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자연계는 경이로운 일들로 가득하지만, 지구상에 존재했던 가장 크고, 가장 사납고, 가장 놀라운 생명체들은 이제는 모두 멸종되고 없어요. 우리는 아주 작은 시간의 조각 속에 살고 있고, 만약 지금껏 살았던 가장 놀라운 생명체들을 만나고 싶다면 그들이 살았던 수천 년 전으로 돌아가야만 해요. 실제로는 불가능하지만 상상으로는 가능하지요. 그런 점에서 화석이 중요해요.
화석은 한때 지구상에 살았던 놀라운 생명체들의 흔적이랍니다. 화석은 나만의 타임머신을 타고서 이 생명체들이 살았던 과거로 여행을 떠나게 해 주지요. 화석을 발견한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경험이에요. 화석은 여러 곳에서 발견되니까 누구나 찾을 수 있어요. 어떤 지역은 유난히 화석이 많이 나오기도 해요! 만약 여러분이 화석을 파낸다면 그 화석의 최초 발견자가 되는 거예요. 그 생명체가 수천 수백만 년, 심지어 수억 년 전에 땅속에 묻힌 이래로 말이죠! 

화석이란?
간단히 말하면 과거에 살았던 생명체의 잔해나 흔적이에요. 생명체가 화석이 되는 방법은 여러 가지예요. 화석은 땅속에서 발견되는데, 주로 암석에서 발견돼요. 그런데 오래되었다고 아무 돌에나 있는 건 아니고 흔히 퇴적암 속에서 발견되죠. 퇴적암은 모래, 진흙, 자갈과 같은 무수히 많은 작은 퇴적물 조각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퇴적물은 종종 바다나 호수, 또는 강 속의 흙 위로 가라앉아요. 시간이 흐르면서 가라앉은 퇴적물이 딱딱하게 굳어 암석이 되지요. 

 

체화석
운이 좋으면, 고대 동물의 사체가 온전하게 간직된 체화석을 발견할 수도 있어요. 완전한 체화석의 예로는 ‘호박’이라는 광물 속에 보존된 곤충이나 꽁꽁 얼어붙은 털매머드(네, 실제로 있는 일이에요!)가 있어요. 체화석에는 피부와 내부 기관을 비롯해 부드러운 조직도 잘 보존되어 있어서 과학자들이 동물의 생김새를 잘 알 수 있어요. 동물의 뼈대나 껍데기로 만들어진 체화석도 있어요. 보통은 이처럼 생물체의 단단한 부분이 오랫동안 보존이 돼요. 화석은 몸 전체보다는 부분적인 조각만 남을 가능성이 훨씬 커요. 한 생명체가 어디에서 어떻게 죽었을지 생각해 보세요. 포식자에게 먹혔을 수 있고, 죽은 뒤 수백만 년이 흐르면서 사체가 분해되었을 수 있어요. 죽어서 화석으로 발견될 때까지 동물의 잔해에는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답니다. 

 

주형과 주물
혹시 뼈가 부러져서 팔이나 다리에 석고 붕대(깁스)를 한 적이 있나요? 부러진 뼈가 다 낫고 석고 붕대를 풀면 붕대 안쪽에는 팔 모양이 그대로 남아요. 석고 붕대 속에 팔의 주형(틀)이 생긴 셈이지요! 화석도 주형과 주물로 보존될 수가 있어요. 이런 식으로 화석화가 이루어지면 뼈나 껍데기 같은 본래 물질은 분해되어 없어진 지 오래예요.

남은 것은 생명체의 모양을 그대로 담은 틀이나 자국뿐이죠. 때때로 이 빈 틀 속에 모래나 진흙이 채워져요. 이로써 오래전에 사라진 생명체의 모양을 보여 주는 입체적인 주물이 만들어진답니다.

광충 작용
화석은 광충 작용(鑛充作用)으로도 만들어져요. 이렇게 만들어진 화석은 생명체의 몸이 죽었을 때와는 다른 물질로 바뀌어 있어요! 화석이 새로운 물질에 그 자리를 내주는 주형 역할을 하는 셈이에요. 놀라운 예 중 하나가, 원석의 일종인 오팔로 대체된 1억 년 된 플리오사우루스 뼈대예요. 오팔은 아름다운 무지갯빛으로 반짝이는 광물인데, ‘실리카’라는 광물질로 이루어져 있어요. 물을 타고 땅속을 이동하던 실리카가 빈 곳으로 흘러들어 오팔이 만들어져요. 뼈 화석과 나무 화석을 포함해 화석에는 작은 구멍들이 많은데, 이러한 구멍 속에서 오팔이 생겨나요. 때때로 암석 깊숙이 파묻힌 화석은 완전히 썩으면서 생물의 모양을 그대로 본뜬 구멍을 남기기도 해요. 오팔은 이와 같은 큰 구멍 속에서 만들어지기도 해요. 
플리오사우루스는 바다의 포식자예요. 크기는 물범과 비슷한데,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의 우무나ㆍ쿠버 페디 오팔 광산에서 그 유해가 발견되었어요. 이 화석은 아주 유명해서 ‘에릭’이라는 이름까지 있어요. 시드니의 오스트레일리아박물관에 가면 볼 수 있어요. 에릭은 학생들이 모금 활동을 해서 박물관에 기부한 돈으로 구입한 화석이랍니다!

흔적 화석
가끔은 생물체의 몸은 없고, 살아 있는 무언가가 살았었다는 흔적만 남기도 해요. 공룡 발자국, 달팽이가 지나간 흔적이나 굴을 떠올려 보세요! 이런 것들을 흔적 화석이라고 해요.

흔적 화석은 실제 생명체가 아닌, 오래전에 사라진 한 동물의 ‘행동’을 보존해요. 
과학자들은 흔적 화석을 통해 하나의 생명체에 대해 많은 사실을 알아내요. 예를 들면, 발자국의 길이와 간격을 보고 이동 속도는 물론이고 몸 크기까지도 짐작할 수 있죠. 만약 발자국이 여러 개라면 사회적인 동물인지, 또는 단독 생활을 좋아하는 동물인지도 알아낼 수가 있어요. 때로는 하나의 장면이 흔적 화석으로 보존되기도 해요. 
퀸즐랜드의 라크 채석장에서는 1억 년 전에 몰려다녔던 공룡들의 발자국이 발견되었어요. 이곳에서는 닭과 에뮤만 한 작은 공룡 180여 마리가 강에서 무서운 대형 육식 공룡들에게 공격을 받았어요. 당황한 작은 공룡들은 필사적으로 달아났지요! 이런 일이 있고 얼마 되지 않아 강물이 불어났어요. 공룡 발자국은 모래와 진흙으로 덮였고, 시간이 흐르면서 암석으로 바뀌어 공룡들이 떼 지어 달리던 광경이 수백만 년 동안 그대로 보존되었던 거예요.

분석
화석화의 마지막 유형은 근사하다고 하긴 곤란하지만, 중요하게 여겨지는 화석이에요. 다름 아닌 보존된 똥이랍니다! 화석화된 똥을 ‘분석(糞石)’이라고 하는데, 분석을 보면 그 동물이 어떤 먹이를 좋아했는지 알 수 있어요.

물론 똥 주인부터 알아내야겠지만요! 

고생물학자
화석을 연구하는 과학자를 고생물학자((palaeontologist)라고 해요. Palaeo는 그리스어로 ‘고대, 아주 오래된’이라는 뜻이에요.

/자료 제공=‘멸종 생물 대탐험’(팀 플래너리 외 글ㆍ천미나 옮김ㆍ박시룡 감수ㆍ별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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