쐐기 문자가 사실과 숫자만 기록했던 것은 아니에요. 쐐기 문자의 모양은 수백 년에 걸쳐 변했어요. 그러면서 조금 더 현대적인 글자 형태를 갖추게 되었어요. 아카드의 엔헤두안나(기원전 2285~기원전 2250) 공주 같은 작가들은 글 전체를 쐐기 문자로 남겼지요. 엔헤두안나 공주는 우르 사원 벽에 새긴 시에 자기만 쓰는 서명까지 남겼어요.  그녀는 문자로 기록을 남긴 첫 번째 작가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답니다.

수메르인과 비슷한 시기에 이집트인도 궁전이나 무덤의 벽에 글을 쓰고 새겼어요. 이때 사용한 것이 상형 문자인데, 첫 번째 상형 문자는 기원전 3200년경에 나타났어요. 이집트의 필경사들은 나일강가에서 자라는 갈대로 만든 종이인 파피루스에 글을 적었어요. 상형 문자는 언뜻 보면 그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림과 상징, 소리를 섞은 복잡한 언어예요. 학자들은 이러한 기호와 서명이 그림 형태의 단어 글자(표어문자)에서 소리를 글자로 쓴 소리글자(표음 문자) 로 점차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염소와 양을 그림으로 그린 것은 단어 글자이고, 염소를 ㅇ-ㅕ-ㅁ-ㅅ-ㅗ, 달을 ㄷ-ㅏ-ㄹ로 나타낸 것은 소리글자이지요. 학자들은 이집트의 어린 왕 투탕카멘(재위 기원전 1333~기원전 1323년경)의 무덤에서 나온 상자에 적힌 암호를 풀었어요. 그 결과 투탕카멘이라는 이름이 ‘그림’과 ‘소리’를 섞은 형태로 쓰여 있다는 것을 알아냈어요.

오늘날에도 어떤 언어에서는 그림과 소리글자를 섞어서 사용해요. 중국어도 그런 언어 중 하나인데, 중국어를 배우는 어린이들은 그림 형태의 단어 글자 수천 개로 된 한자를 익혀야 해요. 중국어는 발음 기호나 소리글자를 사용하지 않거든요. 예를 들어 중국어로 ‘화나다’를 뜻하는 한자는 ‘불’을 뜻하는 ‘화(火)’와 ‘크다’를 뜻하는 ‘대(大)’로 두 개예요. 여러분은 자기만의 언어를 발명할 수 있나요? 종이를 가져와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적어 보세요!

점토판부터 태블릿까지- 글쓰기 도구
우리는 중국인들이 뼈에 새겼던 단어, 수메르인들이 점토판에 새겨서 구웠던 단어, 로마인들이 돌에 새겼던 단어를 오늘날에도 읽어요. 양피지는 옛날에 동물의 가죽을 펴서 만든 종이예요. 그런데 여기에 적힌 글의 일부는 수천 년간 살아남았답니다. 피부에 잉크로 새긴 문신처럼 가죽 위에 잉크로 적은 글은 지워지지 않았거든요! 남아메리카의 마야인들은 책을 보호하기 위해 재규어의 가죽을 사용했어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종이는 서기 100년경 중국에서 발명되었어요. 중국인들은 뽕나무 껍질을 으스러뜨린 것과 천 조각에 물을 섞어서 종이를 만들었어요. 이렇게 종이를 만드는 방법은 오랫동안 비밀에 싸여 있었어요. 8세기가 되어서야 남아시아와 중동 지역으로 퍼져 나갔지요. 책방들과 도서관들은 곧 수천 개의 두루마리와 필사본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답니다.

재미있는 사실 하나를 알려 줄까요? 과거에 사용했던 여러 글쓰기 도구와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전자 기기 중에 이름이 똑같은 것이 있답니다! 고대의 점토판이나 돌판을 영어로 ‘태블릿’이라고 하는데, 현재 우리가 게임하고, 그림 그리고, 글을 읽는 데 사용하는 스마트 기기도 태블릿이라고 해요. 전자 태블릿은 ‘스타일러스’라는 펜으로 작동하는데, 스타일러스라는 이름은 고대에 양피지나 파피루스에 글을 쓸 때 썼던 단단한 갈대 펜의 이름에서 따온 거예요. 예전에 많이 사용한 만년필은 속이 비어 잉크를 담아 두기에 좋았던 깃펜이 발전한 거고요. 여러분은 학교에서 연필이나 볼펜을 사용하지요? 그런데 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이 키보드로 글을 써요. 여러분은 컴퓨터나 인터넷에 저장되는 글과 메시지가 과거에 진흙이나 뼈, 돌에 적었던 글만큼 오래갈 거라고 생각하나요? 그러길 바라요!

/자료 제공=‘어린이를 위한 음악의 역사’(메리 리처즈 글ㆍ김설아 옮김ㆍ첫번째 펭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