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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플래너리 박사의 멸종 생물 대탐험 - 삼엽충

2024-09-04     정준양

절지동물의 일종으로, 단단한 외골격과 마디로 구분되는 몸을 지녔어요. 오늘날의 절지동물로는 곤충, 거미, 갑각류가 있어요. 지금은 멸종이 됐지만 삼엽충은 매우 성공적인 동물군이었어요. 5억 2100만 년 전에 지구상에 최초로 나타난 이후, 약 2억 7000만 년 동안 세계의 대양을 돌아다녔어요. 만약 이때로 돌아가 깊고 푸른 바닷속으로 뛰어들 수 있다면 떼 지어 다니는 삼엽충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얕은 해안에서부터 깊고 푸른 심해에 이르기까지 모든 삼엽충은 바닷속에 살았어요.

 

이름은 무슨 뜻일까?
삼엽충이라는 이름은 ‘3개의 엽’이라는 뜻이에요. 머리에서부터 꼬리 끝까지 가운데 축과 좌우 양쪽, 이렇게 세 부분으로 몸이 나뉘어 있거든요.

몸의 바깥쪽 뼈
삼엽충은 몸의 겉면에 단단한 뼈대가 있는데, 이를 ‘외골격’이라고 해요. 몸이 커질수록 외골격이 꽉 끼기 때문에 더 큰 외골격이 자라날 수 있게 작아진 외골격을 벗어 버려요. 이를 ‘탈피’라고 하는데, 귀뚜라미와 거미와 같이 오늘날에도 삼엽충처럼 탈피하는 동물이 많아요. 삼엽충의 외골격은 두껍고 튼튼해요. 삼엽충은 여러 차례 탈피를 하는데, 이렇게 벗어 버린 외골격들이 종종 화석으로 발견된답니다.

많고 많은 각양각색의 삼엽충
어떤 삼엽충은 포식자(다른 동물을 잡아먹는 동물)였고, 어떤 삼엽충은 청소동물(이미 죽은 동물을 먹는 동물)이었어요. 또 어떤 삼엽충은 플랑크톤(바닷속에 사는 아주 작은 생물)을 먹고 살았지요. 참깨보다 작은 종류부터 다섯 살짜리 사람 아이만 한 종류까지 크기도 다양했어요. 콩처럼 짧고 뚱뚱한 녀석부터, 바늘방석처럼 길고 가시 달린 녀석까지 모양과 크기도 제각각이었고요. 눈이 엄청나게 큰 삼엽충, 긴 눈자루에 눈이 달린 삼엽충, 심지어 앞을 못 보는 삼엽충도 있었어요. 그중에서도 가장 특이한 생김새를 자랑하는 삼엽충으로는 악티노펠티스 글로보수스(거품코삼엽충)와 왈리세롭스 트리푸르카투스(삼지창삼엽충)가 있어요.

 


거품코삼엽충
악티노펠티스 글로보수스

거품코삼엽충은 루돌프 사슴 코처럼 매우 특별한 코가 달린 삼엽충이에요. 머리 중앙에 거품이 이는 거대한 공이 높이 솟아 있거든요. 삼엽충의 머리에 있는 이 부분을 ‘미간’이라고 불러요. 생김새는 코와 비슷하지만 훌쩍이는 데 사용하지는 않았어요. 격렬한 물살을 뚫고 떠다니는 데 도움이 된다는 과학자들도 있고, 알 주머니라고 주장하는 과학자들도 있어요. 특이한 점은 미간만이 아니었어요. 이 삼엽충은 배가 머릿속, 미간 바로 밑에 있었어요! 배가 머리 꼭대기에 있다니,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엄청 크게 들리겠는걸요.

삼지창삼엽충
왈리세롭스 트리푸르카투스

머리에 길고 뾰족한 삼지창이 있다면 굳이 거품코삼엽충처럼 우스꽝스러운 거품 코를 가질 까닭이 없겠죠! 희한하게 생긴 삼지창삼엽충이 이런 삼지창을 가진 이유를 두고 과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해요. 아마도 거센 파도 속에서 몸을 고정할 목적으로 썼거나, 짝짓기를 위해 삼지창 대 삼지창으로 싸웠거나, 아니면 방어용 무기로 사용했을 수도 있을 거예요.

총알오징어
레이오노세라스 솔리디포르메

몸길이 2.4m의 이 거대한 동물은 건드리지 않는 게 좋아요. 레이오노세라스는 3억 2500만 년 전에 살았던 대단한 사냥꾼으로, 삼엽충을 먹이로 삼았을 것으로 여겨져요. 오르토세리드 나우틸로이드의 일종이에요(오르토세리드는 ‘곧은 뿔’이라는 뜻이에요). 나우틸로이드는 오징어ㆍ문어ㆍ갑오징어와 사촌이지만, 이들과는 큰 차이점이 한 가지 있어요. 단단한 껍데기가 부드러운 몸체를 감싸고 있어서 몸을 보호해 준다는 점이지요. 이제는 레이오노세라스를 볼 수 없지만, 오늘날에도 그 친척이 살고 있어요. 바로 앵무조개예요. 앵무조개는 레이오노세라스처럼 곧게 뻗은 껍데기 대신, 하얀색과 주황색 줄무늬가 그려진 지름 약 20cm의 아름답게 구부러진 껍데기가 있어요.

/자료 제공=‘멸종 생물 대탐험’(팀 플래너리 외 글ㆍ천미나 옮김ㆍ박시룡 감수ㆍ별숲)