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장어
심장은 3개, 뇌는 2분의 1개, 턱이나 척추는 없고, 혀에 이빨이 4줄로 나 있는 동물은? 먹장어예요! 몸이 길고, 매끄럽고, 끈적끈적한 먹장어는 그저 기이하지요. 몸길이는 4~127cm이고, 태평양과 대서양부터 멕시코만과 지중해까지 전 세계 바다에서 발견돼요.

 

아직도 배가 안 고파? 
먹장어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신진대사가 느려서 아무것도 먹지 않고 7개월 가까이 버틸 수 있어요.

씹느냐, 마느냐
먹장어는 썩어 가는 사체 속에서 피부와 아가미를 통해 양분을 흡수할 수 있어요. 

점액, 점액, 끝없는 점액
먹장어는 위협을 받으면 끈끈한 점액을 많이 만들어 내기로 유명해요. 이 점액은 몹시 미끈거리고, 한번 배출되면 찻숟가락 하나 정도였던 양이 1만 배나 불어나는데, 큰 양동이를 하나 가득 채울 정도예요! 먹장어는 겁 없이 다가오는 물고기의 아가미를 점액으로 꽉 막아 버려요. 점액이 하도 많아서 잘못하다간 먹장어까지 질식할 수가 있어요. 먹장어는 자신의 점액을 주체하지 못할 때에는 재채기를 해서 콧구멍을 통해 밖으로 내보내요. 점액이 얼굴로 흐르지 못하도록 관 같은 몸을 매듭처럼 만들어 장벽으로 이용하기도 해요.

난 너를 느낄 수 있어
먹장어는 앞이 거의 보이지 않아요. 특별한 감각 촉수가 있는데 굳이 눈이 필요할까요? 먹장어는 입 주변에 난 이 촉수들을 사용해 먹이를 찾아요. 후각을 이용해 사체를 찾거나 살아 있는 벌레를 잡아먹기도 하고요. 일단 먹이를 발견하면 몸속 깊이 파고들어 이빨이 돋아난 혀로 살점을 뜯어내요. 다음번 식사 초대 손님 목록에서 먹장어는 빼야 할 것 같죠?

먹장어 화석
3억 년 동안 먹장어는 거의 변함이 없었어요. 유일하게 알려진 먹장어 화석도 오늘날의 먹장어와 매우 비슷하답니다.

오늘은 나의 날!
10월 셋째 주 수요일은 세계 먹장어의 날이에요. 이날만큼은 겉모습에 가려진 아름다움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또 세상의 모든 동물, 그중에서도 못생긴 동물들을 아끼고 보살피기로 해요!

 

정말 기이한 녀석이야
먹장어는 76종이 있으며, 과학자들은 먹장어를 생명의 나무에서 어느 곳에 두어야 할지 몰라 난감해하고 있어요. 동물은 크게 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로 분류돼요. 척추동물은 몸에 척추와 골격이 있어요. 인간, 개, 고래, 물고기 등이 해당해요. 무척추동물은 척추가 없고, 벌레나 해파리처럼 단단한 부분이 전혀 없는 동물도 있어요. 먹장어는 척추가 없는데도 척추동물일까요? 아니면 무척추동물과 척추동물 사이 어딘가의 고유한 집단으로 분류해야 할까요? 과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이 이상한 동물은 특별한 종류의 원시 척추동물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어요. 원시 생명체란 오래전에 살았던 조상들의 신체 특징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생물을 말해요.


▷심해 말미잘

 


2002년, 아주 희한한 곳을 집으로 삼은 말미잘이 발견되었어요. 캘리포니아 몬터레이만 인근 수심 3000m 깊이의 고래 사체 속이었죠. 이 말미잘은 이곳에서만 발견되었고, 학명말고는 따로 이름이 없어요. 키가 작고 통통하며 하얀색이나 연분홍색을 띠는데, 물살을 따라 움직이는 뭉툭한 촉수가 있어요. 어금니와 아주 비슷하게 생겼지요! 고래 뼈에 붙어 있는 모습이 발견된 뒤로 더는 발견된 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고래 사체 속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유령은상어
머리는 큰 상자 모양에 꼬리는 쥐 꼬리를 닮았어요. 큰 눈이 2개 있고, 몸길이는 최대 60cm에 달해요.

 

상어와 가까운 친척인 유령은상어는 골격이 인간의 코처럼 부드럽고 유연한 연골로 이루어져 있어요. 해저 인근에 살면서 벌레와 조개를 찾아 바닥을 천천히 헤엄쳐 다니는 포식자예요. 다른 유령은상어도 잡아먹는다고 알려져 있어요! 뭐니 뭐니 해도 고래 사체에서 나오는 썩은 고래 살이 최고이긴 하지만요. 유령은상어는 후각과 전기 수용 능력으로 먹이를 찾아요. 전기 수용이란 아주 놀라운 초감각이에요. 동물들은 움직일 때 전기 신호를 보내요. 어떤 동물들은 몸에 있는 특별한 감지기로 이러한 신호를 감지해 내지요. 전기는 공기보다 물에서 더 잘 이동하기 때문에 전기 수용 능력은 주로 수중 동물들에게서 발견돼요. 전기 수용 능력은 먹이를 찾을 때뿐만 아니라 포식자를 피하고 짝을 찾는 데도 사용돼요.


/자료 제공=‘심해 동물 대탐험’(샘 콜드웰 글ㆍ천미나 옮김ㆍ박시룡 감수ㆍ별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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