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포도의 계절이다. 독립운동가인 이육사(1904~44) 시인이 ‘청포도’라는 시의 첫 머리에서“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이라고 노래했듯이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린 포도송이는 그저 바라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 가을을 맞이하면서 맛보는 포도는 그 빛깔도 무척 다채롭다. 그래서 준비했다.‘과일의 여왕’포도 이야기와 축제다. 이맘때 맛보는 복숭아 얘기도 함께 들려준다.

△포도

포도 한 송이는 약 500~700g이다. 지구촌 과일의 1/3을 차지한다. 국내에서는 경북 김천과 상주, 충북 영동, 화성 송산면, 영주 단산면에서 많이 생산된다. 종류는 2000종 이상이다. 우리나라 대표 품종은 자주빛을 띤 검정색의 캠벨얼리(캠밸)이다. ‘망고맛 포도’라는 별칭을 얻은 샤인 머스캣 등장 전까지 전국 포도 재배면적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씨가 없는 청포도인 샤인 머스캣은 올해 기준 전체 포도 중 40%가량을 차지해 1위에 올라있다. 진한 풍미와 아삭한 과육이 특징. 국내 포도의 삼총사 중 하나가 거봉이다. ‘큰 봉우리’라는 이름만큼 알이 탱글탱글하고 크다. 머스캣베일리에이는 ‘머루포도’로 통한다. 산머루향이 나는 포도라고 해 붙은 이름이다. 자옥은 거봉보다 껍질이 얇고 달콤하며 씨가 없어 소비자가 선호한다. 포도 알이 하트 모양인 ‘마이하트’, 길쭉한 모양의 ‘블랙사파이어’, 짙붉은 껍질의 ‘레드클라렛’은 이색적인 포도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싱싱한 포도 고르기와 보관법

포도를 살 때는 꼭지가 파랗고 알 크기가 고른 것을 집는다. 송이가 지나치게 크거나 포도알이 너무 많이 다닥다닥 붙어 있으면 덜 익은 게 안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 즉, 알맹이가 듬성듬성한 것이 당도가 더 높다. 포도껍질에 묻어 있는 흰 가루는 농약이 아니다. ‘과분’으로, 포도 알 안에서 나온 물질이다. 과분이 많은 것이 그만큼 당도가 높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포도송이를 들어 올렸을 때 알이 떨어지면 수확 후 시간이 꽤 흘렀다는 뜻이다. 표면에 주름진 것이 있어도 수확한 지 오래된 것이므로 구입하지 않는다. 
포도를 보관하는 적당한 온도는 0~4℃ 정도. 포장을 떼지 않고 한 송이씩 봉지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2주 정도가 지나면 신선함이 떨어지므로 그 전에 먹는다.
 
△올해 포도 축제는 어디
충북 영동군은 국내 최대 포도 산지 중 한 곳이다. 이달 29일부터 나흘간 레인보우 힐링관광지 일원에서 영동포도축제를 연다. 경남 거제 둔덕면은 포도 산지로 유명하다. 거제둔덕포도축제가 31일과 9월 1일 둔덕가족생활체육공원에서 열린다. 경북 김천시도 9월 6~8일 포도축제를 김천종합스포츠타운 보조경기장 일원에서 개최한다. 
화성송산포도축제는 9월 7~8일 화성시 서신면 궁평항 등에서 열린다. 12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첫 포도 생산지인 안성에서도 안성맞춤포도축제가 9월 13일~15일 안성 제4산업단지 KCC공장 옆 일원에서 차려진다. 포도주 만들기 체험, 포도 품평회, 노래자랑 등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꾸며질 예정이다.
안산시는 9월 28~29일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 일원에서 대부포도축제를 마련한다. 포도를 주제로 한 전시와 품평회, 체험 및 공연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달콤함의 끝판왕 ‘복숭아’

복숭아는 부드러움과 달콤함의 끝판왕이다. 크게 속과 껍질이 하얀 백도와 그 반대로 속과 껍질이 노란 황도, 껍질에 털이 없는 천도복숭아로 나뉜다. 신비복숭아는 겉모습은 천도이지만 속은 백도처럼 부드럽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은 복숭아를 고를 때도 통한다. 향이 강하고 단맛이 나면 그만큼 당도가 높고 맛있는 확률이 높다. 보았을 때 표면에 상처가 나거나 검은 빛깔이 있으면 구입하지 않는다. 백도는 2~3일이 지나면 무를 수 있으므로 구입 후 바로 먹는다. 황도의 경우는 좀 다르다. 수확 후 2~3일이 지나야 맛나다. 국내에서는 경북 영덕과 이천 장호원, 충북 옥천, 강원도 원주가 복숭아 주요 생산지이다. 나오는 때에 맞춰 축제가 열린다. 이천시는 9월 20~22일 장호원 햇사레 농산물 산지유통센터에서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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