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이 열매로 열리는 곡식, 벼
벼는 논에 심어 기르는 곡식이에요. 씨앗이 자라서 본잎이 다섯 장 정도 나온 벼를 ‘모’라 하고, 모를 논으로 옮겨 심는 것을 ‘모내기’라고 해요. 모가 쑥쑥 자라면 줄기 끝에 이삭이 달려요. 이삭에는 씨앗이 오종종하게 매달려 있는데, 노랗게 익을수록 벼는 점점 고개를 숙이지요. 단단하게 여문 씨앗을 참새가 매우 좋아해서, 농부들은 가을 들판 한가운데 허수아비를 세워 참새가 쪼아 먹지 못하게 한답니다. 
벼 낟알에서 ‘왕겨’라고 하는 겉껍질을 벗겨 내면 하얀 쌀이 나와요. 이 쌀로 우리는 밥은 물론이고 떡과 과자, 술도 만들어요. 
우리 조상들은 쌀을 털고 남은 *볏짚으로 *가마니, *새끼 등도 만들어 썼답니다. 
*볏짚: 낟알을 떨어낸 벼의 줄기. 
*가마니: 곡식이나 소금 따위를 담기 위하여 짚을 돗자리 치듯 쳐서 만든 용기. 
*새끼: 짚으로 꼬아 줄처럼 만든 것.


<우와! 신비한 식물 이야기& 탐구>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헛간에 둔 씻나락이 조금씩 줄어들자, 박 영감은 귀신이 씻나락을 까먹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날부터 박 영감은 귀신을 잡으려고 밤을 새웠어요. 그러고는 바람에 문풍지만 흔들려도 깜짝 놀라곤 했지요. 

“흐미! 이기 무슨 소리고?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재?”
겨우내 이러고 있다 보니, 온 식구가 잠을 설쳐야 했어요. 효자로 소문난 아들마저 참을 수가 없었지요. 
“귀신이라니요! 아버지 말씀이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구먼.”
그래서 어른들은 누군가 알아들을 수 없는 허튼소리를 하면,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한다.”라고 말하는 거랍니다. 

씻나락’이 뭐지?

‘씻나락’은 벼의 씨앗을 뜻하는 경상도와 전라도 지방의 사투리예요. 농부에게 씻나락은 내일의 희망과도 같은 귀한 종자라서 예전에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씻나락은 먹지 않았대요. 이듬해 새봄이 오면 못자리판에 뿌려야 할 중요한 씨앗이었거든요. 그 씨앗에 일 년 농사의 운명이 달렸답니다. 

 

 

/자료 제공=‘GUESS? 식물 백과’(정명숙 글ㆍ이혜영 그림ㆍ이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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