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구례군 생태학습장에서 촬영한 반달가슴곰./환경부 제공
전남 구례군 생태학습장에서 촬영한 반달가슴곰./환경부 제공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이 2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이 26일 서울 센트럴플레이스에서 반달가슴곰 복원 성과와 정책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간담회를 열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반달가슴곰 복원은 한반도 생태축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2004년 러시아에서 들여온 6마리를 지리산에 풀어놓으면서 시작됐다. 당시에는 그러나 야생 반달가슴곰 멸종 상태가 아니었다. 1996년 환경부 조사에서 서식 흔적이 발견됐고, 2000년엔 야생의 곰이 영상에 찍히기도 했다. 다만, 유전적으로 건강하고 꾸준한 번식은 어려울 정도로 수가 줄어 있었다. 이에 따라 반달가슴곰 보호와 복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2001~2004년 시범사업을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사업 시작 때 목표는 ‘최소 존속 개체군’인 50마리였다. 그런데 현재 80여 마리가 야생에서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9년 야생에서 처음 새끼가 태어난 이후 해마다 출산이 이뤄졌으며, 2004년 처음 방사된 곰의 ‘증손주’(4세대)까지 태어난 상황이다. 서식지 역시 지리산을 넘어 덕유산 일대까지 넓어졌다. 학계에서는 지리산 권역의 적정 개체수를 56~78마리 정도로 본다.
이에 따라 ‘야생 곰’의 존재를 인정하고 공존 방안을 찾아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해진 규칙만 지키면 반달가슴곰을 맞닥뜨리거나 야생의 곰이 위협될일은 잘 없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반달가슴곰이 등산로 반경 20m까지 다가와 머문 비율은 0.8%에 그친다. 반면에 500m 이상 떨어져 활동한 경우는 89%나 됐다. 반달가슴곰을 멀리서 발견하면 시선을 피하거나 등을 돌리지 말고 곧바로 자리를 피한다. 가까운 곳에서 마주치면 촬영하거나 먹이를 주지 말고 역시 물러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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