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작합니다!
사회자
2024 파리 하계 올림픽에서는 세계 최고의 운동선수들이 메달을 따기 위한 경쟁을 벌였습니다. 그런데 운동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면 병역 특례를 받습니다. 병역 특례는 ‘병역 의무가 있는 사람이 그 의무를 지지 않는 특별한 예’라는 뜻입니다. 병역법에 따르면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기초 군사 훈련과 특기 분야 봉사 활동으로 군 복무를 대신하게 됩니다. 운동선수뿐 아니라 예술가도 일정 기준을 채우면 같은 혜택을 받지요. 이는 체육ㆍ예술 특기자가 꾸준히 경력을 쌓아 국위 선양(나라의 권위나 위세를 널리 떨치게 함)을 하게끔 마련한 제도입니다. 병역 특례가 사실상 군 면제에 가까워 보여서일까요? 관련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찬반 논쟁이 뜨겁습니다. 국가 이미지를 높인 이들에게 마땅히 보상을 해 주어야 한다는 입장과 일부에만 특혜를 주는 형평성에 어긋난 제도이므로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지요. 그러면 각 입장을 대표하는 시민을 만나 의견을 들어 볼까요? 

찬성 유지한
국가 이미지라는 말을 들어 보셨지요? 한 국가의 인지도, 호감도, 신뢰도에 따라 받는 느낌을 말하는데요, 그 나라의 정치적 위상뿐 아니라 관광 산업에도 영향을 미쳐요. 많은 나라가 국가 이미지를 힘써 관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아시다시피 올림픽은 단순한 운동 대회가 아니에요. 세계의 눈과 귀가 쏠리는 만큼 영향력이 대단하지요. 이같이 큰 국제 무대에서 기량을 뽐내 좋은 성적을 내면 나라를 알리는 기회가 돼요. 국위 선양은 군인으로서 나라를 지키는 일 못지않게 국익에 도움이 되는 일이에요. 공로에 보상이 따라야 하지 않을까요? 

반대 손보아
병역 특례가 처음 등장한 때는 1973년이에요. 우리나라가 개발 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던 시기로, 국가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 이런 제도를 마련했지요. 그사이 세월이 50년 넘게 흘렀고, K-문화의 힘으로 나라의 위상도 올라갔어요. 이런 상황에서 특정 분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국위 선양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네요. 더욱이 인구가 가파르게 감소하면서 병역 자원도 함께 줄고 있어요. 안 그래도 병역 자원이 모자라는데 굳이 이 제도를 유지해야 하냐는 지적도 나오지요. 시대가 변했으니 그에 따라 제도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찬성 유지한
체육ㆍ예술 병역 특례는 몇 사람에게만 주어지는데, 병역 자원 문제 때문에 제도를 손봐야 한다고요? 지나친 조치 같아요. 저는 오히려 병역 특례 제도에 장점이 있어서 지금처럼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체육ㆍ예술 분야의 젊은이들에게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효과가 크거든요.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계속 있어 왔고요. 체육ㆍ예술 분야 특기자는 이른 나이에 기량을 꽃피우고는 해요. 경험과 실력을 쌓아야 할 이 중요한 시기를 군 복무로 흘려보내면 너무 아깝잖아요.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손해이고요. 게다가 병역 특례 대상자라고 해도 기초 군사 훈련을 받고, 특기를 활용한 봉사 활동 시간을 채워야 해요. 완전한 군 면제가 아니기에 무조건적 특혜로 보기도 어렵지요.

반대 손보아
젊을 때 군 복무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꾸준히 경력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혜택이라고 봐요. 삶의 기반을 다지는 20대와 30대는 누구에게나 중요한 시기이니까요. 따라서 일부에만 병역 특례를 주는 것은 공정성과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생각해요. 보상은 병역 특례 말고도 훈장이나 상금 등 다른 방법으로 얼마든지 할 수 있는걸요. 그리고 병역 특례는 좋은 성적을 냈을 때 따라오는 결과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됨에도 실제로 그런 경우가 많아요. 병역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하니까요.

 

이제, 마무리합시다!
사회자
두 분의 열띤 토론 잘 들었습니다. 이쯤에서 지금까지 나온 의견을 한눈에 쏙쏙 들어오게 정리해 볼까요?

▷찬성
국가 이미지를 높여 국익에 이바지한 이들에게 마땅히 보상이 따라야 한다.
체육ㆍ예술 특기자에게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효과가 크다. 기량이 한창인 젊을 때 경력을 꾸준히 쌓도록 지원해야 한다. 
병역 특례는 완전한 군 면제가 아니기에 무조건적 특혜로 보기 어렵다.

▷반대
병역 특례는 1970년대에 도입된 제도로, 오늘날 상황과 동떨어져 있다. 시대에 맞게 고쳐야 한다. 
일부에게 병역 특례를 주는 것은 공정성과 형평성에 어긋난다. 
병역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위험이 있다.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누구나 군에 복무할 병역 의무를 집니다. 단, 국가 경쟁력을 위해서 필요에 따라 병역 대신 다른 일을 맡기도 하는데요, 연평균 9200여 명이 전문 연구 요원ㆍ산업 기능 요원ㆍ승선 근무 예비역ㆍ공중 보건 의사 등 병역 특례 요원으로 편입되지요. 그중 체육과 예술계를 합한 특례 요원은 50명가량으로, 다른 분야에 비하면 적은 편이고요. 그런데 유독 논란이 심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과거 일부 운동선수가 병역 특례를 받는 과정에서 꼼수를 쓰면서 여론이 나빠졌기 때문이 아닐까요? 여기에 최근 국익에 이바지한 대중문화 예술인에 대해서도 병역 특례를 주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며 형평성 문제도 불거졌지요. 이렇게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병역 자원까지 줄어들자, 병무청은 병역 특례 제도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번 기회에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개선안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자료 제공=‘초등 독서평설 8월호’(지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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