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코펜·시트룰린 성분, 면연력 높여주고 혈액 순환 도와

입추(8월 7일)가 코앞이지만 연일 30℃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이때 가장 많이 찾는 게 수박이다. 이 과일채소는 수분이 90% 이상 차지한다. 요즘 같은 더운 날씨에 한입 베어 물면 갈증이 풀리고 땀도 싹 달아난다. 수박은 어떤 유통 과정을 거쳐 팔릴까? 수박 종류와 지역 대표 수박, 수박 고르는 법 등을 다룬다.
/서원극 기자 [email protected]ㆍ편집=이현순 기자  

△수박의 유래
수박의 고향은 아프리카다. 약 5000년 전 먹기 시작했으며, 4000년 전 고대 이집트인이 달콤한 수박을 디저트로 먹었다는 기록이 벽화에 남아 있다. 최근에는 북동아프리카 수단의 ‘코도판 멜론’이 지금의 수박과 가깝다는 것을 확인하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씁쓸한 맛이 없고 과육이 있으며 속은 흰색이다. 수박은 수과(水瓜)ㆍ서과(西瓜)로도 불린다. 서과는 서쪽에서 들어온 과일이라는 뜻. 우리나라에는 허균이 1611년에 쓴 ‘도문대작’에 고려 시대 때 홍다구(1244~1291)가 개성에 처음 수박을 심었다는 기록이 있다.  

△수박의 효능
수박은 90% 이상이 물이다. 여기에 칼륨ㆍ마그네슘, 포도당과 과당이 함유돼 땀을 많이 흘려 지친 몸의 피로를 풀어준다. 수박의 빨간색을 띠는 ‘라이코펜’성분은 항산화 작용을 해 면역력을 높여준다. 토마토의 1.5배 이상이다. 수박껍질, 특히 하얀 속껍질에는 ‘시트롤린’성분이 많아 혈액순환을 돕는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수박 한 쪽이 약 100g이므로 하루에 6쪽이면 일일 권장량에 해당하는 라이코펜과 시트룰린을 섭취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맛있는 수박 선별법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수박을 맛보는 건 천사들의 음식을 아는 것과 같다.”고 칭송했다. 
신선하고 맛있는 수박을 고르는 법은 너무나도 많다. 우선 겉모양이다. 껍질에 윤기가 나고, 검은 줄무늬가 끊김없이 선명하고 고르며, 색이 짙은 게 좋다. 수박은 꼭지부터 수분이 마른다. 따라서 꼭지가 녹색을 띠고 싱싱해야 하며, 곧은 T자 모양이 좋다. 손으로 두드렸을 때 ‘통통’하는 경쾌한 소리가 나면 십중팔구 잘 익은 수박이다. 줄기 반대편의 배꼽 크기가 작은 게 더 알차고 맛도 달다. 즉, 배꼽이 작으면 황대(노란 부분) 역시 작아 그 만큼 당도가 높을 확률이 크다. 반면에 길쭉하거나 둥근 수박의 맛 차이는 거의 없다. 
간혹 칼로 자른 수박 과육에 하트 모양의 줄무늬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수박 씨가 맺히는 자리에 생기는‘태좌’다. 바이러스가 아니므로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수박은 과일?
수박(water melon)은 ‘박과의 한해살이 덩굴풀’이다. 하지만 수박은 참외와 마찬가지로 과일이 아니다. 과일은 나무를 가꾸어 얻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열매다. 하지만 수박은 풀에서 얻는다. 과일처럼 섭취하는 채소를 이르는 말로는 ‘과채류(과일채소)’가 있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도 과채류로 수박과 참외, 토마토 등을 들고 있다. 

△유명 산지 수박은?
전국에 가장 먼저 출하되는 수박은 경남 함안 지역의 함안 수박이다. 이어 충북 음성군에서 나온다. 대소수박, 맹동수박 등이 대표적이다. 충남 부여군의 굿뜨래 수박은 껍질이 얇고 아삭하다. 전국 생산량의 8%를 차지한다. 경북 봉화군의 청량산 재산수박은 해발 400~500m의 마사토에서 재배된다. 많은 일조량으로 과육이 단단하다. 8월에는 강원도 양구산 수박이 출하시기를 맞는다. 전북의 고창 수박도 이맘때 선보인다. 노지 수박의 대명사는 충북 단양군의 ‘어상천수박’. 일교차가 큰 석회암지대 황토밭에서 자라 색이 선명하고 맛과 향이 뛰어나다. 껍질이 얇고 씨도 적다. 광주 무등산 수박은 시중에서 흔히 보기 어렵다. 높은 산기슭에서 재배되는 순 재래종 수박으로, 크기가 일반 수박의 두 배를 넘는다. 무거울수록 판매 금액이 높다.
수박은 보통 산지나 농산물산지유통센터 등에서 3차례에 걸친 ‘비파괴 당도 검사’를 거치고 마트 등에 들어와 또 한 번 ‘파괴 당도 검사’를 거친다. 1000개 중 20개 이상이 검사 대상이다. 최근에는 당도가 11브릭스(Brix) 이상인 수박만 상품화시켜 판매한다. 마트 직원에게 맛있는 수박을 골라달라고 부탁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수박 종류
가장 흔한 수박은 줄무늬가 있는 초록색 수박이다. 빨간 과육에 검은 씨가 들어 있다. 요즘엔 당도를 조금 높인 씨없는 수박도 많이 나온다. 흑피수박(흑미수박)은 껍질의 색이 짙어 검은 줄무늬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일반 수박보다 껍질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은데다 씨가 적어 인기가 좋다. 속은 빨갛거나 노란색을 띤다. 망고수박도 있다. 과육이 망고처럼 노란색을 띤다. 애플수박은 900g 안팎이다. 일반 수박보다 작고 껍질이 얇다. 땅이 아닌 공중에 매달린 상태로 재배된다. 사과처럼 깎아 먹을 수 있어 특히 1인 가구에 인기가 높다.
베개 수박도 새로운 품종 중 하나다. 일반 수박과 달리 모양이 길쭉하다. 좁은 공간에 보관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수박 관련 속담>
수박 관련 속담 중‘되는 집안은 가지나무에 수박 열린다’가 있다. 일이 잘되려고 하면 뭘 해도 잘된다는 뜻이다. 반면에 ‘수박 먹다 이 빠진다’는 운이 나쁘면 대단하지도 않은 일을 하다가도 큰 해를 당한다는 뜻이다. ‘서과외지’는 수박(서과) 겉핥기(외지)란 말. 이는 수박 속의 오묘한 맛을 모른다는 뜻이다.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되나’는 속담도 있다. 본질은 바뀔 수 없다는 뜻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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