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로 왕국의 다섯 열쇠를 찾아라

장풍이가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구름 만드는 실험을 했던 게 생각나네. 마개에 공기를 압축하는 펌프가 달린 페트병에 물을 조금 넣고, 마개를 닫은 다음에 펌프로 바깥 공기를 병 안에 밀어 넣는 거야. 그다음에 마개를 확 열면…….”
“열면?”
하늬가 말을 받았다.
“안에 꽉 압축되어 있던 공기가 팽창하면서 공기 중의 수증기가 아주 작은 물방울이 돼. 그래서 병 안이 뿌옇게 변하지. 그게 바로 구름이야.”
“그렇구나. 그런 실험이 있는 줄은 몰랐어.”

 

“기체는 같은 조건에서 압력이 높아지면 온도가 올라가고, 압력이 낮아지면 온도가 내려가거든. 페트병을 막고 공기를 집어넣으면 압력이 올라가면서 온도가 높아져. 그러다가 마개를 열면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압력이 확 낮아지고 온도도 낮아지지.” 
“이때 구름이 생기는구나?”
“응, 맞아. 온도가 이슬이 맺히는 온도보다 낮아지면서 공기 중의 수증기가 아주 작은 물방울로 변하는 거야.”
사이클론 왕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늘 위에서는 고도가 높아지면 기압이 낮아져서 그런 거야?”
“응, 수증기가 하늘로 올라가면 점점 기압이 낮아져서 공기가 팽창하거든. 그러다가 이슬이 맺히는 온도보다 낮아지면 구름이 되지.”
장풍이가 팔짱을 낀 채로 말했다.
“자, 그렇다면 저 구름을 비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인공강우면 될 것 같아. 구름에다가 뭔가를 뿌리면 비를 내릴 수 있다고 하던데.”
“뭔가를 뿌린다고?”

하늬가 생각났다는 듯 말을 이었다.
“응, 저 구름은 지금 아주 작은 물방울과 얼음 알갱이들이 둥둥 떠 있는 건데, 저것들이 뭉칠 수 있을 만한 것을 구름에다 뿌리면 돼. 거기에 물방울과 얼음 알갱이가 달라붙으면 무거워져서 아래로 떨어지지. 그게 바로 비야. 날이 춥지 않으면 아래로 떨어지면서 기온이 점점 올라가니까 비가 되는 거고, 추울 때는 물방울보다 얼음 알갱이가 많은 데다가 떨어지면서도 녹지 않아서 눈이 되는 거고.”
사이클론 왕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구름에 비 씨앗을 뿌려 주는 것과 비슷하네. 내가 바람을 타고 올라가서 구름에 뿌리면 될 것 같아. 뭘 뿌리면 좋을까? 흙이나 모래 같은 걸 뿌리면 될까?”
“글쎄, 인공강우에 그런 건 안 썼던 것 같은데. 교과서에 뭔가 쓰여 있었는데…….”
장풍이의 말에 하늬가 학교에서 배운 것을 이야기했다.
“음, 드라이아이스랑 아이오딘화은. 아, 참. 소금도 있어!” 
“소금?”
“응, 뉴스에서 몇 번 봤는데 소금을 뿌려서 인공강우를 성공시킨 적이 있대.”
장풍이는 아까 빵집에서 본 소금을 떠올렸다. 잠시 후, 장풍이는 숨을 헉헉 몰아쉬며 봉투 하나를 가지고 왔다.
“잘 찾아보니까 소금이 많이 들어 있는 봉투가 있더라.”
사이클론 왕자는 몸을 작게 만든 다음, 가방에서 꺼낸 작은 봉투에 소금을 옮겨 담았다. 그리고 일행과 거리를 둔 후, 바람을 일으켜서 구름을 향해 날아갔다.
잠시 후, 사이클론 왕자가 돌아왔다. 사이클론 왕자는 한숨을 쉬고 다시 소금을 담아서 날아올랐다. 시간이 지나고 사이클론 왕자가 벌써 다섯 번째로 구름을 향해 날아올랐다.
“이제 소금을 반 정도 쓴 것 같은데.”
“앞으로 기회는 다섯 번 정도 남았다는 이야기네.”
다시 사이클론 왕자가 내려왔다. 지친 기색이 한눈에 보기에도 훤했다.
“돌개야, 왜 그래?”
갑자기 돌개가 구름을 바라보면서 짖기 시작했다. 장풍이는 머리 위로 뭔가 똑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하늬도 마찬가지였다. 장풍이가 하늘을 바라보자 뭔가가 떨어지고 있었다.

 

“이건 열심히 노력한 사이클론의 정성이 통한 거야.”
장풍이의 말에 하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정말 그런 것 같아.”
그때였다. 하늘에서 뭔가 유난히 반짝이는 게 떨어져 내려오고 있었다. 그 반짝이는 것은 장풍이 일행이 있는 곳으로부터 조금 떨어진 풀밭에 툭 떨어졌다.
“혹시?”
돌개가 날쌔게 풀밭으로 달려가서 무엇인가를 물고 왔다. 노란빛으로 반짝이는 돌이었다.
“우아, 드디어 다섯 개를 다 모았어! 이제는 성문을 열 수 있을 거야.”
“빨리 가서 성문을 열자. 우리도 사이클론이 무사히 돌아가는 걸 보고 얼른 집으로 돌아가야지.”

 

/자료 제공= ‘비례로 바람 왕국의 다섯 열쇠를 찾아라!’(글 황덕창ㆍ그림 최희옥, 자음과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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