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춘천박물관, 11월 24일까지 ‘어느 수집가의 초대’ 마지막 국내 순회전

조선 후기 화가인 겸재 정선(1676~1759)은 평생을 살아온 터전이었던 인왕산을 화폭에 남겼다. 어느 여름날 비가 쏟아지고 안개가 피어오른 산은 그 자체로 장관이었다. 이를 보고 노년에 완성한 역작이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를 대표하는 ‘인왕제색도’이다. 이 걸작을 비롯해 고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평생에 걸쳐 모았던 옛 그림과 도자 등 280여 점이 강원 춘천을 찾았다.
국립춘천박물관은 11월 24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를 선보인다. 서울과 광주, 대구, 청주, 제주를 잇는 국내 순회 전시의 마지막 여정이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맨먼저 강원도 반닫이를 만날 수 있다. 강원 지역에서는 단단한 소나무를 써서 반닫이를 두껍게 제작한 점이 특징이다.
예부터 풍광이 아름답다고 소문난 금강산 관련 그림도 주목할 만하다. 그중 화가 강세황(1713~1791)이 금강산 가는 길목에 있는 금성(지금의 김화) 피금정에 들린 기억을 떠올리며 그린 ‘피금정도’가 주목된다. 금빛으로 표현한 ‘금강산도’는 11월에 감상할 수 있다. 인왕제색도와 불화인 ‘고려 천수관음보살도’는 10월 6일까지 전시하며, 이후에는 김홍도의 ‘추성부도’와 ‘수월관음도’가 11월 3일까지 소개된다. 
주요 전시품은 이번 전시 이후 한동안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을 소개하는 전시는 내년 11월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을 시작으로 시카고박물관, 영국박물관 등 해외에서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주말과 공휴일에는 시간당 60명씩 예약제로 운영된다. 매주 월요일은 문을 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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