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 생물로, 크기가 다양해요. 납작한 타원형에 중심부에서 뻗은 갈비뼈 같은 홈이 몸통 전체에 있어요. 잘못 보면 땅바닥에 달라붙은 껌 조각이나 재미있게 생긴 발 매트로 여기고 지나칠 수도 있어요! 한때는 거대한 단세포이거나, 심지어 지의류(바위 등에 붙어서 천천히 자라는 단단한 식물)로 분류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동물로 여겨지고 있어요.

눈덩이 지구
상상하기는 어렵지만, 지구 역사상 한 시점에 지구 전체가 차가운 얼음과 슬러시 형태의 바다로 뒤덮여 있었다고 생각하는 과학자들도 있어요. 이 시기를 ‘눈덩이 지구’라고 부르는데, 지구가 거대한 눈덩이처럼 생겼다고 여겨지기 때문이에요. 지구가 이 얼음 담요에서 해빙이 되기 시작한 뒤에야 비로소 생명체들이 커졌고, 디킨소니아 렉스와 레인지오모프 같은 동물이 진화할 수 있었어요.

가장 작은 것은 길이가 1mm, 가장 큰 것(디킨소니아 렉스)은 1.4m까지도 자랐어요.

 

냠냠 냠냠 내 배 속의 미생물
고대 해저의 일부 지역은 거대한 미생물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었어요. 미생물은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는 아주 작은 생물이에요. 미생물이 무슨 맛이 있을까 싶지만, 5억 6000만 년 전에는 맛있는 음식이었어요. 미생물은 오늘날 우리 주변 어디에나 존재하고, 우리가 종종 먹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면 깜짝 놀랄걸요! 요구르트, 치즈, 피클과 같은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물 속에도 미생물이 들었으니까요. 디킨소니아 렉스는 이 미생물 양탄자를 빨아들인 것으로 여겨져요. 이들은 먹이를 먹으면서 이동했는데, 해저에 몸을 움직인 흔적이 남아 있어요. 


<과학자 이야기>
고생물학자를 놀려 준다고?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들만 서로 장난을 치는 건 아니에요. 어른들도 그래요. 심지어는 교수들도요! 화석 세계에서 가장 초기의 일화 중 하나를 소개할게요. 172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 사건은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의 요한 베링거 교수에게서 비롯되었어요. 베링거 교수는 주변 산들로 화석을 찾으러 다니기를 좋아했는데, 귀한 보물들을 썩 잘 찾아냈어요.

그러던 중 한번은 아주 신기한 돌을 발견했어요. 개구리, 도마뱀, 심지어 거미줄을 친 거미와 같은 재미있는 동물들이 새겨진 돌이었지요. 정말 신기하게도 별과 달과 낱말이 새겨진 돌도 있었어요. 별이나 낱말이 새겨진 화석이라니요? 주변의 의심에도 불구하고 베링거 교수는 그것들이 화석이라고 주장했어요. 너무나 확신한 나머지 논문까지 발표했지요. 베링거 교수는 돌에 새겨진 낱말을 무엇이라고 설명했을까요? 그는 그것이 신의 손으로 쓴 낱말이라고 했어요! 안타깝게도 그것들은 화석이 아니라 그림을 새겨 넣은 오래된 돌일 뿐이었어요. 베링거 교수는 이 일이 자신을 놀려 주기 위한 교활한 동료들의 짓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베링거 교수는 큰 창피를 당했지요. 그 뒤 몇 년 동안 많은 이들이 교수의 ‘연구’를 비웃었어요. 이 돌 중 일부는 오늘날에도 존재하며, 당연히 ‘가짜 화석’으로 알려져 있답니다. 


말도 안 되는 이론
1912년,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에서 근무했던 랜돌프 커크패트릭이 화폐석에 대한 책을 썼어요. 그는 지구상의 모든 암석, 심지어 화산과 우주에서 온 암석들까지 전부 이 단세포 생물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었어요. 하지만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에요. 어떤 사람들은 커크패트릭이 화폐석 연구에 지나치게 몰두해서 이런 엉뚱한 생각을 했다고 말하기도 해요. 커크패트릭은 화폐석과 함께 먹고, 숨 쉬고, 잠을 잤어요. 오랜 세월 이 생명체를 현미경으로 보고 또 보다 보니 눈에 띄는 게 죄다 화폐석으로 보였던 것은 아닐까요?

화폐석
혈액 세포, 피부 세포와 같은 우리 몸속의 작은 세포들은 많이 들어 봤을 거예요. 우리 몸은 한마음으로 일하는 무수한 세포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런데 몸이 단 1개의 세포로만 이루어진 동물들도 있어요. 화폐석도 이 같은 단세포 동물 중 하나예요. 여러 겹의 고리 모양으로 이루어진 화폐석은 원반처럼 생겼어요. 화폐석이라는 이름은 라틴어로 ‘작은 동전’이라는 뜻이에요. 놀랍게도, 화폐석은 지름이 최대 16cm에 이르고 100살까지도 살 수 있다고 해요!

믿거나 말거나
이집트 피라미드는 화폐석이 서로 달라붙어서 만들어진 석회암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한때는 화폐석을 고대 이집트인들이 땅에 떨어뜨린 오래된 렌틸콩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답니다!


▷플래너리 박사님의 탐험 수첩
화석으로 길을 닦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의 이카라플린더스산맥 국립 공원에는 6억 년 전 무렵에 살았던 부드러운 몸체를 지닌 생명체들의 화석군이 보존되어 있어요. 사암 속에 그 자국들이 남아 있는데, ABC레인지라는 야트막하게 이어진 산등성이에서 볼 수 있어요. 나는 그곳에서 자원봉사자 팀에 들어가 화석을 찾으러 다닌 적이 있어요. 암석은 책의 낱장처럼 얇은 층을 형성하는데, 오래전 멸종된 유기체의 흔적이 남아 있기를 바라며 흙을 파내고 그 얇은 층들을 비틀어 떼어 내요. 자원봉사자들이 종일 화석을 찾았지만 거의 성과가 없었어요. 그런데 하룻밤을 묵어가려고 찾아간 농가에서 베란다 아래 길바닥이 화석으로 가득하다는 걸 알았어요! 농부가 납작한 돌들이 예쁘다고 생각하고는 많이 가져다 헛간과 집 주변의 바닥을 포장하는 데 썼던 거예요!

/자료 제공=‘멸종 생물 대탐험’(팀 플래너리 외 글ㆍ천미나 옮김ㆍ박시룡 감수ㆍ별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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