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대성동·함안 말이산 등 7곳 도전··· 세계유산위원회, 6월 러시아 카잔서 결정

가야는 흔히‘철의 왕국’으로 알려졌다. 이 가야의 뛰어난 문화 수준을 증명하는 ‘가야고분군’(Gaya Tumuli)이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유산에 등재될 수 있을까? 세계유산위원회는 6월 19~30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게 될 제45차 회의를 통해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를 결정한다. 가야고분군 7곳과 함께 우리 역사에서 잊혀진 가야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가야는 어떤 나라?
가야는 기원전 1세기 한반도 남부지방에서 시작돼 562년 대가야 멸망에 이르기까지 600여 년에 걸쳐 번성했다고 알려져 있다. 가야의 건국 신화는 두 가지가 전해온다. 하나는 “하늘신 이비가와 가야산신 정견모주 사이에서 태어난 두 형제 가운데 형은 대가야 시조인 이진아시왕이 되고 동생은 금관가야의 시조인 수로왕이 되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황금알 6개가 깨져 동자 6명이 됐는데, 가장 먼저 깨어난 동자가 금관가야의 수로왕이 되었고 나머지 다섯 동자는 다섯 가야의 왕이 됐다.”는 것이다. 
초기에는 금관가야, 후기에는 대가야를 중심으로 여러 국가로 나뉜 바람에 통일왕국을 건설하지 못했다. 대가야는 그러나 쇠(철)를 바탕으로 한 무력을 내세워 562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때까지 경남 서남부와 호남 동부 일대를 아우르는 큰 세력을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대가야를 정복한 신라가 지배층을 다른 지역으로 흩어져 살게 했고, 사료를 제대로 남겨 두지 않았다. 그 때문에 대가야 역사는 무덤 속에 묻혔다. 삼국사기‘고령군조’에는 “대가야국은 이진아시왕으로부터 도설지왕에 이르기까지 16대 520년간이었다”고 기록돼 있다.

◇가야고분군은?

말이산고분군과 벚꽃
말이산고분군과 벚꽃
합천의 옥전고분군
합천의 옥전고분군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32호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32호
김해 대성동 고분군
김해 대성동 고분군
교동 고분군
교동 고분군

 

가야가 남긴 고분(고대에 만들어진 무덤)은 수십만기(고분군 기준 780곳)에 달한다. 그중 등재를 추진하는 고분군은 모두 7곳. 김해 대성동 고분군(경남), 함안 말이산 고분군(경남), 합천 옥전 고분군(경남), 고성 송학동 고분군(경남), 창녕 교동ㆍ송현동 고분군(경남), 고령 지산동 고분군(경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전북)이다. 행정구역별로는 경상남도 5곳, 경북 1곳, 전북 1곳이다. 먼저 대성동 고분군은 금관가야 최고 지배계층 묘역으로 1990년에 발굴됐다. 말이산(해발 40~70m) 고분군은 순장 제도를 잘 드러낸다. 순장은 지도자가 죽은 다음에도 그 지위를 누리며 살기를 기원하며 다른 사람을 같이 묻는 것을 말한다. 옥전 고분군은 황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지역에 자리한다. 후기 가야인 다라국을 대표하는 무덤이다. 일본과 중국은 물론 서역 교류를 증명한다. 지산동 고분군은 가야고분군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대가야의 왕과 왕족 그리고 귀족들이 묻힌 신성 구역으로, 대가야 국가의 융성을 무언으로 보여주는 대표 유적이다. 이곳 대가야박물관에서는 대가야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송학동 고분군은 봉분 하나에 여러 기를 다양한 크기로 순차적으로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이 고분은 고성이 소가야의 중심이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교동ㆍ송현동 고분군은 화려한 장식 마구와 금동관 등이 출토됐으며,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에서는 중국계ㆍ백제계 유물이 나왔다. 

◇국내 16번째 세계유산 될까?
유네스코는 현재 세계 167개 나라 1154건의 세계유산을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1950년대 이집트 댐의 건설로 위기에 처한 누비아 유적의 중심인 ‘아부 심벨 사원’보호를 계기로 1972년 세계유산협약이 채택됐다. 이후 세계유산위원회는 매년 6~7월 사이에 위원회를 열어 신규 세계유산을 최종 결정한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모두 15건이 등재됐다. 구체적으로 △석굴암과 불국사 △조선왕릉 △한국의 서원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경주역사유적지구 △한국의 갯벌 △고창ㆍ화순ㆍ강화 고인돌 유적 △남한산성 △백제역사유적지구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 △수원화성 △종묘 △창덕궁 △해인사장경판전이다. 가야고분군이 이번에 등재되면 16번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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