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승려부동석’ 승려 옆자리에 여성이 앉아서는안돼

 

태국으로 출발
태국은 역사적으로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식민 지배를 받지 않았어요. 또 외세의 침략 없이 고유의 문화를 잘 간직해 온 까닭에 일찍부터 관광 정책을 펼쳤고, 지금은 전 세계 사람들이 찾는 관광 대국이 되었어요. 나라 전체 수입의 약 60퍼센트가 관광으로 벌어들인 것이라고 해요. 태국은 일본처럼 입헌군주제를 채택하고 있어요. 입헌군주제란 왕은 상징적인 존재로만 있고, 정치에는 관여하지 않는 정치 제도예요. 그렇다고 해서 왕을 무시하지는 않아요. 왕에 대한 국민들의 존경과 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아주 대단하다고 해요. 또한 태국은 전 국민의 95퍼센트가 불교를 믿는 불교 국가예요. 승려에 대한 존경과 믿음도 크므로 아침, 저녁 식사 때마다 승려에게 먼저 음식을 바친 뒤에 자신들의 식사를 챙길 정도예요. 또 태국의 모든 남성은 3개월간 의무적으로 승려 생활을 해야 해요. 그럼, 불교의 나라 태국에는 어떤 에티켓이 있는지 알아볼까요?

 

남의 머리는 ‘노터치(No Touch)’
태국에서는 남의 머리를 함부로 만지거나 쓰다듬는 행위를 해서는 안 돼요. 특히 어린아이가 귀엽다고 머리를 쓰다듬는 행동은 더더욱 안 된답니다. 
태국에는 신체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머리를 신성시하는 풍습이 있어요. 그래서 머리를 만지면 신성한 곳을 만지는 것으로 여기고 매우 불쾌하게 생각해요. 반대로 신체의 가장 낮은 부분에 있는 발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당연히 가장 천하게 생각해요. 따라서 태국에서는 발로 다른 사람이나 물건을 가리키는 것은 무례한 행동이에요. 

전통 인사법은 ‘와이’
태국에는 불교식의 전통 인사법인 ‘와이’가 있어요. 와이는 영어의 ‘Why’가 아니니까 착각하면 안 돼요. 와이는 양 손바닥을 마주 붙인 다음, 얼굴 가까이 닿도록 머리를 숙여서 하는 인사예요. 이때 손가락 끝은 위를 향해야 해요. 다른 어떤 인사보다 존경과 예의가 묻어나는 인사라고 할 수 있어요. 와이 인사를 할 때는 한 가지 꼭 명심해야 할 것이 있어요. 와이는 반드시 나이가 어린 사람이 먼저 하고, 연장자가 나중에 같은 자세로 답례를 하는 것이 예의예요. 와이는 태국 사람들의 인사법이긴 하지만 상대방이 와이 인사를 하면 외국인도 와이로 답례해 주는 것이 좋아요. 그만큼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으니까요. 오고 가는 인사 속에 당연히 서로의 관계도 좋아지지 않겠어요?
와이 인사법은 세상에서 가장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인사라고도 해요. 실제 인사를 하지 않더라도 마음이 불안하거나 답답할 때 와이 인사를 한번 해 보세요.

 

남녀칠세부동석과 여성승려부동석
우리나라는 유교의 영향으로 조선 시대에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이라는 말을 엄격히 지켰어요. 일곱 살이 되면 남녀가 같은 자리에 앉을 수 없다는 뜻이에요. 남성과 여성을 엄격하게 구별한 우리 조상들의 유교 풍습이지요.
그런데 태국에서는 여성과 승려를 엄격하게 구별하고 있어요. 태국을 여행하는 여성 관광객이라면 승려를 만났을 때 특히 조심해야 해요. 태국에서는 승려에게 악수를 청하거나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것은 금기 사항이에요.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지켜야 할 예절이 있어요. 승려의 옆자리에 여성이 앉아서는 안 돼요.

 

남녀칠세부동석과 비슷하게 표현하면 ‘여성승려부동석(女性僧侶不同席)’이에요. 여성들은 승려와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는 뜻이에요. 태국은 불교 국가라서 그런지 불교 사원과 승려에게 지켜야 할 예절이 많은 나라예요. 불교 사원을 방문할 때는 복장에도 신경을 써야 해요. 샌들 같은 신발도 신어서는 안 되고, 단정하지 못한 옷차림을 하면 사원에 들어갈 수도 없어요. 특히, 여성들은 핫팬츠나 미니스커트를 입으면 안 돼요. 또 태국에서는 불상을 매우 신성하게 생각해요. 따라서 함부로 불상을 만지는 행위는 철저하게 금하고 있어요.

왕실 모독죄가 있는 나라
왕과 왕실에 대한 태국 국민의 존경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태국에서는 왕과 왕실에 관계된 어떤 험담이나 행동도 해서는 안 돼요. 
태국의 거리 곳곳에도 왕의 대형 초상이 걸려 있어요. 만약 왕의 초상화에 손가락질을 하거나 낙서를 하여 훼손을 하면 곧바로 왕실 모독죄로 붙잡혀 가게 돼요. 이것은 외국인에게도 적용되는 법이에요. 왕실 모독죄가 인정되면 짧게는 3년, 길게는 15년까지 감옥 생활을 할 수도 있어요. 태국에서는 왕의 얼굴이 새겨진 화폐도 소중히 다루어야 해요.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어요. 호텔 주차장에서 대기 중이던 운전기사들이 심심풀이로 도박을 하다 체포가 되었어요. 이때 운전기사들에게 먼저 적용된 죄는 도박죄가 아니라 ‘왕실 모독죄’였어요.

 

 

 

/자료 제공=‘구석구석 세계의 에티켓 여행’(박동석 지음ㆍ송진욱 그림ㆍ봄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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