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곰1·2’
(김남중 글·홍선주 그림·문학동네 펴냄) 

 

겨울철 평균기온이 영하 30~40℃에 달하는 북극. 이런 혹독한 환경에서도 최상위 포식자로 살아남은 동물이 바로 북극곰이다. 그런데 북극곰의 터전이 조금씩 줄고 있다. 갈수록 더워지는 이상 기후 때문이다. 전국에 자전거 여행 열풍을 불러 일으켰던 ‘불량한 자전거 여행’, 국내 첫 대하역사 동화 시리즈 ‘나는 바람이다’를 펴냈던 김남중 작가가 ‘점점 더워지는 북극에서 북극곰과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담은 창작 동화를 펴냈다.

‘남극곰’은 초등학교 6학년인 은우가 여름 방학 때 우연히, 혹은 운명적으로 극비 프로젝트 ‘북극 열차’의 마지막 탐험대원으로 합류하게 되면서 사건을 겪고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 동화는 한마디로 기후위기에 관심이 없던 평범한 주인공이 북극곰의 생존을 고민하는 어린이로 변하기까지의 이야기다. 여기에 100여 년 전 극지탐험가 로알 아문센의 일화, 오늘날 전 지구적 문제인 기후위기와 맞물리며 어느 한 장면도 긴장을 놓을 수 없게 한다. 특히 작가가 우리나라 첫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에 탑승해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해 현장감이 더 느껴진다. 
갈수록 더워지는 이상기후로 서울의 아파트 화단에서 바나나 한 송이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 바나나는 야생동물 사진작가인 엄마가 북극에 출장 간 사이 키워낸 것. 
그러던 어느 날, 은우는 청천벽력같은 엄마의 실종 소식을 듣는다. 이후 엄마가 살아 있다는 희망을 안고 아빠와 북극행을 결심한다. 우여곡절 끝에 알래스카에 발을 디딘 두 사람은 엄마와 함께 실종된 현지 가이드의 손자 ‘미카’를 만난다. 이후 둘은 어른들 몰래 실종된 가족을 찾으러 나섰다가 비밀 탐원대에 휩쓸려 들어간다. 이들에 억류된 엄마와 할아버지를 만나지만 모험은 오히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북극곰을 조련해 썰매를 끌게 하는 ‘북극 열차’, 북극곰을 살리기 위해 남극으로 보내자는 ‘노아의 방주’…. 비밀 탐험대의 프로젝트와 얽히고 설키면서 은우는 북극과 북극곰에 더 가까워지고 조금씩 교감해 간다. 하지만 열차는 북극점을 눈앞에 두고 생각지 못한 벽에 부딪히는데……. 세상에 없던 ‘남극곰’을 탄생시키려는 이들과 그 계획을 막으려는 이들이 날카롭게 대치하고, 여기에 은우네 일행의 탈출 계획까지 맞물리면서 긴장감은 한층 더 높아진다. 이와 맞물려 광활한 얼음평원에서 마지막 곰과 단둘이 오로라를 만나는 순간도 은우가 이루어 낸 성장만큼 눈부시고 경이롭다. 이 환경 동화는 이처럼 기후위기와 동물권이라는 논제를 깊게 생각해 볼 시간을 독자들에게 안겨준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각자의 생각은 다르지만 함께 힘을 모아 세상을 더 좋은 쪽으로 변하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이 마음 한편에 자리잡게 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이것이 이 동화의 가장 큰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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