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업이 진화하고 있다. ‘실내농장’으로 일컬어지는 수직형 스마트팜에 이어 도심 속 지하철 역사에 식물을 가꾸는 ‘메트로팜(레일팜)’에 가정용 식물 재배기까지. 심지어 남극 세종기지에도 AI(인공지능) 등 첨단기술로 무장된 스마트팜이 등장했다. 스마트팜이 가져 온 농업혁명과 미래를 짚어본다. LED 광원이 왜 보라빛을 띠는지 등도 귀띔한다.
  

계절·온도·병충해 등 외부 영향 적어 미래 농업의 희망으로
최적의 관리시 스템, 면적 대비 생산성 기존 농장의 350배

 

△스마트팜
스마트팜은 비닐하우스ㆍ유리온실ㆍ축사ㆍ과수원 등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원격ㆍ자동으로 작물의 생육 환경을 최적으로 관리하는 지능화된 농장을 뜻한다. 흔히 ‘실내농장’으로 불리운다. 인공 구조물 안에서 빛ㆍ공기ㆍ열ㆍ양분 등 생육환경을 제어하고 날씨나 계절변화에 상관없이 농산물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게 특징이다. 그래서 생산 효율성과 재배 품질이 높다. 채소 등 작물 가격이 사계절 일정하다는 장점도 있다.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물 사용량 역시 1/100 정도로 줄일 수 있다. 면적 대비 생산성은 기존 농장의 350배에 이른다. 도시 소비자에게 빠르고 안전하게 농작물을 공급할 수 있는 것도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 

△스마트팜 역사와 미래
네덜란드에서는 1960년대부터 농업용 온실에 난방 시스템을 보급했다. 이어 1977년 온실에서 튤립 등 원예 작물을 기르는 컴퓨터 기반 시스템을 개발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보통신기술을 도입한 시설원예 온실이 2019년 기준 5017만 ㎡가량이다. 시장 규모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8년 1조 9741억 원에서 올해는 2조 4000억 원, 2023년 이후에는 3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최근 전 세계 인구 증가(90억 명)로 2050년까지 현재보다 70% 이상 식량을 더 생산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기후변화와 산업화의 영향으로 곡물을 생산할 수 있는 경작지가 줄고 있는 가운데, 계절ㆍ온도ㆍ병충해ㆍ자연재해 등 외부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스마트팜이 대안이자 미래 농업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팜
팜에이트는 국내 스마트팜 업계 선두주자다. 새싹채소와 파프리카 등 샐러드 채소를 직접 생산 및 유통한다. 평택 본사와 서울 등에서 150여 종의 채소를 재배한다.

▲ 고성 도넛팜
▲ 고성 도넛팜

 

고성 도넛팜은 농장형 온실 테마 카페다. 회전식 수경재배 기계로 새싹삼 재배 체험장을 마련해 놓았다. 원형 기계가 도넛 모양을 닮고, 도넛처럼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뜻을 담아 이렇게 농장 이름을 지었다. 태백 로보팜에서는 폐광 부지에 고추냉이를 기르고 있으며, 이천 HS플라워는 국내 농가로는 처음으로 ICT가 적용된 농장이다. 도심 속 첨단 농장인 ‘메트로팜’도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다. 남부터미널역 지하상가에는 넥스트온이 운영하는 1652㎡ 규모의 농장이 있다. 5단 수직 농장으로 실재배 면적은 2500평에 이른다. 마곡나루역에서 서울식물원으로 향하는 연결 통로 벽면에도 버터헤드상추 같은 엽채류 3500여 포기와 새싹삼 1만 뿌리가 자라고 있다. 동해남부선 거제해맞이역에도 최근 수경재배가 가능한 아파트형 농장이 등장했다. 

 

남극 세종기지를 포함해 남극에 있는 세계 각국의 기지에서도 극지형 컨테이너에 수직농장을 접목한 스마트팜을 운영 중이다. 코로나로 집에서 식물을 키우는 집이 늘어나면서 ‘자동 식물 재배기’도 나왔다. LG전자가 내놓은 ‘틔운’이 대표적이다. 높이 81.5㎝, 너비 59.5㎝ 정도로 꽃과 허브 등 60개 모종을 동시에 기를 수 있다.

 


스마트팜에 흙이 없는 이유
 

식물은 흙에 뿌리를 내리고 영양분을 빨아들이면서 성장한다. 하지만 스마트팜에는 흙이 없다. 작물이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하얀색 판 아래 영양분을 공급하는 ‘양액’이 이를 대신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식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요소를 물에 녹여 놓았다고 보면 된다. 이러한 수경재배는 특히 샐러드용 채소에 적합하다. 식물 위에 내리쬐는 LED 광원이 분홍색(보라색)인 이유는 광합성에 필요한 청색광과 적색광이 함께 발현돼 색이 섞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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