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사탕 제조법’ㆍ‘알사탕’

백희나는 그림책‘알사탕’과 ‘구름빵’을 쓴 작가로 어린이들에게 각인돼 있다. 그중 ‘알사탕’은 꼬마 동동이가 알사탕을 먹자 원래는 들을 수 없었던 마음의 소리가 들리게 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7년 처음 출간됐고, 이 책은 지난해 이탈리아의 대표 아동문학상인 프레미오 안데르센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구름빵’도 2020년 스웨덴 정부가 주는 세계적인 권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알사탕 제조법’과 대표작 ‘알사탕’의 개정판이 나란히 나와 눈길을 끈다.
 

‘알사탕 제조법’은 백희나 작가가 지난해 12월 스토리보울을 직접 다시 세우고서 펴낸 첫 번째 책이다. 말하자면‘알사탕’의 이야기를 좀 더 확장한 스핀오프(파생) 그림책이다. 이전의 ‘알사탕’이 동동이가 신비한 알사탕을 ‘먹은’이야기에 머물렀다면, 이 책은 알사탕을 ‘만드는’이야기다. 
2017년 처음 세상에 나온‘알사탕’속 주인공 동동이는 친구도 없이 늘 혼자 노는 아이였다. 그러던 어느 날, 반려견 구슬이와 함께 문방구에 새 구슬을 사러 갔다가 조금 특별해 보이는 알사탕을 집어들게 된다. 그런데 알록달록한 알사탕을 먹을 때마다 그동안 듣지 못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 때문에 많은 어린이 독자들도 “나도 마법의 알사탕을 먹고 싶다.”며 동동이의 알사탕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해했다. 이런 바람이 작가에게 영감이 되어 독자들에게 마치 마법처럼, 선물처럼 돌아온 것이다. 

‘알사탕’에서 한 장면만 드러났던 문방구 할아버지는 여기에서는 주인공으로 전면에 나서 마음의 소리를 들려주는 신비한 알사탕 제조 비법을 들려준다. 마치 수첩에 적힌 비법서처럼 책 크기도 손바닥만 하다. 알사탕 재료는 단순하면서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맑은 물, 냄비, 깨끗한 명주 보자기, 말이 잘 통하는 친구, 자명종, 재미있는 책 한권 등이다. 조금 특별하다면 파랑새처럼 말이 잘 통하는 몸집 작은 친구 정도다. 할아버지는 가부좌를 튼 뒤 각종 요가 동작을 하고, 목욕을 하며 몸과 마음을 정화한다. 그런 다음 베란다로 나가 맑은 물이 담긴 냄비 속에 별이 잘 떠오르도록 해 알사탕 제조를 시작한다. 앞 표지 가운데에는 무늬가 있는 타일 바닥 위에 서서 투명한 구슬 모양의 알사탕을 살펴보는 할아버지가 있다. 알사탕을 쥐고 살짝 위쪽으로 들어 올리고 입을 벌린 채 바라보는 모습이 ‘알사탕’앞 표지 동동이의 모습과 빼닮았다. 금테 사각 안경에 붉은 코끝, 황토색 카디건까지…. 
이 작품은 ‘과정’의 이야기면서 동시에 ‘관계’의 이야기다. 동동이가 주인공인 ‘알사탕’, 동동이의 반려견 구슬이가 주인공인 ‘나는 개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주인공인 ‘알사탕 제조법’까지. 작가는 동동이와 얽힌 인물들을 새로운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야기를 확장해 간다. ‘알사탕’개정판은 표지부터 새로운 디자인을 입었다. 기존 표지에서 동동이가 들고 있던 분홍색 사탕이 투명 사탕으로 바뀌었다. 동동이의 심리에 따라 그림 속 프레임을 변화하고, 작가의 스토리보드도 담았다. 백희나 작가는 “흰 도화지에 마음껏 그림그리던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자유로운 창작 환경을 만들고, 독자와 조금 더 가깝게 소통하기 위해 출판사를 열게 됐다.‘장수탕 선녀님’과 ‘이상한 엄마’등 10여 종도 차례로 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소년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