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잘 몰랐던 고양이의 비밀

영국 애니메이션 ‘10 라이브즈(8월 15일 개봉)’는 보호자의 보살핌을 받아온 고양이 베킷이 어이없는 실수로 목숨을 잃은 뒤 다른 동물로 태어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앞서 8일은 고양이를 위한 ‘세계 고양이의 날’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고양이는 맑고 투명한 눈을 가진 요물’이라는 인식이 있다. 집이 없이 떠도는 길고양이도 70만여 마리에 이른다. 그래서 준비했다. 우리가 잘 몰랐던 고양이의 비밀을 통해 인간과 공존하며 행복하게 사는 길을!

△국내 반려묘 인구

2023 한국 반려동물보고서(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552만가량이다. 전체 2200만 가구 네 집 중 한 집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셈이다. 그중 반려묘를 키우는 집은 약 149만 가구. 반려묘와 함께하는 인구는 342만 명에 달한다.

△세계 고양이의 날
‘세계 고양이의 날(8월 8일)’은 동물 보호단체인 국제동물복지기금이 고양이 인식 개선을 위해 2002년 제정했다. 고양이의 날을 지정해 기념하는 나라도 있다. ‘한국 고양이의 날’은 9월 9일. ‘고양이는 목숨이 아홉 개’라는 말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수명만큼 오래 살라는 마음에서 ‘아홉 구’(九)와 ‘오랠 구’(久)의 음을 딴 것이다. 미국은 10월 29일, 러시아는 3월 1일, 일본은 2월 22일이 고양이의 날이다. 영국과 이탈리아에서는 검은 고양이에 대한 편견을 없애자는 뜻으로 검은 고양이의 날을 제정해 기념하고 있다. 10월 27일, 11월 17일이다.

△고양이 수명
고양이는 15~20년 산다. 3개월 된 고양이는 사람으로 치면 4세. 2세 된 고양이는 성인(24세)에 해당한다. 그런데 3세 전후로 집고양이와 길고양이 간 노화 속도에 차이가 생긴다. 10세 고양이는 사람 나이로 집고양이 56세, 길고양이 88세. 하지만 길고양이의 수명은 5년 남짓이다. 깨긋한 물과 음식을 먹을 수 없어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영역 싸움으로 부상도 입는다.

△고양이의 신체적 특징과 수염

고양이는 망막 뒤에 반사판이 있어 어두운 곳도 볼 수 있다. 눈은 어두운 곳에서 빛을 반사해 빛나는 것처럼 보인다. 시야각은 약 200도. 후각도 사람의 6배쯤 뛰어나다. 특히 귀에는 근육이 32개나 있다. 그래서 소리를 따라 180도로 움직이는 게 가능하다. 특이하게도 앞뒤 발가락 개수도 다르다. 앞발에 5개씩, 뒷발에 4개씩 있다. 
가장 놀라운 건 수염의 역할이다. 코 양옆에 12개씩 24개 정도가 있는데, 다른 털에 비해 2.5배 이상 두껍고 3배 이상 깊게 나 있다. 이 수염은 피부 아래의 신경계와 연결돼 있어 공기의 흐름이나 기압의 변화도 감지할 수 있다. 어두운 곳에서는 수염을 이용해 벽이나 장애물을 피해갈 수 있을 정도다. 쥐를 잡았을 때 어떤 곳을 물어야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지 정확한 지점을 파악하는 것 역시 수염이다. 말하자면 수염이 곤충의 더듬이처럼 감각 기관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루밍

고양이는 발바닥으로 땀을 흘리고, 하루 16시간 정도 잔다. 나머지 시간에는 15~20차례 제 몸을 핥아 털을 청소하고 정돈한다. 이를 ‘그루밍’이라고 한다. 이 같은 행동을 다른 고양이에게 해 주는 것을 ‘알로그루밍’이라고 부른다. 대개 얼굴에서 시작해 뒷다리, 목, 가슴, 꼬리 순서로 한다. 고양이가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피부병 발생을 막기 위해서다. 또 침 속의 항균 물질을 통해 털에 붙은 세균을 없애고 체온을 낮추는 목적도 있다. 냄새를 지우는 역할도 한다.  

△고양이 꼬리 언어
고양이는 척추가 유연하고 쇄골이 없다. 강력한 뒷다리와 전정기관 덕분에 공중에서 떨어지는 동안 몸을 비틀 수 있다. 똑바로 선 자세로 착지가 가능한 이유다. 고양이 꼬리는 척추의 일부다. 18~19개의 뼈로 이뤄지며, 척추의 1/3을 차지한다. 꼬리는 몸의 균형을 잡고 감정표현을 하는 역할을 한다. 수직으로 세운 꼬리는 행복 및 자신감의 표시다. 살짝 구부러진 채 흔들면 반갑거나 흥분한 상태라는 뜻. 낮게 늘어뜨리거나 몸 속으로 숨기면 불안하다는 의미다. 공격성을 드러낼 때도 이 같은 행동을 한다. 꼬리 끝만을 살짝 움직일 때는 사냥을 준비한다는 의미다. 물음표 모양으로 구부러진 꼬리는 놀 준비가 됐다는 뜻. 화를 심하게 내거나 크게 놀란 고양이는 꼬리를 세우고 털을 부풀린다. 몸을 더 크게 보여 상대를 위압하려는 본능이다.

 

▷개와 고양이의 공존법

‘견묘지간(犬猫之間)’. 개와 고양이 사이라는 뜻으로, 서로 좋지 못한 사이를 이를 때 주로 쓴다. 두 반려동물을 한 집에서 키울 때에는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도 동물은 의사소통 방법이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개는 반가울 때 꼬리를 세차게 흔든다. 하지만 고양이는 짜증스럽거나 귀찮을 때, 상대를 공격할 때 이런 움직임을 보인다. 
두 반려동물을 한 집에서 키우고 싶다면 고양이를 개보다 먼저 들여놓는 게 좋다. 개인 성향을 지닌 고양이와 달리 개는 서열을 매우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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