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정체성을 지켜내려는 간절한 염원이 담겨 역사적 의미가 큰 태극기 유물 3점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됐다.
문화재청은 ‘데니 태극기’, ‘김구 서명문 태극기’, ‘서울 진관사 태극기’를 보물로 지정했다고 26일 밝혔다. 태극기가 보물이 되기는 처음으로, 세 유물은 2008∼2010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됐다. 국가등록문화재인 태극기는 20점이 존재하는데, 이번에 보물이 된 태극기 3점은 비교적 제작 시기가 이르고 제작 배경도 명확하다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데니 태극기
데니 태극기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데니 태극기는 현재 전하는 태극기 중 가장 오래됐다. 가로 262㎝ㆍ세로 182.5㎝로 옛 태극기 가운데 가장 크다. 고종이 1890년쯤 데니에게 하사했다고 전하며, 데니 후손이 1981년 우리나라에 기증했다.

김구 서명문 태극기
김구 서명문 태극기

 

김구 서명문 태극기는 대한민국임시정부 국무위원회 김구 주석이 1941년 3월 16일 중국에서 글을 적어 벨기에 신부 매우사(본명 샤를 미우스)에게 준 유물이다. 김구는 이 태극기에 “원수 일본을 타도하고 조국의 독립을 완성하자”고 쓰고, 마지막에 김구(金九)라고 새긴 작은 도장을 찍었다. 크기는 가로 62㎝ㆍ세로 44.3㎝이다.

서울 진관사에 있는 태극기
서울 진관사에 있는 태극기

 

마지막으로 서울 북한산 진관사에 있는 태극기는 2009년 5월 사찰 부속 건물인 칠성각 보수 공사 중에 불단 안쪽 벽체에서 나왔다. 우리나라 사찰에서 최초로 발견된 일제 강점기 태극기다.
일장기 위에 태극의 청색 부분과 사괘를 먹으로 덧칠해 만든 점이 특징으로, 일장기 위에 태극기를 그린 유일한 사례여서 항일운동사에서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한편, 조선 후기 조각승 색난이 17~18세기에 제작한 대표 불상 4건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됐다. 광주 덕림사ㆍ고흥 능가사ㆍ김해 은하사ㆍ구례 화엄사에 있는 작품이다. 
색난은 1640년 무렵 태어나 1680년 즈음 조각승의 우두머리가 된 뒤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했다고 알려졌다. 그가 남긴 작품은 20건 남짓 확인됐는데, 같은 시대 조각승보다 10건 정도 많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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