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미술관, 코로나19에서 영감받은 작가들의 작품 선보여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은 인간의 욕심에서 비롯된 인류의 재앙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미술관 나들이 숫자는 절반 이상 줄었다. 이런 가운데 전국의 미술관에서 팬데믹의 깊은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어 관심을 끈다. 코로나19에서 영감을 받은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해보자.
 

서울의 덕수궁 정원이 다양한 장르의 미술과 만나 색다른 공간으로 꾸며졌다. 국립현대미술관과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가 ‘덕수궁 프로젝트 2021: 상상의 정원’을 11월 28일까지 덕수궁 야외에서 개최한다. 현대미술가 등 모두 9개 팀이 참여했다. 작가들은 자연과 문화에 대한 인간의 가치관이 드러난 정원(만들어진 자연, 제2의 자연)을 통해 덕수궁의 역사를 돌아보고 동시대 정원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생각한다.

김명범의 ‘원’
김명범의 ‘원’

김명범의 ‘원’은 사슴을 스테인리스스틸로 주조한 작품. 이질적인 동물(몸체)과 식물(뿔)이 신비롭게 합체된 사슴은 낯설고 환상적인 느낌을 줘 주변 풍경을 새롭게 발견하게 한다. 
올해 11회째인 서울미디어시티비에날레는 ‘하루하루 탈출한다’라는 주제로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11월 21일까지 마련된다. 국내외 작가 41팀의 작품 58점이 나왔다. 특히 팬데믹으로 우울한 시대 풍경을 담아내는 작품이 많다. 코로나19 유행 시작 당시 중국 우한에 살던 리랴오는 손바닥 위에 올린 긴 나무 장대의 균형을 잡으며 봉쇄령이 내려진 우한 거리 곳곳을 누비는 퍼포먼스를 기록한 비디오 작품을 보여준다. 

박수이 '싹이나다'
박수이 '싹이나다'

수원시립미술관은 참여 예술 프로젝트 ‘자연속으로’2부를 12월 11일까지 어린이생태미술체험관에서 연다. ‘자연 속 이야기’와 ‘자연의 움직임’을 찾아보는 관람객 참여 프로젝트다. 설치미술가 김이박, 섬유예술가 박수이, 바이오아티스트 안효주가 참여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에서는 ‘미술원, 우리와 우리 사이’가 11월 21일까지 열리고 있다. 작가 13명의 작품 87점과 함께 인간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고정관념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박지혜 작가는 기둥 위에 올린 비둘기 조각을 통해 평화의 상징이었던 비둘기가 혐오의 대상이 된 것을 둘러싼 인간의 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박용화 '거짓과 진실의 경계'
박용화 '거짓과 진실의 경계'

박용화는 동물원에서 관찰한 인공적인 자연과 동물의 모습을 유화 ‘거짓과 진실의 경계’로 보여준다. 늠름한 호랑이가 우리 속에 그려진 풍경 그림 앞을 어슬렁거리는 모습은 거짓과 진실 사이를 보여준다. 송성진 작가의 ‘다시 살…일요일’은 흙으로 만든 돼지에 씨앗을 심어서 자연의 폐해와 순환을 노래했다. 김이박의 ‘사물의 정원-청주’는 미술관 근처에서 모은 화분과 사물을 이용해 만들었다. 
울산대학교 김세원 교수는 24일까지 용인 마가미술관에서 ‘한국의 100년 성당’사진전을 마련한다. 1892년 세워진 서울 중림동 약현성당 등 35점으로 채워졌다.

완주 '되재성당'
완주 '되재성당'

우리나라 최초의 한옥 성당인 전북 완주군 되재성당 등의 작품을 보며 신앙 선조들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한편, 제주관광공사는 26일까지 탐라문화광장 일대에 미디어아트 전시 ‘산지에 색을 입히다. 컬러풀 산지’를 진행한다.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의 휴식과 힐링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한라산 아트워크
한라산 아트워크

제주다움을 반영한 15m 높이의 한라산과 그 주변을 둘러싼 오름을 형상화한 대형 아트워크는 제주의 모진 바람과 비에도 견딜 수 있는 그물과 한지를 활용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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