학이 발달했고, 전쟁이 끝난 뒤 경제 부흥을 일으켜 강대국이 된 나라예요. 독일은 19세기 후반에 와서야 하나의 통일된 나라를 건설했어요. 독일의 발목을 잡은 것은 전쟁이었어요. 독일은 두 번의 큰 전쟁에 참가해 패하는 아픔을 겪었고, 그로 인해 세계적인 비난까지 받았어요.
독일은 제1차 세계대전에 참가했다가 패하면서 많은 영토와 식민지를 잃었어요. 독일이 일으킨 제2차 세계대전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크나큰 아픔을 준 전쟁이었어요. 당시 독일의 총리였던 히틀러는 수백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하는 만행을 저질렀고, 세계를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었어요. 하지만 독일은 이 전쟁에서도 패하였고, 결국 동서로 분리되어 각각의 정부가 들어서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1990년 마침내 통일을 이루었지요.

 

인사는 짧고 강하게
독일 사람들은 모두 게르만족의 후예예요. 게르만족은 원래 용감하고 충성스러우며 싸움을 잘하는 전사의 기질을 지닌 민족이에요. 이런 게르만족의 성격을 물려받아서인지 독일 사람들은 인사에서도 그런 특징이 잘 나타나요. 독일 사람들도 만나면 악수를 하는데, 강하고 짧게 하는 것이 특징이에요. 악수를 하면서는 고개를 숙이지는 않아요. 이렇게 강한 인상을 주는 독일 사람들이지만 인사만큼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요. 상점이나 레스토랑을 출입할 때 인사하지 않으면 무례한 사람으로 생각해요. 그러니까 독일에서는 항상 인사하는 습관을 가져야 해요.

‘레이디 퍼스트’는 기본 중에 기본
독일은 여성을 매우 존중하는 나라예요. 일단 여성이 방에 들어오면 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모두 일어서서 맞고, 여성이 서 있을 경우에는 나이나 지위에 상관없이 모두 자리에 서 있어야 해요. 또 여성이 자리에서 일어설 때도 남성들은 같이 일어나야 해요. 독일은 연장자나 지위가 높은 사람들도 예외가 없어요. 무조건 여성이 먼저 존중을 받는 사회랍니다. 우리나라와는 좀 다른 모습이지요? 옛날부터 남성 중심의 사회였으므로 여성들은 존중 받기가 힘들었어요.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우리나라 여성 입장에서는 독일 여성들이 엄청 부러울 거예요.

시간 약속은 독일이 세계 최고
독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 약속을 철저하게 지키는 일이에요. 독일 사람들의 시간 약속은 세계 제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2~3분 늦는 것도 그들에게는 모욕적인 일이기 때문에 정말 주의해야 해요.
시간과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어요. 독일의 유명한 철학자 칸트의 이야기예요. 칸트는 매일 오후 항상 똑같은 시간에 산책을 즐기곤 했어요. 그런데 그 시간이 얼마나 정확한지 사람들은 칸트를 보고 시계를 맞추었다고 해요. 이 이야기는 독일 사람들의 시간관념이 얼마나 정확한지 보여 주는 좋은 일화예요. 독일 사람들과 좋은 인간관계를 맺으려면 무엇보다 시간 약속을 잘 지켜야 해요. 독일 사람들에게는 1분 늦은 것도 결국은 늦은 거예요. 그러니까 약속은 항상 여유 있게 잡고 미리 도착하는 게 좋아요.

 

철저한 계획 속에 사는 사람들
독일 사람들은 사전에 계획한 순서에 따라 모든 생활을 하고, 또 그것들을 꼭 지키는 편이에요. 심지어 장을 볼 때에도 미리 써 온 메모지를 보고 물품을 구입한다고 해요. 이런 습관은 쓸데없는 낭비를 막는 데도 큰 효과가 있지요.
어딘가를 방문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미리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그렇게 정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것이 독일 사람들의 기본 예의예요. 정확한 걸 좋아하는 만큼 당연히 계획되지 않은 일은 싫어하겠지요? 너무 철저하고 정확해서 정이 없는 민족처럼 보이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하고, 또 피해도 받기 싫어하는 게 독일 사람들의 성격이에요.

칭찬도 반갑지 않아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까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는 한때 칭찬 열풍이 불기도 했는데, 독일 사람들은 칭찬을 그다지 좋게 여기지 않아요.
독일 사람들은 상대방이 칭찬을 하면 매우 당황하는 편이에요. 또 꾸미거나 과장하는 것을 싫어하는 민족이에요. 아마 칭찬도 과장한다고 생각해서 싫어하는 건지도 몰라요. 남을 속이지 않고, 과장하지도 않으며, 자기가 할 일은 정확하고 철저하게 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독일 사람들에게 깊이 새겨져 있어요. 칭찬도 독일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돼요. 


/자료 제공=‘구석구석 세계의 에티켓 여행’(박동석 지음ㆍ송진욱 그림ㆍ봄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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