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짜 유글레나가 맞을까?”
하늬가 머리를 긁적였다.
“유글레나는 워낙 크기가 작아서 눈으로는 볼 수 없어. 제일 큰 것도 500㎛(마이크로미터)라고 하니까. 1㎛는 1/1000000m야.”
“500㎛면…….”
“500/1000000이니까 5/10000이고, 0.0005m가 되네.”
“그럼 0.5mm가 되는 건가? 그 정도면 눈으로 보이지 않아?”
“제일 큰 게 그 정도고 제일 작은 건 15lm라고 하더라고.” 
“제일 작은 것과 제일 큰 것의 차이가 15:500…… 3:100이네.”
“응, 제일 큰 게 100이라면 제일 작은 건 3인 셈이야. 백분율로 하면 제일 작은 건 제일 큰 것의 3%밖에 안 되는 크기라고.” 
“여기 있는 건 작은 것들인가 봐. 맨눈으로 봐서는 어떻게 생겼는지 잘 모르겠다.”
“어쩌면 이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네.”
사이클론 왕자가 메고 있던 작은 가방에서 뭔가를 꺼냈다. 그런 다음 휴대용 현미경을 눈에 대고 녹색빛이 도는 물을 살펴보았다. 하늬가 휴대용 현미경을 받아서 들여다보니 정말로 녹색빛을 띤 타원형 생물이 잔뜩 모여 있었다.
“분명 우리가 본 힌트는 바로 이 유글레나일 거야.”
하늬가 들떠서 외치자 장풍이가 말을 받았다.
“그런데 열쇠는 어디에 있지? 연못이 얕아 보이니까 들어가서 찾아도 괜찮을 것 같은데.”

 

“잠깐, 조심해! 생각보다 얕지 않을 수 있어. 빛이 굴절되잖아.”
“굴절 때문에 얕아 보인다고?”
사이클론 왕자의 물음에 하늬가 나뭇가지로 땅바닥에 슥슥 그림을 그렸다.
“햇빛이 연못 바닥까지 들어갔다가 반사돼서 나오는 빛이 우리 눈으로 들어오는 거야. 이때 빛이 물에서 나오면서 굴절돼.”
하늬의 설명에 장풍이도 거들고 나섰다.
“하지만 우리 눈에는 이렇게 굴절되는 게 아니라 그냥 똑바로 빛이 들어오는 것처럼 보인단 말이야. 그래서 눈에 보이는 바닥 깊이는 실제 깊이보다 얕아 보여.”
“아, 그렇구나. 연못이나 개울 바닥이 보기보다 깊다는 건 알았지만 그런 원리가 있는 줄은 몰랐네.”
“그나저나 생각보다 깊다면 어떻게 열쇠를 찾아본다? 부탁해 볼까?”
사이클론 왕자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에는 여러 마리의 송사리가 여유롭게 헤엄치고 있었다. 송사리 한 마리가 뭔가 반짝이는 것을 입에 물고 있었다.

▲ 빛의 굴절 때문에 바닥 깊이가 실제보다 더 얕아 보인다.
▲ 빛의 굴절 때문에 바닥 깊이가 실제보다 더 얕아 보인다.

 

장풍이가 첨벙첨벙 연못으로 들어가자 송사리는 입에 물고 있던 것을 장풍이의 손에 내려놓았다. 녹색빛을 은은하게 내는 타원형 모양의 작은 돌이었다.
드디어 사이클론 왕자의 손에 두 번째 열쇠가 들어왔다.

 

 

 

 


/자료 제공= ‘비례로 바람 왕국의 다섯 열쇠를 찾아라!’(글 황덕창ㆍ그림 최희옥, 자음과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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