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 역사동화상’은 국내 첫 어린이문학상인 황금도깨비상을 시작으로 창작 아동문학 발전에 노력해 온 비룡소가 신설한 상이다. 제1회 역사동화상은 잃어버린 왕국, 백제의 마지막 여름을 살아 낸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백제 최후의 날(박상기 장편동화)’이 차지했다. 이와 함께 공동 수상작으로‘막손이 두부’가 선정됐다.
 
‘제1회 비룡소 역사동화상’ 공동수상작
이 동화의 배경은 임진왜란 시기. 포로로 잡혀간 일본에서 ‘조선 두부’를 퍼뜨린 막손이 이야기이다. 임진왜란은 일본에서 ‘도자기 전쟁’으로도 불릴 만큼 조선 도자기와 도공을 차지하려는 경쟁이 치열했던 때이다. 도자기만큼이나 일본에 영향을 끼친 식문화에는 조선의 ‘두부’도 있었다. 이 두부는 어떤 과정을 통해 일본에 퍼지게 되었을까? 포로로 잡혀간 이들은 그곳에서 어떻게 삶을 일구고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가야 했을까? 그중 어린이는 없었을까? 이 동화는 바로 그러한 질문과 상상에서 출발한다.
주인공 막손이는 임진왜란 때 도공들과 함께 일본 도사번으로 끌려오게 되고, 곧 무사 집안의 노비로 보내진다. 막막하고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꼭 살아남겠다”는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약속을 마음에 되새기며 살아가던 막손이는 우연히 나무를 하러 간 자작나무 숲에서 같은 처지의 호인 아재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한때 양반이었던 아재를 따라간 집에서 눈에 익은 물건을 보고 눈시울이 붉어지고 만다. 그것은 바로 조선 맷돌이었다. 호인 아재는 고향과 두고 온 가족을 그리워하며 조선 맷돌로 두부를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너와 내가 살아남는 길은 이곳 사람들이 우리 두부를 먹게 하고 우리가 만든 두부를 찾게 만드는 거야.”
이후 호인 아재의 기술에 막손이의 눈썰미와 미각이 더해지자 두 사람이 만든 두부는 일본 시장에서 없어서 못 파는 명물이 된다. 그 한편으로는 막손이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무사와 번주 몰래 막대한 부를 쌓고자 하는 가와치의 계략으로 막손이는 큰 위기에 처한다. 막손이는 위험을 이기고 이 땅에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을까? 이 흥미로운 이야기에 사실감과 생생함을 보태는 것은 막손이가 누비고 다니는 16~17세기 일본의 거리 모습과 다양한 복장이다. 세밀하게 되살린 그림이 역사 속 낯선 나라를 여행하는 이색적인 즐거움을 준다.
모세영 작가는 “막손이가 살았던 시대, 그 공간 속으로 들어가 막손이의 여정을 따라가 보세요. 여러분의 삶의 여정에도 어렵고 힘든 일들과 마주하는 순간이 있겠죠. 그때 ‘막손이의 두부’결말에 담긴 장면이 떠오른다면 큰 보람을 느낄 것 같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

저작권자 © 소년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화제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