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특히 9월은‘독서의 달’이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책을 읽기에 좋은 때여서다. 때맞춰 각종 국내 아동문학상을 받은 어린이책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왔다. 그뿐 아니다. 어린이들의 정서와 교양을 살찌울 수준 높은 창작동화도 나란히 선보였다. 문학상 수상작과 창작동화로 나눠 소개한다.

◇ 아동문학상 수상작

오늘부터 배프! 베프

‘오늘부터 배프! 베프!’(지안 글ㆍ김성라 그림ㆍ문학동네)는 아동급식카드를 소재로 한 동화다. 제22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을 받았다. 급식카드를 처음 쓰게 된 주인공 서진이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리되, ‘가난’이라는 틀 아래 가두지 않고 학교ㆍ집ㆍ친구들 사이에서 어린이가 느끼는 다양한 감정의 결을 씩씩한 문장으로 그려내 눈길을 끈다. 특히 가난하지만 작은 것도 친구와 나누고 싶은 순수한 마음을 따뜻하게 그려내 감동을 준다. 베프는 ‘가장 친한 친구’라는 뜻이다. 

몬스터 차일드

 

‘몬스터 차일드’(이재문 글ㆍ김지인 그림ㆍ사계절)는 가상의 질병인 ‘몬스터 차일드 증후군’을 소재로 한 판타지 동화다. 유난히 남의 눈치를 보던 어린이에게서 돌연변이 유전자가 활성화되면서 온몸이 털로 덮이고, 괴력이 생긴다. 털북숭이 괴물로 변하는 주인공들은 사회적 위협으로 경계 대상이 된다. 차별과 편견에 맞서 ‘나’와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려는 몬스터 차일드들의 모험, 연대와 성장이 독자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제1회 사계절 어린이문학상을 받았다.

귀신 사냥꾼이 간다

‘귀신 사냥꾼이 간다’(천능금 글ㆍ전명진 그림ㆍ비룡소)는 어린이 심사위원 100명이 직접 최고 작품으로 뽑은 호러 판타지 동화이자 제9회 스토리킹 수상작이다. 우리 민담설화 속 요괴 서사를 모티프로 삼아 귀신 사냥꾼 해주와 귀신 보는 아이 태주 등이 벌이는 어린이판 고스트버스터즈다. 저승에 가지 못한 혼이 담긴 귀물을 모아놓은 요괴 박물관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을 해결하는 귀신 사냥단의 통쾌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사람은 하루에 6만 가지의 생각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 생각 중 정말 쓸모가 있는 생각은 얼마나 될까?‘길 잃은 생각 의사를 위한 생각 속 응급 구조법’(권태윤 글ㆍ김미진 그림ㆍ고래가숨쉬는도서관)은 ‘생각 의사’라는 독특한 직업을 등장시킨 판타지다. ‘생각 의사’아로 씨에게 어느 날 뒤죽박죽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룽룽이 찾아오면서 엄청난 모험과 추격전이 시작된다. 제8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동화 부문 수상작이다.

좋아, 하는
좋아, 하는

 

‘좋아, 하는’(김화요 글ㆍ한지선 그림ㆍ대교북스주니어)은 제28회 눈높이 아동문학상 당선작이다. 어린이들에게 용기를 갖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사춘기로 접어드는 어린이의 감수성과 심리 정서적 현실 추적을 밀도있게 담아냈다.

 

◇새로 나온 창작 동화

하트 마스크
하트 마스크

‘하트 마스크’(김경구 글ㆍ정은선 그림ㆍ가문비어린이)는 지금 시기에 딱 어울리는 맞춤형 동화다. 책 제목처럼 소윤이ㆍ성민이ㆍ다연이 등 코로나19를 이겨내는 슬기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다. 동화를 읽으면서 코로나19의 생활수칙을 자연스레 깨우칠 수 있는 것도 이 책이 지닌 장점 중 하나이다. ‘절교 가위’(신은영 글ㆍ김현주 그림ㆍ마루비)는 친구 관계를 주제로 한 창작 동화. 사람과의 관계는 가위로 싹둑 자르듯 끊기보다는 넓은 마음으로 품어주고 다 같이 함께하는 것이 중요함을 독자들에게 일깨운다. 

 

‘연필 따먹기 법칙’(유순희 글ㆍ최정인 그림ㆍ반달서재)은 ‘지우개 따먹기 법칙’에 이은 작가의 신작이다. 연필 따먹기 놀이를 하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또 이해하게 되는 주인공(예준ㆍ수찬ㆍ해나)의 이야기를 유쾌한 에피소드로 엮었다. 생동감 있는 캐릭터들과 곳곳의 유머러스한 장치들이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요술 고양이의 주문, 얌 야옹야옹 양’(김민정 지음ㆍ박지윤 그림ㆍ문학과지성사)은 신세를 꼭 갚고 싶은 능청스런 고양이와 자기 소원이 뭔지 잘 모르는 하루의 유쾌하고 따뜻한 마음을 잘 녹여냈다. 소원을 이루는 과정에서 생기는 해프닝을 해결해 가는 과정이 어수룩하면서도 따뜻하다. 

‘콩닥콩닥, 함박꽃’(신원미 글ㆍ차상미 그림ㆍ머스트비)은 초등학교 4학년인 주인공 함박꽃이 1976년 시끌벅적한 교실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새마을 청소와 도시락 검사, 소독차가 있었던 당시의 모습은 물론이고 친구들의 찐한 우정 이야기가 아주 흥미롭게 펼쳐진다.

‘이우 왕자’(김바다 글ㆍ허구 그림ㆍ도토리숲)는 조선의 마지막 왕자인 이우의 이야기를 그린다. 고종의 손자이자 조선의 마지막 왕자인 이우가 조선에 남은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이야기가 일제 강점기의 아픈 역사와 맞물려 가슴을 울린다. 여기에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에 대한 정보를 담아 역사 의식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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