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억 5000만 개, 인공위성 등 경쟁 가속화로 4년간 40% 늘어

유럽우주국(ESA)이 우주를 떠도는 쓰레기가 1억 5000만 개를 넘어섰다고 최근 발표했다. 앞서 3월에는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가정에 휴대전화 크기 만한 우주 쓰레기가 덮치는 아찔한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우주를 떠도는 ‘다이너마이트’를 없애기 위한 인류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우주 쓰레기 회수 서비스의 사업화를 추진 중인 우주 스타트업‘아스트로스케일’은 11m 길이의 로켓 잔해에 다가가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전 지구적 문제가 되고 있는 우주 쓰레기와 청소 기술을 짚어본다.
 
△우주 쓰레기는 얼마?

최근 미국의 한 가정 집 지붕에 떨어진 우주 쓰레기는 2021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버린 배터리팩의 잔해다. 이 금속 실린더의 크기는 가로 10㎝에 세로 4㎝로, 무게는 726g이었다. 이처럼 우주 쓰레기는 인류가 우주 공간에 남긴 인공 물체로 로켓ㆍ위성ㆍ각종 도구가 포함된다. 1957년 러시아(옛 소련) 스푸트니크 위성 발사에서 시작됐다. 유럽우주국에 따르면 현재 주기적인 궤도로 움직임이 추적되는 10㎝ 이상의 우주 쓰레기는 4만 개 이상이다. 이보다 작은 크기의 것까지 합치면 지구 궤도상에서 정처없이 떠도는 숫자는 수억 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주 쓰레기 늘어나는 이유는?
우주 쓰레기는 최근 4년간 40% 가까이 늘었다. 가장 큰 이유는 민간 개발 업체 등 우주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었기 때문이다. 즉, 인공위성이 급증했다. 특히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사업으로 초대형 군집 위성들이 잇달아 쏘아올려지면서 인공위성이 1년에 수천 개 이상 증가하고 있다. 한 번에 위성 60개씩을 발사하는데, 지금껏 쏘아올린 인공위성이 6000기가 넘는다. 우주 쓰레기들은 그러나 대부분 지구 궤도의 ‘고속도로’격인 저궤도에 머물고 있어 우주 공간 개발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얼마나 위험하나?
우주 쓰레기의 가장 큰 문제는 한 곳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른 물체와의 충돌시 속도는 초속 10㎞. 즉, 총알의 10배(시속 2만 5000㎞)나 돼 우주선이나 위성에 충돌하면 치명적인 피해를 안길 수 있다. 10㎝ 이상의 우주 쓰레기와 부딪힌다고 가정할 경우 인공위성 하나가 파괴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위력을 지닌 우주 쓰레기가 지구 궤도에 수만 개 떠돈다. 국제우주정거장에는 우주인들이 머물고 있다. 우주 쓰레기와의 충돌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회피 기동을 해야 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1999년 이후 33번의 충돌 회피 기동을 했다.

△우주 청소 기술 어디까지 왔나?
아스트로스케일은 지난 2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협력해 개발한 위성 ‘아드라스J’를 발사했고, 지난 4월 근거리에서 촬영한 우주 쓰레기 이미지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 위성은 앞으로 로켓 잔해에 수 m까지 다가가 손상과 열화 상태를 관측해 우주 쓰레기의 정보를 파악하게 된다. 이후 2027년 발사 예정인 ‘아드라스-J2’에 장착된 로봇팔‘캐나다암2’로 쓰레기를 잡아 지구 대기권으로 데려가 태워버린다는 계획이다. 유럽우주국은 2025년부터 우주 쓰레기 제거 임무를 이끌 업체로 스위스의 스타트업‘클리어 스페이스’를 선정했다. 현재 여러 개의 팔이 달린 문어 로봇을 개발 중이다. 이후 지구에서 약 664~801㎞ 사이에 머무는 베스파 로켓 상단을 포획해 처리할 계획이다. 
앞서 영국 서리대학교는 세탁기만 한 크기의 위성 큐브샛 리무브데브리스로 우주에서 작살과 그물을 발사해 가상의 우주 쓰레기를 포획하는 실험에 성공하기도 했다. 
미국 퍼듀대 연구팀도 우주 공간에서 돛을 펼쳐 우주 쓰레기를 잡는 ‘드래그 돛’을 선보인 바 있다. 위성 잔해나 로켓에 달라붙어 우주 쓰레기로 추락하기 전 회전 속도를 줄이고 대기권으로 떨어지게 유도할 수 있다. 한편, 시장 조사업체 마켓리서치퓨처는 우주 쓰레기 관련 산업이 2025년에는 28억 달러(약 3조 4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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