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선호 인구 증가로 수요 빠르게 늘어 국내 대체식품 시장 규모 ‘5조 원’ 훌쩍 “환경문제 해결사로도 기여할 수 있을 것”

‘대체육(대체식품)’시장이 뜨겁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발전해 온 대체육 시장이 이제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열렸다. 대체육이 미래 먹을거리로 주목받으면서 SK와 롯데, 신세계 등 대기업들이 줄줄이 이 시장에 뛰어든 것. 현재 대체육을 포함한 국내 대체식품 시장은 5조 원을 넘는다. 대체육은 도대체 뭘까? 가까워지는 배양육 상용화와 함께 짚어본다.  

 

△ 대체육과 배양육
대체육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고기를 대체(대신할 만한 것으로 바꿈)할 수 있도록 맛과 식감을 고기와 비슷하게 만든 것을 말한다. 콩이나 버섯, 밀 등 식물에서 단백질을 뽑아 내 만든 ‘추출육’과 실험실에서 실제 동물의 배아 줄기 세포를 키워 인공적으로 고기를 만드는 ‘배양육’으로 나뉜다. 아직 가격이 비싸고 상용화되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체육이라고 하면 보통은 ‘식물성 고기(콩고기)’를 떠올린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대체육이 2030년에는 전 세계 육류 시장의 30%, 2040년에는 60% 이상을 차지해 기존 육류 시장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됐다. 배양육은 2013년 네덜란드에서 암소 줄기 세포로 햄버거 패티를 만든 게 처음이다. 대체육에 비해 배양육이 훨씬 더 고기맛에 가깝다.
매킨지가 최근 공개한 배양육 시장성장 시나리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에는 20억 달러(약 2조 3000억 원) 규모가 된다.


△ 성큼 다가온 대체ㆍ배양육 상용화
국내 비건(채식주의) 시장은 걸음마 단계다. 국내 채식 인구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 5200만여 명 중 150만 명 수준. 대체육 시장 규모도 200억 원 안팎에 그친다. 하지만 채식 선호 인구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식품업계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대체육 수요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존 축산업은 탄소 배출이 많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축산업을 통해 뿜어져나오는 온실가스는 지구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6.5%에 달한다. 전 세계 모든 교통수단이 내뿜는 탄소보다 많은 양이다. 특히 소고기는 자동차가 내뿜는 메탄가스보다 4배나 많다. 그런 점에서 대체육은 환경문제 해결사이자 인류 식량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 최근에는 기술 발전으로 배양육이 덩어리 고기로 진화하면서 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스라엘의 알레프 팜은 3D 프린터로 근섬유를 잉크처럼 뿌려 꽃등심 스테이크를 만들었다고 발표했고, 싱가포르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배양육 닭고기의 판매를 승인했다. 영국의 식품기업 하이어스테이크도 세포를 길러 삼겹살과 베이컨을 내놓았다. 일본도 최근 마블링이 특징인 소고기 ‘와규’를 3D프린터로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식품업체 블루날루는 배양육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4만 ㎡의 대규모 공장단지를 세우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생선 배양육을 이용한 상업용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 대체식품에 뛰어든 국내 기업
국내 대기업들이 대체식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세계푸드는 대체육 브랜드 ‘배러미트’를 내놓았다. 첫 제품으로 돼지고기 대체육인 햄을 출시한 데 이어 식물성 원재료를 사용한 채식 너겟(노치킨 너겟)과 만두를 판매 중이다.

농심은 ‘베지가든’을 출시하고,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떡갈비와 너비아니구이를 판매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플랜트 햄& 루꼴라 샌드위치’, 투썸플레이스는 ‘식물성 대체육 옴니미트 샐러드랩’을 각각 선보였다. 투썸의 경우 식물성 대체육으로 알려진 옴니푸드의 제품을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농심도 비건 브랜드 배지가든의 ‘속이 보이는 알찬만두’등으로 만두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풀무원은 올해 상반기 식물성 고기 제품인 ‘두부텐더’등 9종을 출시했으며, GS25에서 취급하는 비건 식품도 15종(지난해 3종)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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