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이 26일 인근 모항초등 어린이 17명과 함께 전통 방식의 벼 가을걷이 체험을 했다. 홍예빈 어린이는 “천리포수목원에서 3년 동안 농사 체험을 하며 매일 먹는 밥 한 공기에 담긴 농부의 수고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쌀 한 톨을 얻기 위해서는 무려 88번의 농부의 손길이 닿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지난 18일은 ‘세계 식량의 날’. 벼 수확철을 맞아 쌀의 효능과 종류, 쌀의 미래를 짚어본다. 그 옛날 백성들의 식량이었던 ‘보리’이야기도 전한다. 

 

벼베기 체험
벼베기 체험
태안 천리포수목원의 가을걷이
태안 천리포수목원의 가을걷이

 

△언제 쌀밥 먹었나?
쌀은 부족국가 시대부터 먹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삼국 시대 들어서는 농기구가 보급되면서 벼 생산 능력이 높아졌다. 쌀에는 비타민 B1, B2, E 등이 함유돼 있어 우리 몸의 영양 균형을 맞추는 데 제격이다. 철분과 칼슘 성분도 포함돼 뼈와 관련된 질병을 예방하는데에도 효능이 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1세기 초 고구려 대무신왕 때 ‘솥에 밥을 짓는다’는 기록이 나온다. 
 
△쌀의 날 VS 세계 식량의 날
우리가 먹는 밥은 벼의 씨앗이다. 쌀‘미(米)’ 자를 풀어보면 ‘팔(八) + 십(十) + 八(팔)’자로 이뤄져 있다. 88번의 농부의 손길이 닿아야 쌀 한 톨을 얻을 수 있다는 뜻. 그래서 ‘쌀의 날’이 8월 18일이다. 10월 16일이‘세계 식량의 날(식량주권의 날)’인 것도 사연이 있다.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는 1945년 10월 16일 창설됐다. 
이탈리아 로마에 본부를 둔 세계식량기구는 최근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과 대비해 2℃ 상승하면 전 세계 기아 인구가 2억 명 가까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세계 영양부족 인구는 약 8억 1000만 명 수준이다. 세계 인구 10명 가운데 1명이 식량 부족을 겪고 있다.

△쌀의 중요성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쌀소비량은 계속 줄고 있다. 30년 전인 1990년에는 119.6Kg이었지만 지난해에는 57.7Kg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100g을 한공기로 봤을 때 1인당 하루에 한 공기 반 정도의 쌀을 소비하는 것. 최근에 등장한 말이 ‘식량 안보’다. 현재 우리나라는 식량자급률이 50%가 안 된다. 이는 다른 말로 식량자원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한다는 얘기다. 자칫 수출입이 막히는 상황에서는 밀 등 식량 보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은 24% 안팎에 그친다. 쌀을 빼면 전부 수입에 의존한다. 특히 밀은 99% 이상이 수입산이다. 
한편,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에는 전국의 논 면적이 125만ha였는데 지금은 72만~75만ha에 그치고 있다.

△쌀의 종류
경기도 이천쌀이란 품종은 없다. 단지 이천은 산지일 뿐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조사에 따르면 단일품종쌀 가운데 가장 많은 건 아키바레로, 26.1%이다. 그 뒤로 신동진, 오대쌀, 고시히카리, 일품쌀, 삼광 등의 순이다. 국내의 8개 대표 쌀 품종은 경기 해들, 강원 오대, 충북 참드림, 충남 삼광, 경북 일품, 경남 영호진미, 전북 신동진, 전남 새일미 등이 꼽힌다. 신동진은 재배면적 기준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많다. 고시히카리는 일본에서 개발한 품종이다. 고시는 옛날 일본에 존재하던 나라 이름, 히카리는 빛이다. 
참고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쌀의 60% 이상은 혼합미다. 쉽게 말해 여러 개의 품종을 섞은 것이다. 혼합미가 많은 이유는 가격이 싸기 때문. 수확한 지 오래된 묵은쌀을 섞는 경우가 많다. 

△맛있는 쌀 고르는 법
밥알이 탱글탱글하고, 씹히는 식감이 좋으며, 찰기가 있으며, 밥으로 지었을 때 윤기가 많이 도는 쌀. 이러한 쌀의 맛을 결정하는 요인은 몇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단백질 함량. 질소비료를 많이 쓰면 이 함량이 많아진다. 단백질이 많을수록 쌀이 딱딱해져서 맛이 없어진다. 두 번째는 완전미 비율이다. 즉, 쌀알이 깨지지 않는 등 온전한 모습을 유지한 게 많을수록 맛이 좋다. 쌀을 찧는 도정 일자도 중요하다. 한마디로 수확한 지 얼마 안 된 쌀을 갓 도정한 햅쌀이 맛있다. 이물질이 없고 광택이 나면서 투명하고 깨끗하면 좋은 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보리는?

보리
보리

 

보리는 볏과 식물로, 줄기는 속이 비어 둥그스름하다. 가장 오래된 작물 가운데 하나로, ‘대맥’이라고 한다. 보리쌀로만 밥을 지은 꽁보리밥은 근기(음식이 차지거나 영양이 풍부하여 먹은 뒤 오랫동안 든든한 기운)가 없고 섬유소가 많아 방귀가 나오기 쉽다. 보리는 쓰임새가 많다. 밥은 물론이고 죽, 떡, 된장, 보리차, 빵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옛날 우리 속담 중에 ‘보릿고개가 태산보다 높다’가 있다. 한 해 동안 농사를 지은 식량으로 다음 해 보리가 날 때까지 견디기가 어려움을 빗대어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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