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러움은 압력과 마찰력 영향··· 얼음 표면 영하 7℃ 일 때 가장 미끄러워

 

며칠간 전국에 한파주의보와 대설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추위가 기승을 부렸다. 눈이나 비가 온 뒤 온도가 빠르게 내려가면 도로 곳곳이 얼어붙어 엉덩방아를 찧기 십상이다. 빙판길에서는 왜 잘 미끄러질까? 눈이나 빙판길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얼음과 빙판에 대한 여러 궁금증을 Q&A로 풀어보자.

 

Q. 얼음이란?
A. 얼음은 한마디로 물이 얼어 고체가 된 것이다. 자연에서의 얼음은 온도가 0℃ 이하로 떨어질 때 만들어진다. 눈 또는 우박처럼 하늘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성애ㆍ서리ㆍ고드름처럼 지상에서 생기는 것도 있다. 이 얼음 결정은 수소 결합에 의해 연결된 물 분자로 구성되어 있다.

 

녹고 있는 빙산

Q. 얼음이 물에 뜨는 이유는?
A. 호수의 얼음은 물 위에 뜬다. 그 이유는 물보다 가볍기 때문이다. 과학적인 표현을 빌리자면 얼음은 물보다 밀도가 작아 물 위에 뜨는 것. 바닷물의 밀도는 1.03g/㎤, 얼음 밀도는 0.92g/㎤이다. 즉, 같은 무게의 둘을 비교하면 얼음의 부피가 물보다 9%가량 큰 셈이다. 그래서 얼음의 91%는 물에 잠기고 9%만 물 밖에 나와 있게 된다. 우리가 말하는 ‘빙산의 일각’이란 표현에서 일각은 전체의 10분의 1이 조금 안 되는 양이다.

Q. 얼음의 부피가 증가하는 이유?
A. 물이 얼면서 부피가 증가하는 이유는 물을 이루는 알갱이의 배열이 변하기 때문이다. 즉, 물이 얼면 물 알갱이들은 중간이 빈 육각 모양을 이루게 된다. 이에 따라 액체 상태인 물보다 고체 상태인 얼음의 부피가 더 커지는 것이다. 그 반대로 얼음이 물로 되면 이 구조가 깨져서 자유로워진 물 알갱이가 육각 구조의 빈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어 부피가 줄게 된다.

 

빙판 위의 선수들
빙판 위의 선수들

Q. 빙판이 미끄러운 이유?
A. 얼음을 미끄러져 나갈 수 있는 것은 ‘압력’과 ‘마찰력’때문이다. 다시 말해 압력이 높아지면 녹는점이 낮아지고, 압력이 강하면 영하에서도 얼음이 물로 녹아 미끄러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일반 신발을 신어도 빙판에서 미끄러지는 현상에 대해서는 잘 설명이 되지 않는다. 영국 과학자 마이클 패러데이는 1849년 얼음 벽돌 실험을 통해 얼음 표면에 물이 존재한다는 주장을 폈고, 벽돌 실험(얼음 벽돌 두 장을 붙이면 표면의 물이 얼어붙으면서 딱 붙는다)을 통해 증명했다. 냉동실에서 막 꺼낸 얼음에 혀끝을 살짝 갖다 대면 달라붙는 것도 비슷한 현상이다. 
최근에는 얼음 내부의 물 분자에 비해 표면 물 분자의 결합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 때문에 영하의 온도에서 얼음 표면에 얇은 물이 존재할 수 있게 된다. 

Q. 얼음이 뿌옇게 보이는 이유?
A. 얼음은 물처럼 무색이고 투명하다. 그런데 가운데는 왜 뿌옇게 보일까? 그 이유는 물속의 공기 때문이다. 물이 얼면서 물속에 녹아 있던 공기가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고 공간을 이루게 되는 것. 여기에 빛이 통과하면서 얼음이 뿌옇게 보이게 된다. 특히 물이 바깥쪽부터 얼면서 공기들이 가운데에 몰리게 되므로 얼음의 중간 부분은 더 뿌옇게 보인다.

Q. 빙판길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면?
A. 빙판길에서 넘어져 다치지 않으려면 펭귄처럼 걸으면 된다. 펭귄은 평소 평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팔을 느슨하게 펴고, 발끝이 아닌 발바닥 전체로 몸을 지탱해 천천히 걷는다. 또 걸을 때 몸을 조금 앞으로 기울인다. 이렇게 하면 걷는 내내 균형감각이 유지될 수 있다. 
한편, 얼음이 가장 미끄러운 온도는 영하 7℃이다. 즉, 얼음 표면이 영하 7℃일 때 마찰력이 가장 낮다. 반면에 영하 40℃ 아래로 내려가면 미끄러움은 거의 사라지고 표면이 까끌해진다.

빙판
빙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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