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는 물을 넣어야 해. 60mL이 필요한데 여기 물통이 하나 있네.”
사이클론 왕자가 탁자 아래에 놓여 있는 물통을 집었다. 직육면체 모양 물통이었다.
“부피가 얼마인지 전혀 쓰여 있지 않네. 우리가 줄자를 가지고 있으니 직접 재어 보는 게 어때?”
“줄자로는 길이만 잴 수 있잖아.”
“그거면 충분해. 물 1L는 1000㎤야. 그래서 가로, 세로, 높이가 모두 10cm인 정육면체 안에 물이 꽉 차 있으면 1L가 되지.”
“아하, 알았어. 자, 여기 줄자.”
장풍이는 사이클론 왕자에게 줄자를 받아서 물통 바깥의 길이를 쟀다. 안쪽을 재어 보니 가로 8cm, 세로 5cm이었다.
“밑바닥의 넓이가 40㎠니까, 60mL가 되려면 높이가 얼마여야 되지?”
하늬가 잠깐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1L는 1000mL야, 그렇지?”
장풍이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가로, 세로, 높이가 모두 10cm인 정육면체 안에 물이 꽉 차면 1L=1000mL가 된다.
가로, 세로, 높이가 모두 10cm인 정육면체 안에 물이 꽉 차면 1L=1000mL가 된다.

“그럼 1mL는 1/1000 L인 거네.”
“1L가 부피로는 1000㎤니까, 1㎤는 1/1000 L이잖아.”
“엥, 그러면 1mL=1㎤가 되네?”
“맞아, 그럼 가로, 세로, 높이가 모두 1cm인 정육면체에 물이 꽉 차면 1㎤, 그러니까 1mL인 거구나.”
“이렇게 생각해 보자. 물통 밑면 넓이가 40㎠라고 했잖아.”
잠자코 있던 사이클론 왕자가 한마디 거들었다.
“만약 높이가 1cm라면 40㎤, 그러니까 40mL가 되는 건가?”
“그래, 바로 그거야!”
“답은 간단하네. 60=40+20이니까 40mL의 반, 20mL만 더 있으면 되네.”
“그럼 0.5cm만 더 있으면 되잖아. 높이 1.5cm까지 물을 담으면 60mL인 거야.”
장풍이가 통 안쪽에 줄자를 대서 높이를 재고, 사이클론 왕자가 연필로 1.5cm 높이에 표시했다. 그리고 바깥으로 나가서 물을 담아 왔다.
“다행히 근처에 샘물이 있었어. 딱 60mL에 맞춰서 가져왔어.”
“설탕 30g, 소금 12g은 어떻게 하지?”
“일단 설탕은 아까 남은 밀가루 240g를 이용하면 될 것 같아.”
“밀가루가 설탕보다 여덟 배 많으니까 비율은 1:8이네.”
“음, 그럼 통의 위치도 옮겨야겠어.”
사이클론 왕자는 저울에 달린 통의 위치를 옮겨 필요한 만큼 설탕 무게를 쟀다.
“좋았어. 이제 설탕 30g도 해결했고, 다음은 소금 12g인데.”
“이제 밀가루는 비우고 설탕을 이용하면 될 것 같아.”
사이클론 왕자가 신비한 빵 굽는 법이 적힌 쪽지를 보면서 이야기했다.

“설탕과 소금의 비율은 5:2니까, 마찬가지로 저울이랑 통을 조절하면 되겠지?”
마침내 장풍이 일행은 모든 재료를 정확하게 준비했다. 장풍이와 사이클론 왕자는 빵집을 나와 근처 숲으로 갔다. 사이클론 왕자가 나뭇가지와 마른 풀을 줍다가 어떤 나무를 가리켰다.
“저기 다래가 열려 있네. 저건 먹어도 괜찮은 열매야.”
“저건 나도 하늬랑 산에 놀러 다니면서 몇 번 본 적이 있는 열매 같아.”
사이클론 왕자가 다래를 몇 개 따서 장풍이에게 나눠 주었다.
“저것도 한번 먹어 볼까? 가끔 산에서 볼 수 있는 야생 복숭아야.”
둘은 땔감과 열매를 모아서 빵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불은 어떻게 피우지? 땔감은 구해 왔지만 성냥이 없잖아.”
그러자 사이클론 왕자가 가방에서 뭔가를 꺼냈다.
“부싯돌이야. 이걸로 불을 붙일 수 있을 거야. 딱 치면 쇠가 약간 깎이면서 아주 고운 가루가 만들어지는데, 쳤을 때의 마찰열이 쇳가루에 불을 붙이는 거야.”
“오호, 철도 고운 가루가 되면 불이 붙는구나. 그 쇠막대는 그냥 철로 만든 거야?”
“아니, 그렇지는 않아. 특별히 부싯돌로 쓰기 좋게 만든 거랬어. 보통 ‘파이어스틸’이라고 부른대. 이제는 이 불꽃을 불로 만들어 줄 불쏘시개가 필요해. 일단 마른 풀을 찢어서 잘 타게 만들어 보자.”
장풍이가 마른 풀을 집어서 잘게 찢었다.
“자, 이제 가마에 놓고 불을 피워 볼까.”
마른 풀을 불 때는 곳에 두고 사이클론 왕자는 부싯돌을 딱딱 쳐서 불꽃을 일으켰다.

/자료 제공= ‘비례로 바람 왕국의 다섯 열쇠를 찾아라!’(글 황덕창ㆍ그림 최희옥, 자음과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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