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작합니다!

ㆍ사회자
오늘날 우리는 오프라인 이상으로 온라인에서 소통하며 사회적 관계를 맺습니다. 특히 인스타그램, 틱톡 등의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에서는 내 계정을 즐겨 찾고 따르는 사람, 폴로어(follower)가 많을수록 영향력이 커지지요. 그만큼 더 많은 사람에게 목소리가 닿게 되니까요. 어느 때보다 온라인 활동이 활발해지며 새로운 문화도 생겨났습니다. 바로 ‘캔슬 컬처’인데요, 유명인이 문제가 될 만한 말이나 행동을 했을 때 SNS 등에서 고발하고 그에 대한 지지(follow)를 취소하는 집단 행동을 말하지요. 최근에는 디지털 단두대(죄인의 목을 베는 기구로, 프랑스 혁명 당시 공개 처형에 쓰였음) 운동까지 등장했습니다. 디지털 단두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전쟁이 과격해지는 상황에서 미국 최대의 패션쇼가 열리며 화제가 되었는데요, 참상이 벌어지는 와중에 행사에 참여해 화려한 패션을 뽐내는 유명인을 비판하며, 사람들이 참석자의 SNS 계정을 차단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캔슬 컬처가 하나의 흐름이 되면서 찬반 논쟁이 뜨겁습니다. 사회를 바로잡는 행동이라는 주장과 표현의 자유를 억누를 위험이 따른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지요. 그렇다면 각 입장을 대표하는 시민을 만나 의견을 들어 볼까요?

ㆍ찬성 장점만
캔슬 컬처는 원래 소수자를 차별하거나 혐오하는 유명인을 거부하려는 움직임에서 시작됐어요. SNS에서 해당 유명인에게 ‘당신은 삭제됐다(You’re Canceled).’고 메시지를 보내거나 해시태그를 다는 식으로 말이에요. 잘못을 저지르면 비판받는 게 당연하잖아요.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큰 유명인에게는 비판이 더욱 거셀 수밖에요. 유명인이 캔슬 컬처 대상이 되면 폴로어가 줄어들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 일자리까지 잃을 수 있어요. 그렇기에 뒤늦게나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기도 하지요. 캔슬 컬처가 일종의 본보기가 되어 사회의 경각심을 일깨울 뿐 아니라, 정의가 바로 서도록 이끌어 주는 거예요.

ㆍ반대 단점은
네, 캔슬 컬처의 본래 목적은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에요. 그러나 최근 캔슬 컬처는 개인을 향한 지나친 비난으로 변질돼 여러 문제를 낳고 있죠. 의견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집단으로 공격하는 것도 모자라, 활동을 막아 사회적으로 매장시키기까지 해요. 도리어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는 꼴이지요. 어떤 생각을 가졌든 간에 모든 사람은 존중받아야 마땅해요. 하지만 캔슬 컬처가 확산되면서 유명인이 대중의 눈치를 보며 자기 검열을 하는 일이 흔해졌어요. 결국 의사 표현조차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거예요. 

ㆍ찬성 장점만
유명인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건 대중의 관심과 지지 덕분이에요. 대중이 요구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외면받게 되고요. 더욱이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 유명인을 거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대중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이런 집단 행동은 과거에도 있었어요. 이제는 온라인으로 건너가 캔슬 컬처로 자리 잡으면서 참여가 더 쉬워졌을 뿐이지요. 계정에 해시태그를 달거나, 폴로우나 구독을 취소하는 것 등을 통해 언제든 행동할 수 있으니까요. 온라인 특성상 정보가 빠르고 넓게 퍼지니 효과도 금세 나타나고요. 이로써 언론이 주목하지 않았던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는 기회가 되기도 해요. 

ㆍ반대 단점은
유명인이 큰 잘못을 저질렀다면 캔슬 컬처가 별문제가 되지는 않았겠죠. 그런데 작은 실수를 이유로, 또는 단순히 다른 의견을 가졌다고 취소 대상이 되면요? 가혹하고 부당한 처사가 아닌가요? 캔슬 컬처가 특정인을 근거 없이 죄인으로 몰아가는 마녀사냥처럼 번지곤 하는데, 여기에 쉽게 휩쓸리는 사람이 많아요. 실제로 잘못된 정보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유명인도 있고요. 우리는 대중으로서 이러한 태도 또한 경계해야 해요. 자신과 의견이 다르더라도 존중하고 받아들일 줄 알아야 보다 성숙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어요.

이제, 마무리합시다!

ㆍ사회자
두 분의 열띤 토론 잘 들었습니다. 이쯤에서 지금까지 나온 의견을 한눈에 쏙쏙 들어오게 정리해 볼까요? 

▷찬성
사회적 영향력이 큰 유명인의 잘못을 밝혀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일종의 본보기가 되어 사회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정의가 바로 서게 이끌어 준다. 
대중의 관심과 참여가 높아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며, 잘못이 세상에 알려지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반대
잘못을 바로잡는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 개인을 향한 과도한 비난으로 변질되고 있다. 
자기 검열을 부추기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 
잘못된 정보가 온라인을 통해 퍼지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SNS 폴로어 숫자는 유명인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입니다. 이 숫자가 활동과 수익으로 이어지는 만큼 폴로어 관리는 유명인에게 중요한 일이 됐지요. 그래서 ‘더는 당신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의미의 캔슬 컬처가 더 효과를 보이는 것일 테고요. 최근 미국에서는 디지털 단두대 운동이 달아올랐습니다. 전쟁에 침묵하는 유명인에게 뭇매를 쏟아 내는 것을 넘어,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도록 압박하기에 이르렀지요. 실제로 몇몇 유명인은 자신의 계정에 가자 지구 민간인과 구호 단체에 기부를 부탁하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고요. 그러나 디지털 단두대를 비롯한 캔슬 컬처의 우려스러운 점도 분명 있습니다. 여론을 조종해 누군가를 압박하는 데 쓰이거나, 잘못된 정보로 한 사람을 사회적으로 무너뜨릴 위험이 크다는 것이죠. 캔슬 컬처가 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변화시킬지는 결국 우리 손에 달려 있습니다. 중요한 건 분위기에 쉽게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 기준을 세워 판단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겠지요.
 

 

 

/자료 제공=‘초등 독서평설 9월호’(지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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