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와 간접 투자
예금과 투자의 차이점
갑자기 복권에 당첨되지 않는 한 우리가 꽤 큰 금액의 돈을 한 번에 손에 쥘 수 있는 방법은 꾸준히 돈을 모으는 방법밖에 없죠. 그런데 꾸준히 돈을 모으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예금이고, 다른 하나는 투자랍니다. 예금은 여러분도 알고 있는 방법이죠. 은행에 꾸준히 돈을 맡기고 이자까지 챙긴 뒤 나중에 목돈을 한 번에 돌려받는 방법이에요. 또 다른 방법은 투자예요. 투자의 핵심은 정해진 이자를 받는 게 아니라 이자보다 더 큰 수익을 노린다는 데 있지요. 요즘 은행 이자라고 해 봐야 1년에 4% 정도인데, 투자는 잘만하면 1년에 10%, 아니 20%, 어쩌면 두 배 혹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답니다.
투자의 대표적인 예가 주식이에요. 주식 투자는 경우에 따라 엄청난 수익을 안겨 주기도 하지요. 여러분도 잘 아는 애플이라는 회사에 투자했을 때를 가정해 봅시다. 이 회사의 주식 가격은 1984년 2월 10일 기준으로 11센트였어요. 그런데 40년이 지난 2024년 2월 10일 주가는 188달러 85센트까지 올랐다고요. 대충 계산해도 40년 만에 1700배가 넘게 오른 거죠. 이게 바로 투자의 매력이랍니다.
“와, 그러면 당연히 투자를 해야겠네요!”라고 주장할 수 있는데, 이게 또 그렇지가 않아요. 투자에 비해 예금이 갖는 가장 큰 장점은 안전하다는 데 있어요. 은행에 돈을 맡기잖아요? 그 은행이 망하지 않는 한 나는 이자와 원금을 거의 반드시 챙길 수 있어요. 물론 은행이 망하면 돈을 잃는 수도 있죠. 하지만 우리나라도 그렇고 다른 선진국들도 그렇고, 은행이라는 곳이 워낙 규모가 커서 웬만하면 잘 망하지 않아요. 은행 한 곳이 망하면 국가 경제가 휘청거리기 때문에 은행에 위기가 닥치면 정부가 나서서 도와주는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은행 예금은 99% 이상 안전하다고 봐도 괜찮아요.
하지만 투자는 달라요. 투자는 예금에 비해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도 있지만, 반대로 엄청난 손해를 볼 수도 있거든요. 100만 원을 예금하면 거의 반드시 그 100만 원에 이자까지 받지만, 100만 원을 투자하면 자칫 그 돈이 90만 원이 될 수도, 80만 원이 될 수도 있어요. 심하면 투자한 돈을 한 푼도 못 건질 수도 있죠.
여러분은 아이작 뉴턴(1642~1727년)이라는 과학자를 알고 있지요?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다는 위대한 물리학자 말이에요. 그런데 놀랍게도 이 천재 과학자조차 주식에 투자했다가 2만 파운드(약 3400만 원)라는 거금을 날린 적이 있답니다. 그때 뉴턴은 “나는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어도 사람들의 광기는 도저히 측정 못 하겠다.”고 푸념했다죠? 예금에 비해 투자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려 주는 대표적 사례예요. 

 

누가 나를 대신해 투자해 준다면
투자를 할 때에는 매우 조심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내가 어디에 투자하는지, 내가 투자하는 회사의 전망이 밝은지 꼼꼼히 살피고 공부도 많이 해야 한다고요. 문제는 우리 같은 일반인들이 투자 공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가 어렵다는 데 있어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투자에 대해 잘 아는 누군가가 나 대신 내 돈을 투자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시작된 게 간접 투자라는 투자 방식이에요. 직접 투자가 말 그대로 내가 직접 투자를 하는 것이라면, 간접 투자는 내가 금융 기관에 돈을 맡기면 그곳 전문가들이 나 대신 투자해 주는 방식을 말해요. 이런 투자 상품을 영어로 보통 펀드(fund)라고 부르죠.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어요. 돈을 대신 굴려 주는 행위는 ‘돈을 운영한다.’고 표현하지 않고 ‘돈을 운용(運用)한다.’고 표현한다는 점이에요. 뜻은 ‘운영’이나 ‘운용’이나 비슷한데 돈을 굴리는 행위는 꼭 운‘용’이라고 써야 하죠. 그 이유는 조금 이따 살펴보기로 해요.

 

자, 그러면 아직 초등학생인 여러분이 직접 투자를 하기는 부담스러우니, 전문가에게 돈을 맡기는 간접 투자를 결심하고 펀드에 가입을 하려고 해요. 어디를 가야 할까요?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하나는 은행을 찾아가는 방법, 다른 하나는 증권사를 찾아가는 방법이지요. “증권사가 뭐예요?”라고 물을 수 있는데, 증권사는 주식 투자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금융 회사랍니다. 여러분들이 잘 아는 브랜드인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이 우리나라에서 대형 증권사로 인정받는 곳들이죠. 은행과 증권사 중 어디를 가야 하느냐? 아무 상관이 없어요. 그냥 집 근처 보이는 곳에 가면 돼요. 왜 아무 곳이나 가도 되느냐? 여기에는 아주 중요한 비밀이 숨어 있어요.

펀드를 운용하는 곳은 따로 있다

 

내 돈을 굴려 주는 회사는 자산 운용사(우유 회사)이지만, 그 펀드에 가입하려면 은행이나 증권사(마트)를 찾아야 해요. 어떤 마트를 찾아도 서울우유ㆍ매일우유ㆍ남양유업의 우유를 살 수 있듯이, 어떤 은행이나 증권사를 찾아도 대부분 내가 원하는 자산 운용사의 펀드에 가입할 수 있답니다.
그러니 펀드에 가입할 때 “은행은 역시 KB국민은행이지.”라거나 “아무래도 삼성증권처럼 대기업 증권사가 내 돈을 잘 불려 주겠지.” 이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어요. KB국민은행이나 삼성증권은 수많은 펀드를 진열해 놓고 판매하는 회사일 뿐, 내가 고르는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는 따로 있으니까요. 그러니 펀드를 고를 때에는 판매하는 회사는 신경 쓰지 말고 어떤 자산 운용사가 지금까지 좋은 기록을 냈고 돈을 잘 불려 왔는지를 살피는 게 중요해요. 
“그럼 내가 지금 사용하는 은행의 인터넷 뱅킹으로도 원하는 펀드에 가입할 수 있겠네요?”라고 물을 수 있는데, 정답입니다! 독자 여러분이 만약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고 인터넷 뱅킹을 한다면, 스마트폰으로 얼마든지 원하는 펀드에 가입할 수 있어요. 앱에서 간접 투자 혹은 펀드 항목을 골라 클릭한 다음 내가 점찍어 놓은 자산 운용사의 펀드에 가입하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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