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블록체인이란 말이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해 볼게. 
블록체인이란 ‘거래기록이 저장된 블록이 줄줄이 체인처럼 연결된 구조’란 뜻이야. 블록체인에서는 화폐를 주고받는 거래가 일어날 때마다 거래내역을 기록하기 위해 새로운 블록이 생겨. 이때의 화폐는 인터넷 같은 통신망을 통해서만 거래되는 전자화폐이고, 암호를 아는 사람들만 주고받을 수 있는 암호화폐여야 해. 그리고 새로운 거래로 생겨난 블록은 반드시 앞에 있던 블록에 연결되도록 되어 있지. 이렇게 줄줄이 연결된 블록을 블록체인에 참가한 사람들이 모두 똑같이 가지고 있어. 그리고 그 안에는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거래의 기록이 담겨 있고, 참가자라면 누구나 이 기록을 들여다 볼 수 있어. 만일 나쁜 마음을 먹은 사람이 블록을 해킹해 조작하려 한다면, 참가자들이 가지고 있는 블록을 전부 바꿔야 해. 마치 원시부족 마을에서 집집마다 보관하고 있는 돌멩이를 찾아내 모두 위조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야. 아마 위조범은 돌멩이 한두 개를 고치는 사이에 들키고 말 거야. 
마찬가지로 블록체인의 기록도 위조가 거의 불가능해. 이런 장점 때문에 스웨덴 같은 몇몇 국가에서는 국민의 토지 소유 기록을 블록체인에 저장하고 있어. 
다시 원시부족 마을 이야기로 돌아가 볼게. 새롭게 뽑힌 족장은 마을 사람들에게 아주 인기가 많았어. 기록이 담긴 돌멩이를 위조하지 못하도록 막아 주었을 뿐 아니라 돌멩이를 보관하는 대가도 받지 않았거든. 쫓겨난 족장은 거래 기록이 담긴 돌멩이를 맡아 주고, 부족 사람들로부터 수수료를 받았어. 하지만 새로운 족장은 이런 수수료 제도를 없애 버렸지. 이제는 자신만이 아니라 집집마다 똑같은 기록을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수수료를 받을 이유가 없었던 거야.

 

블록체인 구조에서도 마찬가지야. 블록체인에는 화폐를 맡아 주고 거래기록을 보관해 주는 은행이 없어. 보통 온라인으로 현금을 보낼 때는 은행이 중간에서 한 사람의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 다른 사람의 계좌로 들어가는 과정을 감독해. 그리고 이 과정이 정확하게 이루어졌다는 것을 보증해 주지. 
하지만 블록체인 참가자들은 은행을 거치지 않고 직접 화폐를 주고받아. 모두가 하나의 작은 은행이 되어 똑같이 기록을 관리하는 거야. 따라서 아무리 큰돈을 주고받아도 블록체인에서 거래할 때는 수수료를 한 푼도 내지 않지. 더욱 좋은 것은 새로운 거래내역이 담긴 블록이 추가될 때마다 암호화폐를 보상으로 받는 사람이 생긴다는 사실이야. 블록체인에 새로운 블록을 연결하려면 컴퓨터로 복잡한 계산문제를 풀어야 해. 이것은 새로운 블록에 담길 거래내역이 올바르다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해. 즉 거래 정보에 걸려 있는 암호를 컴퓨터로 푸는 과정이고, 암호를 푸는 데 성공하면 새로운 블록이 만들어져. 그리고 참가자들 중 절반 이상이 새로운 블록에 담길 거래 정보가 올바르다는 것을 확인해 주어야 해. 이 과정이 끝나면 새로운 블록은 누구도 위조할 수 없는 기록으로 블록체인 안에 남게 되지. 
그런데 이런 계산과정이 무척 어렵기 때문에 가장 먼저 문제를 푼 사람에게 보상으로 암호화폐가 지급되는데 이 암호화폐의 이름이 비트코인이야. 즉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에서 새로운 블록을 추가하는 일에 성공한 사람이 받는 보상이지.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 시작된 이후 거의 10분마다 1개씩 꾸준히 발행되고 있어. 처음에는 새로운 비트코인을 받는 일이 어렵지 않았어. 하지만 비트코인을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갑자기 많아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졌지. 심지어 다른 사람이 받은 비트코인을 현금을 주고 사려는 사람들도 생기기 시작했어,
비트코인이 화폐이기는 하지만 아직 받아 주는 상점은 거의 없기 때문에 현금처럼 사용하기는 어려워. 그런데도 가지고 있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이것을 사고파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생기게 되었지. 마치 우리가 금으로 상점에서 물건을 살 수는 없지만, 금 1그램만 가져가도 금 거래소에서 7만 원이 넘는 현금을 주는 것과 같아.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사고파는 비트코인은 매일 달라지는 금값처럼 가격이 수시로 달라져. 비트코인은 잘 알려지지 않았던 10여년 전보다 가격이 몇 백 배나 올랐기 때문에 디지털 금이라는 별명도 얻었지. 그리고 블록체인 참가자들이 컴퓨터로 열심히 계산을 해서 비트코인을 보상으로 받는 과정을 채굴(마이닝)이라고 불러. 열심히 계산하면, 디지털 금인 비트코인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야.
비트코인 채굴에 필요한 계산은 컴퓨터가 해. 그런데 문제의 난이도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서 이제는 아주 성능이 뛰어난 컴퓨터만 채굴에 참여할 수 있어. 게다가 이런 고성능 컴퓨터를 작동시키려면 많은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개인은 도전하기는 어렵지. 요즈음은 전력 값이 싼 나라에 채굴 공장을 짓고, 채굴 전용 컴퓨터를 수만 대 돌리며 비트코인을 캐는 회사들도 있어.


/자료 제공=‘교양 꿀꺽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왜 필요할까?’(유윤한 지음ㆍ이진아 그림ㆍ봄마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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