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오후, 세미는 재주와 다정 또 다른 친구 몇 명과 함께 못 참지 쿠키 가게에 갔다. 세미를 알아본 김수학 아저씨가 반갑게 맞았다. 아저씨는 예쁜 접시와 찻잔을 꺼내 쿠키와 케이크를 차와 함께 정성스레 담아 왔다. 기대에 차서 쿠키와 케이크를 맛본 아이들은 몇 초 동안 말이 없었다. 한참이 지나도 접시에는 쿠키가 여전히 많이 남아 있었고 서로 눈치를 보았다. 그때 가게 안으로 이연산 할머니가 들어오며 세미와 친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반가워요, 세미 친구들이니 내가 다른 쿠키도 맛보여 줄게요. 서비스로!”
아이들은 움찔 놀라며 손사래를 쳤다.
“아, 아니에요. 많이 먹었어요. 세미야, 우린 이만 가 볼게…….”
아이들은 쿠키와 찻값을 계산하고는 서둘러 가게를 빠져나갔다. 이연산 할머니는 아쉬운 얼굴로 아이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쿠키 맛이 이상해서 도망가는 거라고 말할 순 없지. 근데 이러다 가게가 문을 닫으면 어쩌지?’
이연산 할머니는 어두워진 세미의 얼굴을 보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장사가 안돼서 혹시 가게가 문 닫을까 봐 걱정인 거야? 그런데 괜찮아.”
할머니가 무조건 안심시키려는 것 같아 세미는 속이 상했다.
“할머니, 제가 어려도 그런 것쯤은 알아요. 물건이 팔려야 돈이 들어오고, 김수학 아저씨 월급도 줄 수 있고요. 그런데 손님이 이렇게 없는데 또 매번 저한테 공짜로 간식을 주시니,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은 거 아닌가요?”
“진짜 걱정할 필요 없어. 이 가게에서 들어오는 수입은 거의 없지만, 이자를 받고 있단다.”
“이자요? 은행에서 주는 이자 말이에요?”
“맞아. 그것도 복리 이자를 받기 때문에 그걸로 수학 군의 월급도 주고, 우리 생활비로도 쓰는 거야.”
세미는 이자와 이율이라는 단어는 들어 봤지만 정확히 그것이 뭔지는 알지 못했다.
“은행에 돈을 맡기면 그 돈에 이자가 붙어 나오는 건 알고 있지? 이때 원금에 붙은 이자의 비율을 ‘이율’이라고 해. 예를 들어 1년짜리 정기 예금의 이율이 10%라면 100만 원을 맡겼을 때 이자는 얼마가 붙을까?”
“100만 원의 10%면 10만 원이요. 그런데 아까 할머니가 말씀하신 ‘복리’라는 건 뭐예요?”
“은행에서 이자를 더해 주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어. 단리와 복리. ‘단리’란 저금한 금액에 똑같은 이율로 이자를 주는 방식이야. 반면에 ‘복리’란 저금한 금액에 이자를 주는 것은 물론, 그 이자에도 다시 이자를 주는 방식을 말한단다.”
할머니는 카페 유리창에 사인펜으로 표를 그리기 시작했다.
“세미가 은행에 가서 예금한다고 하면 은행 직원이 이렇게 물어볼 거야. ‘단리로 하실 건가요, 복리로 하실 건가요?’라고.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좋은 걸로요? 아니면, 은행원분 마음대로요.”
“나라면 복리를 선택할 거란다. 왜 그런지 한번 비교해 볼까?”
할머니가 표를 가리키며 설명을 이어 나갔다.
“만약 세미가 10만 원을 연 10%의 이율로 은행에 저금해서 5년 후에 찾기로 했다고 치자. 단리로 했을 경우 10만 원은 5년 후에 15만 원이 되어 있지만, 복리로 했을 때는 16만 1,051원이 되어 있지?”

“왜 이렇게 차이가 나요?”
“이건 일종의 수열이란다. ‘수열’은 일정한 규칙에 따라 수를 배열한 걸 말해. ‘단리’는 매년 같은 금액이 배열돼 있지. 첫해는 원금 10만 원의 이자 1만 원을 더해 11만 원이고, 이듬해에도 원금 10만 원의 이자 1만 원을 더해 12만 원이란다. 처음 저축한 10만 원만 가지고 이자를 계산해 더하는 거야. 그렇게 원금과 5년간 받은 이자를 합해 나열하면 다음과 같아.”

“이 여섯 개의 수는 각각 앞의 수에 1만 원씩 더해서 뒤의 수가 나온 수열이란다.”
할머니는 차를 한 모금 드시더니, 설명을 계속했다.
“그럼 복리는 어떨까? 첫해는 복리로 계산해도 ‘100,000 + (100,000 × 0.1) = 110,000’원이야. 단리와 같지. 그런데 2년째에는 첫해에 받은 이자 1만 원까지 원금으로 쳐서 이자를 계산하니까 ‘100,000 + (110,000 × 0.1) = 121,000’원이 되지. 그렇게 원금과 5년 동안 받은 이자를 계산한 합계를 나열하면 다음과 같아.”

“이 여섯 개의 수는 각각 앞의 수에 1.1을 곱해서 뒤의 수가 나온 수열이란다. 이와 같이 단리와 복리 모두 수를 어떤 규칙에 따라 나열한 수열의 한 종류야. 이런 식으로 계산하면 단리보다 복리가 받을 돈이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지.”
그런데 옆에 있던 김수학 아저씨가 투덜거렸다.
“에이, 사장님. 그래도 15만 원과 16만 1,051원은 차이가 크지 않은걸요.”
“큰 차이 없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리고 원금이 많을수록 그 차이는 더 커지겠지?”
“그럼 복리라는 것은 눈덩이를 굴리듯 불어나는 것과 같네요?”
“그렇게도 볼 수 있겠네. 우리는 은행에서 복리 이자를 주는 상품에 돈을 넣었고 이자만으로도 생활하는 데 충분하니까 걱정하지 마. 앞으로도 우리 가게에 자주 놀러 오렴. 알았지?”

 

▶콕 집어주는 수학 원리
수열
복리와 단리는 둘 다 ‘일정한 규칙을 가진 수의 나열’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이를 수학에서는 ‘수열’이라고 하죠. 말로 하면 어려우니까 쉽게 예를 들어 볼게요.
㉠ 1 - 2 - 3 - 4 - 5 …
㉡ 2 - 4 - 6 - 8 - 10 …
㉢ 1 - 2 - 4 - 8 - 16 …
㉠부터 ㉢은 모두 수열이에요. 그리고 이 수열에는 각자의 규칙이 있답니다. 자, 어떤 규칙인지 맞혀 볼까요?
㉠은 자연수의 나열이에요. 즉, 앞의 수에 1을 더한 것이 바로 뒤에 나온답니다. 이런 규칙을 알게 되었으니 이 수열에서 열 번째 수가 뭔지 알겠죠? 맞아요, 10이에요.
㉡은 어때요? ㉡은 앞의 숫자에 2를 더한 수가 뒤에 나오는 거예요. 이제 열 번째에 나올 수도 구할 수 있겠죠? 그렇죠. 20이랍니다.
㉢에는 어떤 규칙이 숨어 있을까요? 이 수열은 앞의 수에 2를 곱한 수를 나열했네요. 그러므로 16 다음에 올 수는 16 × 2 = 32예요.

/자료 제공=‘초등 독서평설 7월호’(지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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