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위상 회복 위해 국립경주박물관 한복판으로··· 국가유산청, 이건 및 보존 처리 안건 가결

1300여 년의 오랜 역사를 간직한 통일신라 시대의 석탑이 박물관 한복판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보인다.
3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문화유산위원회는 최근 열린 회의에서 국보 ‘경주 고선사지 삼층석탑’이건 및 보존 처리 안건을 논의해 조건부 가결했다. 이건은 건축물을 옮겨 짓거나 세우는 것을 뜻한다. 이 석탑을 관리해 온 경주시와 국립경주박물관은 현재 박물관 신라미술관 근처에 있는 탑을 야외 전시장으로 옮기기 위해 위원회에 허가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박물관 야외 전시장에 있는 다보탑ㆍ석가탑 복제품 대신 고선사지 석탑을 이곳에 두겠다는 뜻이다. 복제품은 1975년 박물관을 지금의 자리로 옮긴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국보 ‘경주 고선사지 삼층석탑’./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국보 ‘경주 고선사지 삼층석탑’./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1962년 국보로 지정된 고선사지 석탑은 통일신라 시대 석탑 양식의 전형적인 형태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높이는 10.8m, 기단 너비는 6.7m다. 하지만 박물관 입구나 주요 전시관과 멀리 떨어져 있어 관람객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박물관은 석탑의 가치를 알리고 국보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고자 2017년부터 이건을 준비해왔다. 석탑을 옮기는 데는 4~5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석탑의 부재를 해체해 조사하고, 보존 처리를 하는 작업만 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고선사지 석탑은?
통일신라 전기인 7세기 후반에 세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골에 고여 있는 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이야기로 널리 알려진 원효대사(617~686)가 주지로 있었다고 하는 고선사의 옛터에 세워져 있었다. 이후 1975년 경주 도심 동쪽에 덕동댐이 건설되면서 절터가 물에 잠기게 되자 같은 해 9월 현재 위치인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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