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풍이 일행은 다시 신비로운 비석 앞으로 모였다. 잠시 후, 비석에서 다시 신비로운 빛이 나기 시작했다. 비석 위에 나타난 모양은 빵이었다. 장풍이 일행은 이를 참고로 해 옛 마을에 도착했다. 이어 빵집 안으로 들어섰다. 하늬가 빵 굽는 가마 옆 기둥에 붙은 종이를 발견하고 소리 내어 읽었다. 

 

 

“A, B, C, D, E?”장풍이는 뜨악한 표정으로 쪽지를 쳐다보았다. 하늬가 쪽지를 뒤집자 뭔가 더 쓰여 있었다.

 

 

장풍이가 머리를 싸쥐면서 얼굴이 벌게졌다. 하늬도 앞뒤를 번갈아 뒤집으면서 쪽지를 곰곰이 살펴보았다.
“최대공약수는 두 수를 모두 나누어떨어지게 하는 공약수 중에서 가장 큰 수야. 그리고 최소공배수는 두 수의 공배수 중에서 가장 작은 수잖아.”
“아무튼 일단 A와 B를 곱하면 360이라는 거잖아. 그럼 360의 약수를 최대한 써 보면 A와 B가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 않을까?”
하늬는 탁자에 있는 몽당연필과 메모지를 가져왔다.
“360이면 일단 36×10인 건 금방 알겠다. 그리고 36이면 6×6이겠네. 10는 5×2고.”
“6은 3×2.”
장풍이도 옆에서 한마디 거들었다. 
“그럼 360은 3×2×3×2×5×2가 되네. 이제 여기서 어떻게 해야 하지?”
하늬도 쉽게 답을 찾기 어려운지 연필로 머리를 톡톡 치고 있었다.
“A가 2이고 B가 180일 수도 있잖아. 아니면 A가 3이고 120일 수도 있고.”
그때 사이클론 왕자가 다시 한번 쪽지를 보더니 하늬의 메모를 가리켰다.
“A와 B의 비율이 5:2라고 했잖아. 360의 곱에 5하고 2가 있으니까 일단 이게 하나씩 들어가지 않을까?”
“아, 맞다! 그 조건이 있었지.”
그러고 보니 360의 곱을 이루는 수 중에 5와 2를 빼면 3과 2가 각각 두 개씩 남았다.
“A는 5×3×2=30이고, B는 2×3×2=12가 되네!”
“이렇게 되면 최대공약수도 자동으로 3×2=6이 된다는 거! 그럼 D는 2, E는 3이야.”
“최소공배수도 바로 나오네. C는 5×2×6=60!”
이제 신비한 빵 굽는 법의 비밀이 밝혀졌다. 장풍이가 신난다는 듯이 팔을 걷어붙였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 그런데 신비한 밀가루가 어디 있지?”

 

사이클론 왕자가 포대를 들어서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열어 보니 영롱한 빛이 반짝거리는 가루가 있었다.
“한 포대에 600g이네. 우리가 필요한 양은 360g인데.”
하늬가 옆에 있는 손저울을 가지고 왔다. 막대기 양쪽 끝에는 통이 하나씩 줄에 매달려 있고, 가운데에도 손잡이가 달린 줄이 있었다. 막대기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마디가 파여 있어서 통이나 손잡이의 위치를 옮길 수 있었다.
“음, 이걸로 양쪽의 균형을 맞춰서 무게를 재면 되겠네. 그런데 이걸로 어떻게 360g을 재지?”
“일단 포대에 있는 밀가루가 600g이잖아. 360g을 분수로 나타내면 360/600g가 되네.”
하늬는 메모지에 장풍이의 말을 받아 적었다.
“이걸 약분하면 360/600 = 36/60 = 6/10 = 3/5 . 그러니까 360g은 600g의 3/5인 거야.”
“6/10인 셈이니 소수로는 0.6이고 백분율로는 60%구나.”
“맞아, 한 포대는 360g+240g=600g이지. 이걸 비례배분해 보면…….”
“360g이 3/5이니까 240g은 2/5겠지. 비율로는 3:2가 되네.”
“그럼 저울의 양쪽에 밀가루를 부어서 비율이 3:2가 되도록 해 보자.”
하늬의 말에 사이클론 왕자와 장풍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늬가 저울을 들었다.
“왼쪽에 360g이 들어가고 오른쪽에 240g이 들어갔을 때 이 저울이 딱 평형을 이루도록 조정하면 돼.”
“음, 왼쪽이 더 무거운데. 평형이 맞으려면 어떻게 하지?”
“중심에서 왼쪽의 거리가 오른쪽보다 더 짧으면 되잖아. 3:2 비율의 반대로.”
장풍이가 막대기를 살짝 들어서 손잡이 위치를 바꾸었다.
“이건 학교에서 배운 비례배분식을 이용하면 되겠다. 홈이 10개로 나뉘어 있으니까 왼쪽과 오른쪽이 2:3이 되려면 왼쪽은 10×2/2+3=4, 오른쪽은 10×3/2+3=6이 되네.”
“왼쪽과 오른쪽 마디가 각각 4와 6이 되도록 손잡이를 옮기면 되는 거지?”
“오호, 완전 정답인데!”
장풍이는 양쪽 통에 번갈아 가면서 조심스럽게 밀가루를 조금씩 부었다. 밀가루를 다 붓고 나니 저울은 오른쪽 아래로 조금 기울어져 있었다.
“오른쪽이 좀 더 무겁다는 뜻이네. 오른쪽에 있는 밀가루를 조금씩 떠서 왼쪽으로 옮겨 보자.”
장풍이는 탁자에 있는 숟가락으로 밀가루를 떠서 옮겼다.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저울이 조금씩 왼쪽은 아래로, 오른쪽은 위로 올라가면서 균형을 맞추어 나갔다.
“오호, 이제 딱 수평이네. 그럼 왼쪽에 있는 밀가루가 정확히 360g인 거지?”
“그렇지, 오른쪽에 있는 건 240g일 거고. 우리는 왼쪽에 있는 것만 쓰면 돼.”
사이클론 왕자가 조심스럽게 왼쪽 통에 있는 밀가루를 큰 그릇에 옮겨 담았다.

/자료 제공= ‘비례로 바람 왕국의 다섯 열쇠를 찾아라!’(글 황덕창ㆍ그림 최희옥, 자음과모음)

저작권자 © 소년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