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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플래너리 박사의 멸종 생물 대탐험 - ‘약켈롭테루스 레나이에’

2024-09-11     정준양

약켈롭테루스 레나이에는 지금까지 지구상에 살았던 절지동물 중에서도 가장 큰 걸로 유명해요. 오늘날의 절지동물은 이보다 훨씬 작아요. 그런데 이들은 거대한 새우가 아니라 아주 무서운 동물이었어요. 광익류에 속하는 바다전갈이거든요. 4억 6000만 년에서 2억 5500만 년 전에 세계의 바다에서 발견되었고, 그 길이가 2.6m에 이르렀어요. 남자 농구 선수보다 컸답니다! 

 

 

정말 큰 집게발이야!
약켈롭테루스 레나이에는 몸이 길고 분절된 동물로, 걸어 다니는 다리 네 쌍, 노를 저으며 움직이는 다리 한 쌍, 앞쪽에 크고 무서운 집게발 한 쌍이 달려 있어요. 이 거대한 전갈은 큰 집게발로 먹잇감을 잡았어요. 활동적인 포식자로, 작은 절지동물이나 심지어 척추동물(물고기처럼 뼈대가 있는 동물)까지 씹어 먹었을 것으로 추정돼요. 이들은 강이 바다와 만나는 강어귀에 살았어요. 즐겁게 모래성을 쌓고 있는데 갑자기 얕은 물에서 거대한 바다전갈이 나타난다고 상상해 보세요! 다행스럽게도 오늘날에는 화석으로만 발견되는 동물이랍니다. 

 


버섯이 지배하는 세상-프로토택사이트
타임머신에 올라 4억 년 전으로 시간을 맞추세요. 내리면서 주위를 둘러보세요. 이때는 공룡이 세상을 지배하기 전인 데다 우리가 아는 큰 나무들이 풍경을 채우기도 전이에요. 선사 시대 숲으로 들어서면 사방이 작은 식물들과 양치류예요. 1m가 넘는 식물은 하나도 없지만, 멀리 거인 하나가 눈에 띌 거예요. 믿거나 말거나, 이 고대 숲을 내려다보고 있는 주인공은 거대한 균류의 줄기랍니다! 좁은 관 모양이 뒤얽혀 줄기를 형성하는 균류인 프로토택사이트는 지름이 1m, 높이가 9m에 달하는 것도 있었어요. 당시 육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생물이었지요.

균류에 대한 사실 
프로토택사이트와 같은 균류는 동물도 식물도 아닌, 자기들만의 특별한 집단을 이루어요. 식물처럼 태양에서 에너지를 얻지 않고, 동물처럼 먹지도 않아요. 이들은 주변의 부패한 생물을 흡수해서 살아요. 세상의 쓰레기 처리 공장이랄까요! 이것은 중요한 일이에요. 죽은 생물의 몸을 분해해 양분을 토양으로 되돌아가게 만들어서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돕기 때문이랍니다. 

 

당황스러운 균류
1843년에 처음 발견된 이후, 과학자들은 프로토택사이트의 정체를 알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어요. 균류가 이렇게 크게 자라리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처음에는 거대한 썩은 소나무 화석으로 생각했고, 한때는 아주 큰 해조류로도 여겼어요. 2007년, 이들이 마침내 균류로 선언되면서 이 수수께끼는 풀린 것처럼 보여요.

뚫고 뚫리고
곤충이나 거미와 같은 동물들이 프로토택사이트의 줄기에 구멍을 뚫었다는 증거가 있어요. 이것을 ‘보링(boring)’이라고 하는데, 먹거나 집을 짓기 위해 구멍을 뚫었을 거예요. 그런데 프로토택사이트는 피해자일 뿐만 아니라 범인이기도 했어요! 이들이 가까운 식물의 가지를 뚫고 들어간 흔적이 화석을 통해 발견되었거든요.

숲 인터넷
균류는 땅속에 큰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나무들과 식물들이 서로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요. 균류를 통해 나무의 뿌리와 뿌리가 연결되는데 이를 숲 인터넷이라고 해요! 나무는 숲 인터넷을 이용해 다가오는 위험을 경고하고 친구들과 친척들에게 양분을 실어 나르기도 한답니다.

<플래너리 박사님의 탐험 수첩>
지하철 터널에서 온 불가사리
빅토리아박물관의 척추동물 고생물학자인 톰 리치 박사님의 화석 복원 연구실에서 일하던 어느 날, 작업복 차림의 남자가 찾아와 암석 2개를 내려놓았어요. 암석에는 불가사리의 흔적이 남아 있었어요! 멜버른에서 지하철 터널을 파던 중 박물관 아래 깊은 지하에서 그 화석을 발견했다지 뭐예요. 박사님은 곧바로 고생대의 한 시기인 실루리아기의 화석임을 알아보았어요. 4억 4000만 년 전, 멜버른 인근이 깊은 바다였을 때 살았던 생물이지요. 깊은 바닷속에 보존돼 있던 불가사리 화석이 박물관 아래 터널을 만드는 사람들한테 발견되다니, 참 신기하죠!

/자료 제공=‘멸종 생물 대탐험’(팀 플래너리 외 글ㆍ천미나 옮김ㆍ박시룡 감수ㆍ별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