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꽃의 여왕은 ‘연’이다. 8월 말까지가 연꽃과 수련 감상의 적기다. 그에 맞춰 10만 평에 달하는 동양 최대의 백련 자생지인 회산백련지(전남 무안군)에서는 22일까지 비대면 온라인 축제가 열린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9월 말까지 ‘열대 수련’전시회를 열며, 국립세종수목원도 워터바나나 등을 다음 달 5일까지 전시한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수생식물은 연과 수련만이 아니다. 전국의 연꽃 자생지를 찾으면 눈여겨봐야 수생식물이 더 있다. ‘벌레잡는 식물’인 식충식물과 함께 소개한다.
/서원극 기자 [email protected]

△수생식물
마름, 생이가래, 자라풀, 물옥잠, 개구리밥, 참통발…. 물에서 자라는 수생식물들이다. 생육형에 따라 뿌리를 땅속에 박고 사는 수생식물과 물속에 떠다니는 부유성으로 나뉜다. 뿌리를 박고 사는 식물은 다시 정수성ㆍ부엽성ㆍ침수성으로, 물에 뜨는 식물은 부엽성 식물로 구분된다.

자라풀
워터바나나
부레옥잠

국립세종식물원에서는 국내 최초로 워터바나나가 꽃을 피웠다. 바나나 나무와 닮았지만 습지나 얕은 물 속에서 자란다. 원산지는 마다가스카르. 
경북 달성군 송해공원 생태연못에는 열대성 식물인 빅토리아수련(아마존 빅토리아수련)이 이색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잎 지름이 2m까지 자라는 이 수련은 부력이 커 어린이 한 명이 올라가도 가라앉지 않는다. 특히 2일째 핀 꽃은 빅토리아여왕의 왕관과 닮았다고 개화 과정을 ‘대관식’이라고 한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가시연꽃은 이름처럼 잎과 줄기, 꽃받침에도 가시가 나 있다. 시흥 관곡지나 양평 세미원 등 연꽃 명소를 방문하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노랑어리연꽃도 지금이 제철이다. 다섯 갈래로 갈라진 꽃부리의 가장자리에 털이 잔뜩 달려 있다. 어리연꽃은 노랑어리연꽃보다 꽃 크기가 더 작다.
부레옥잠은 여섯 장이다. 그중 가운데 꽃잎에 보라색 줄무늬와 둥근 모양의 노란색 큰 점이 있다. 잎줄기는 부풀어 있는데, 물에 잘 뜨게 하는 장치다. 마름은 지름 1cm 정도의 수생식물. 흰빛 또는 붉은빛이 도는 꽃이 잎겨드랑이에 달린다. 역시 부레옥잠처럼 줄기 중간에 물에 뜨는 장치가 있다. 가래는 이맘때 잎겨드랑이에서 꽃대가 나와 황록색 꽃이 이삭꽃차례로 달린다. 네가래는 네잎 클로버처럼 작은 잎이 4개씩 달린 것이다. 잎이 자라 모양으로 생긴 자라풀도 있다. 꽃은 흰색. 윤기 나는 잎은 표면에 왁스층이 있어서 물방울이 떨어지면 번지지 않고 데구르르 구른다. 
 

△우리는 벌레잡는‘식충식물’
식충식물은 벌레 등을 잡아 이를 소화시켜 양분으로 삼는 식물이다. 사막을 제외한 전 세계에 750여 종이 있다. 먹이를 잡는 방법에 따라 개폐 기구가 있는 포충엽을 가진 식물, 함정에 빠뜨려 사냥하는 포충낭을 가진 식물, 끈적한 점액을 쏴서 잡는 선모를 가진 식물로 나뉜다. 

끈끈이주걱
끈끈이주걱
파리지옥
파리지옥
네펜데스
네펜데스

가장 대표적인 식충식물은 파리지옥. 잎 안쪽에 비늘 모양의 감각모 세 개가 있어 곤충이 닿으면 잎을 오므려 잡아먹는다. 덫을 닫는 시간은 불과 0.3초. 벌레잡이통풀(네펜데스)은 큰 주머니가 달렸다. 곤충들은 이 식물이 뿜어내는 꿀샘에 취해 주머니 안으로 쏙 들어간다. 그 안의 소화액은 미끄러워 절대 빠져나올 수 없다. 그 반면에 0.5 ㎝ 크기의 피그미 끈끈이주걱 잎에는 보들보들한 샘털이 달려 있다. 하루살이 등 작은 벌레를 먹고 살아간다. 끈끈이주걱은 밑부분의 좁은 잎자루 모양새가 밥주걱 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벌레잡이말은 물속을 떠돌면서 물벼룩처럼 작은 플랑크톤을 잡아먹으며 산다. 잎에 감각모가 촘촘히 나 있다. 벌레가 감각모를 두 번 건드릴 때까지 기다리는 파리지옥과 달리 한 번만 건드려도 바로 잎을 닫아 버린다. 쥐방울덩굴은 파리를 통해 번식한다. 고약한 냄새를 뿜어 파리를 유인한 뒤 꽃가루가 있는 방 안에 가둔다. 
모라넨시스라(벌레잡이제비꽃)는 제비꽃을 닮았다. 잎 표면의 점액으로 벌레를 유인해서 잡아먹는데, 보랏빛의 꽃이 매력적이다. 그래서 ‘식충식물의 별종’으로 불린다.
끈끈이귀개는 멸종위기의 희귀 식충식물이다. 끈끈이주걱과 달리 높이 10~30㎝의 줄기가 있으며, 반달 모양 잎에 끈끈한 액체를 내 벌레를 잡는다. 
겐리세아라는 미로처럼 생긴 구조로 벌레를 유인한다. 땅속에 Y자로 갈라진 뿌리잎을 가지고 있는데, 그 안에는 가시털이 거꾸로 나 있다. 따라서 한 번 들어가면 다시 나오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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