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설국열차(2013년 개봉)’에서 꼬리칸에 사는 하층민의 주식은 바퀴벌레로 만들어진 단백질 블록이다. 혐오스러울 정도로 징그럽게 나오지만 원료 및 영양학적으로만 따지면 완전식품에 가깝다. 이런 가운데 최근 메뚜기과 곤충인 ‘풀무치’가 새로운 식용곤충이 됐다. 이로써 국내에서 먹을 수 있는 곤충은 모두 10종으로 늘어났다. 국제연합(UN)은 오는 2050년엔 90억 명의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 현재 식량의 2배 정도가 더 필요하다고 전망한다. 그 대안으로 떠오르는 게 곤충이다. 식용곤충의 현재와 미래를 풀어본다.

풀무치
풀무치

△식용곤충 된 풀무치
식품 원료로 인정받는 건 쉬운 게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촌진흥청의 곤충 사육과 제조과정, 안전성 등을 제대로 평가받고 통과해야 한다. 이번에 목록에 오른 풀무치는 앞서 식용곤충으로 인정된 메뚜기와 비교해 크기는 두 배 이상 크고 사육 기간은 절반 정도에 불과해 생산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앞서 백강잠, 식용누에 유충과 번데기, 메뚜기, 갈색거저리 유충, 흰점박이꽃무지 유충, 장수풍뎅이 유충, 쌍별 귀뚜라미, 아메리카왕거저리 유충 등이 귀한 몸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국내 식용곤충의 규모
농림축산식품부의 ‘곤충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곤충 판매액은 414억 원 규모다. 그중 절반이 넘는 51.6%가 식용곤충이다. 종류별로는 흰점박이꽃무지 147억 원, 갈색거저리 33억 원, 귀뚜라미 32억 원 등이다. 곤충 사육 농가는 약 3000곳에 이른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펴낸 ‘식용곤충: 식량 및 사료 안보 전망’에 따르면 적어도 20억 명이 전통적인 식사의 일부로 곤충을 먹고 있으며, 1900여 종 이상의 곤충이 식품으로 이용된다. 

국내에서 식용곤충 가루는 비스킷과 파스타 등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갈색거저리 동충하초 어묵과 단백질바, 쌍별 귀뚜라미 빵과 쿠키 등은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는 식품. 특히 갈색거저리 유충은 고소한 맛을 풍기는 애벌레라는 뜻으로 ‘고소애’로 불린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새우맛과 비슷해 음식(간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넣으면 감칠맛을 높여 준다.

영양학적으론 완전 식품… 미래 부족한 식량 대안으로

△식용곤충의 미래 가치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식용곤충을 ‘작은 가축’으로 지정했다. 곤충이 미래 식량난 해소의 대안으로 인정받는 이유는 영양뿐 아니라 경제성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가축이 단백질 1㎏을 생산하려면 10㎏의 사료가 필요하지만 곤충은 1㎏만 들어간다. 소의 경우 1kg당 2.8kg의 온실가스를 배출하지만 곤충은 2g만 생산한다. 영양적 측면에서도 100g 당 단백질 함량이 귀뚜라미는 26.4g, 벼메뚜기는 70.4g이다. 반면에 소는 20.8g, 돼지는 15.8g에 그친다. 번식력도 소나 돼지 같은 가축을 압도한다. 
메티큘러스 리서치는 오는 2023년까지 세계 곤충시장이 12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볼때 식용곤충이 밥상에 오르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다.

△곤충식량이 넘어야 할 산
곤충이 미래 식량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고정관념과 거부감을 줄여나가는 게 중요하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식용곤충이 혐오식품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또 일부 식용곤충에는 갑각류 알레르기를 불러 일으키는 트로포미오신(단백질의 일종) 성분이 함유돼 있어 알레르기 교차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이를 이겨내는 노력이 꾸준히 이어져야 미래식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된다.

 

 

저작권자 © 소년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식용곤충 #완전 식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