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한 장화를 신고 모험을 떠나 볼까요? 아주아주 먼 과거의 시간으로 탐험을 갈 거예요! 여러분은 지금으로부터 5억 4000만 년 전의 고대 바닷속에 있어요. 주위를 둘러보면 바닷속이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을 거예요. 그것이 폭발로 시작해서 폭발로 끝난 고생대의 시작이랍니다. 

코끼리 코가 2개 달린, 하늘을 나는 새우처럼 보이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아노말로카리스는 사실 생명의 역사상 최초의 포식자 중 하나였어요. 그것도 먹이 사슬의 맨 꼭대기에 있는 최상위 포식자였지요. 몸길이가 1m까지 자랐으며, 날개 같은 엽과 부채꼴 꼬리, 2개의 눈자루에 큰 눈이 달려 있었어요. 빠른 속도와 뛰어난 시력으로 5억 년 전 바다를 공포에 떨게 했지요. 머리에는 한 쌍의 뾰족한 집게발이 있는데, 먹이를 잡는 데 사용했을 것으로 여겨져요. 일단 먹이를 손에 넣으면, 이 집게발을 이용해 먹이를 입으로 옮겼을 거예요. 

함께 보니 더 좋은데
2011년에 과학자들이 매우 잘 보존된 아노말로카리스의 눈을 발견했는데, 이것은 겹눈이라고 불리는 특별한 종류의 눈으로 밝혀졌어요. 우리 인간은 눈 하나에 수정체가 하나씩 있지만, 겹눈에는 수정체가 수천 개나 있어요. 겹눈은 우리 눈만큼 세세히 볼 수는 없는 반면, 수정체가 많아서 빠른 움직임을 포착하기에 좋고 시야도 더 넓어요. 다시 말해, 홑눈보다 상하좌우를 더 멀리 볼 수 있다는 뜻이죠. 겹눈은 곤충, 거미, 게, 새우 등 절지동물에 속하는 오늘날의 동물에서도 볼 수 있어요. 아노말로카리스는 고대의 절지동물일 가능성이 있으며, 아마도 이들의 먼 친척일 것으로 여겨져요.

하마터면 잘못 알 뻔했네
화석은 보통 몸 전체보다는 몸의 일부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요. 고생물학자들이 고생하는 것도 그 때문이에요. 작은 퍼즐 조각 하나로 그 주인을 알아내기란 쉽지 않겠죠? 최초로 발견된 아노말로카리스 화석 역시 몸의 일부밖에 없었어요. 마치 머리가 사라지고 없는 새우 꼬리의 끝부분 같다고 할까요? 그런데 과학자들이 아무리 찾아도 이 화석 ‘꼬리’만 수백 개 찾아냈을 뿐, 몸 전체를 발견하지는 못했어요. 단면으로 동그랗게 자른 파인애플처럼 생긴 화석도 아주 많이 발견되었는데, 이들은 특이한 종류의 해파리로 잘못 식별이 되었어요. 그러다 몸 전체가 있는 아노말로카리스 화석이 발견되고 나서야 마침내 수수께끼가 풀렸어요. 알고 보니 새우 꼬리는 먹이를 잡는 아노말로카리스의 팔이었고, 해파리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노말로카리스의 동그란 입이었답니다!

저녁 메뉴는 뭐야?
아노말로카리스는 이빨이 없어요. 대신 입 안쪽을 따라 32개의 얇은 판들이 겹쳐져 있지요. 삼엽충 화석들 가운데 더블유(W) 자 모양으로 물린 자국이 남은 화석이 여럿 발견되었고, 그 범인을 아노말로카리스라고 생각하는 과학자들이 많아요. 반면, 아노말로카리스의 얇은 판은 삼엽충을 물기에는 너무 부드러운 데다 삼엽충보다는 몸체가 부드러운 먹이를 좋아했을 것으로 생각하는 과학자들도 있어요. 화석을 이용해 머나먼 과거의 동물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알아내기란 이처럼 쉽지 않은 일이에요. 과학자들은 진실을 찾기 위해 끝없이 논쟁을 벌인답니다!


먹이 사슬
먹이 사슬이란 먹이를 중심으로 이어진 동물과 식물 사이의 관계를 말해요. 스트로마톨라이트와 같은 아주 작은 단세포 생물들과 식물들은 먹이 사슬 맨 아래쪽에 있고, 최상위 포식자로 알려진 무시무시한 동물들은 먹이 사슬 맨 꼭대기에 있어요.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할루시제니

“우리가 허깨비를 보고 있는 거야, 아니면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화석인 거야?” 할루시제니아를 처음 발견한 사람들은 아마도 이런 생각을 했던 게 분명해요. 영어로 ‘hallucinate(할루시네이트)’는 ‘진짜가 아닌 것을 본다’라는 뜻으로, 이 생물이 할루시제니아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니까요. 무슨 말인가 하면, 이 생명체의 화석을 발견한 사람들은 매우 혼란스러워했어요. 이 작은 녀석은 한쪽에는 뾰족한 것들이 달려 있고, 반대쪽에는 촉수가 나 있는 데다 꼬리처럼 생긴 머리도 있었거든요. 어디가 위고 어디가 아래인지 헛갈리는 기괴하게 생긴 동물! 그래서 맨 처음에 그 생김새를 재현했을 때는 엉망진창이었어요. 과학자들은 길이가 5cm인 5억 살 된 생명체를 그리면서 뾰족뾰족한 가시들이 다리이고 엉덩이가 머리인 줄 알았던 거예요! 온통 뒤죽박죽이었지요!

 

화석 탐정
몇 년간 혼란에 빠져 있던 과학자들은 1991년에 더 많은 화석이 발견되면서 할루시제니아를 똑바로 뒤집어 놓았어요. 더 이상 이상한 촉수를 등에 달고 죽마를 타고 걷지 않게 되었지요. 할루시제니아는 포식자에게서 몸을 지키기 위해 등에 뾰족한 가시를 단 고대의 지렁이처럼 생겼어요. 머리가 어느 쪽인지는 어떻게 정했을까요? 2015년에 과학자들이 전자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살펴본 결과, 드디어 그동안 찾던 것을 발견했어요. 이빨을 보이며 웃는 듯한 입과 2개의 작은 눈을요!


먹이를 찾아라
할루시제니아가 무슨 먹이를 좋아하는지는 몰라도, 먹이를 어떻게 먹는지는 알아요. 입이 고리 모양의 이빨로 에워싸여 있는데, 아마도 해저를 움직이면서 맛 좋은 작은 먹이를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였을 거예요. 

/자료 제공=‘멸종 생물 대탐험’(팀 플래너리 외 글ㆍ천미나 옮김ㆍ박시룡 감수ㆍ별숲)


 

저작권자 © 소년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