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풍이 일행은 다시 신비로운 비석 앞으로 모였다. 사이클론 왕자가 마치 비석이 살아 있기라도 한 듯 말을 걸었다. 얼마를 걸었을까? 눈앞에 큼직한 연못이 나타났다. 예쁜 빛이 연못을 감싸고 있었고, 물은 햇빛을 받아서 금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사이클론 왕자는 연못가에 쭈그리고 앉아서 물고기들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저거 송사리 아니야?”
“그런 것 같은데. 저기 저건 소금쟁이인가 봐.”
장풍이가 가리키는 곳에 소금쟁이 몇 마리가 물 위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장풍이는 소금쟁이를 보면서 말했다.
“소금쟁이는 참 신기해. 어떻게 물 위를 걸어 다닐 수 있을까?”
“엄청 가볍잖아. 그래서 그런 거 아니야?”
사이클론 왕자의 말에 하늬가 한마디 했다.
“가볍기도 가벼운데 표면장력이라는 걸 이용한다더라고.”
“표면장력? 그게 뭐더라?”
“컵에 물을 가득 따르면 물이 컵 위로 불룩하게 나오잖아. 쏟아지지 않고 말이야.”
“근데 그게 표면장력이랑 관계가 있다는 거야?”
“응, 액체는 서로 뭉치려는 성질이 있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액체는 면적을 최대한 작게 하기 위해 뭉치려는 성질이 있다는 거야.”
“그런 표면장력이 소금쟁이랑 무슨 관계가 있는데?”
“소금쟁이가 물 위에 있으면 물이 아래로 움푹 들어가잖아. 그럼 물은 원래대로 평평하게 돌아가려고 위로 밀어 올리는 힘이 작용하는데 이게 표면장력이야. 소금쟁이는 아주 가벼우니까 그 정도 표면장력으로도 물 위에 떠 있을 수 있어.”
“오호, 하늬 너 정말 똑똑하구나.”

▲ 소금쟁이는 표면 장력 때문에 물 위에 떠있을 수 있다.
▲ 소금쟁이는 표면 장력 때문에 물 위에 떠있을 수 있다.
▲ 표면장력은 일상 속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 표면장력은 일상 속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사이클론 왕자의 칭찬에 하늬는 신나게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어느새 사이클론 왕자 앞에 몇 마리의 물고기가 몰려들었다. 사이클론 왕자는 다가온 물고기들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잠시 후, 사이클론 왕자가 고개를 저었다.
“글쎄, 열쇠에 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하네.”
“사이클론, 한 가지 힌트가 더 있잖아. 타원형 모양이고 녹색빛을 띠는 뭔가가 없는지 말이야.”
얼마쯤 걸었을까? 장풍이가 뚝 멈추더니 물을 가리켰다. 정말로 옅은 녹색을 띤 물이 보였다.
“가만, 학교에서 뭔가 배웠는데……. 아, 맞다!”
하늬가 손뼉을 짝 쳤다.
“유글레나!”
장풍이가 갑자기 손바닥으로 이마를 툭 쳤다.
“맞아, 유글레나일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본 그 힌트가 녹색에 럭비공 모양이었잖아. 생각해 보니 유글레나가 그런 모양이지!”
“유글레나?”
사이클론 왕자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동물이기도 하고 식물이기도 한 녀석이 있거든.”
“엥, 동물이면서 식물이라는 말이야?”
장풍이는 마침 학교에서 유글레나에 대해 배웠기 때문에 신이 나서 이야기했다.
“유글레나는 스스로 움직일 수 있어서 동물 같기는 한데, 몸속에 엽록체를 가지고 있어. 식물처럼 햇빛을 받아 영양분을 만들 수 있지. 아마 이 녀석들 지금 햇빛이 쨍쨍하니까 광합성을 하려고 물 위에 모여 있을 거야.”
“아하, 그렇구나. 하늬만 똑똑한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장풍이도 똑똑한데?”

/자료 제공= ‘비례로 바람 왕국의 다섯 열쇠를 찾아라!’(글 황덕창ㆍ그림 최희옥, 자음과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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