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 발등 만진 뒤 그 손가락 자신 이마에… 가장 정중한 인사

인도로 출발
인도는 불교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지만 정작 대부분의 국민은 힌두교를 믿어요. 힌두교의 영향으로 인도 사람들은 소를 신성한 동물로 여겨 소고기는 절대로 먹지 않지요.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상반된 두 가지 모습을 지닌 나라이기도 해요. 원자력 발전소를 돌리고, 우주 탐사선을 쏘고, 인터넷과 컴퓨터 산업의 강국으로 유명한 나라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아직도 신분제의 악습이 존재하고, 전염병과 가난으로 고통을 받는 나라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면서도 인도 사람 중에는 정신적 깨달음을 얻으려고 고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물질적으로는 가난하지만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지요. 또한 인도는 많은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나라예요. 국민의 3분의 1이 사용하는 힌디어와 제2공용어인 영어를 포함해 15개 언어를 공용어로 채택하고 있어요. 인도에는 옛날부터 ‘카스트 제도’라는 신분제가 있었어요.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귀족과 천민으로 계급을 나누는 불평등한 제도가 바로 카스트 제도예요. 지금은 헌법으로 카스트 제도를 금지하고 있지만 아직도 지방에서는 이 제도가 남아 있어서 인도의 발전에 큰 장애가 되고 있어요. 

 

두 손을 합장하면서 ‘나마스테’
인도 남성들은 인사할 때 대개 악수를 하지만 여성에게는 합장을 하면서 허리를 숙이는 인사를 해요. 합장을 하면서는 ‘나마스테’라고 말하는데, 이 말은 ‘당신을 존경합니다.’라는 뜻을 담고 있어요. 인도의 전통 인사법은 태국의 불교식 인사법과 비슷하지만 합장한 손을 얼굴 쪽으로 올리지 않는 것이 조금 달라요.

 

나마스테보다 더 정중하게 하는 인사도 있어요. 오른손으로 상대방의 발등을 만진 뒤 그 손가락을 자신의 이마에 대는 인사법이에요. ‘나는 당신 발의 먼지도 감당하기 힘이 듭니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어요. 그만큼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존경한다는 뜻이에요. 그러면 인사를 받은 사람이 매우 기뻐하며 인사한 사람을 축복한다고 해요. 만약 인도 사람에게 이런 인사를 받았다면 가장 큰 예의를 갖추어 인사를 했다는 표시니까 절대 이상한 행동이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가족 사항을 꼬치꼬치 물어봐
인도 사람들은 처음 만난 자리에서 가족에게 관심을 보이고, 안부를 묻는 것을 예의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자기 집안에 관한 자부심이 굉장히 강한 민족이기 때문이에요. 오늘날 인도의 많은 회사들이 여러 대에 걸쳐 자식에게 기업을 물려주는 것도 가족 간에 강한 유대감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혹시 인도 사람이 처음 만난 자리에서 가족에 대해 꼬치꼬치 물어보더라도 불쾌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인도 사람 입장에서는 그것이 상대방에 대한 예의니까요. 만약 인도 사람에게 어떤 부탁을 해야 한다면 먼저 가족의 안부를 물어보세요. 그러면 예의가 있다고 여기면서 기쁜 마음으로 부탁을 들어줄지도 몰라요. 

불쌍한 왼손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세계 인구의 약 10퍼센트가 왼손잡이라고 해요. 그런데 인도만큼 왼손에 대한 차별이 심한 나라도 드물어요. 왼손은 아무 죄도 없지만 불결하고 나쁜 손 취급을 받고 있어요. 인도 사람들은 물건을 전할 때도 오른손을 쓰고, 명함을 주거나 악수할 때에도 오른손만을 사용해요. 음식을 먹을 때도 반드시 오른손을 사용하지요.
그럼, 왼손은 언제 사용할까요? 왼손은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손이에요. 인도의 화장실에는 휴지가 없는 곳이 많았어요. 왜냐하면 물을 사용해 손으로 씻기 때문이에요. 이때 사용하는 손이 바로 왼손이었어요. 만약 인도 사람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어떤 사람이 왼손으로 밥을 먹었다고 상상해 보세요. 인도 사람들의 표정이 어떻게 변할까요? 인도 사람들에게 왼손은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손인데, 그 손으로 밥을 먹고 있으니 같이 식사할 기분이 들겠어요? 

소고기는 절대 안 돼
인도에서 소 팔자는 사람 팔자보다 더 좋다는 말이 있어요. 종교적으로 소를 신성시하는 힌두교의 영향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도에서는 원래부터 소를 소중한 동물로 여겼어요.

 

특히, 인구가 크게 늘면서 소는 인도에서 더욱 소중한 동물이 되었어요. 왜냐하면 논밭을 경작할 때 소는 꼭 필요하고, 영양 높은 우유도 늘 제공해 주기 때문이지요. 또 소 배설물까지 땔감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인도에서는 소를 더욱 보호하고 아끼게 되었어요. 결국 소는 신성함의 경지까지 이르게 되었지요. 아무튼 인도 사람들 앞에서는 소고기는 먹지 않는 것이 좋고, 소가죽으로 만든 선물도 하지 않는 것이 예의예요. 

 

 

/자료 제공=‘구석구석 세계의 에티켓 여행’(박동석 지음ㆍ송진욱 그림ㆍ봄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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